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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3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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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맛 없고 깜빡깜빡… 노인 우울증, 방치하면 치매

65세 이상 10명 중 2~3명 우울 증상 경험
약물·정신·가족 치료 등으로 회복 가능
우울증·치매, 과거·현재 인지기능 비교해 구분

  • 기사입력 : 2023-01-30 08: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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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인분들이 ‘입맛이 없다’, ‘잠을 잘 못 잔다’, ‘기운이 없다’고 해도 나이 탓 혹은 날씨 탓이려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쉽다. 하지만 신체 증상을 자주 호소하고 건망증 증상까지 보인다면 노년기 우울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우울 증상은 65세 이상 인구 10명 중 2~3명이 경험한다고 알려질 정도로 고령층에서 매우 흔한 정신건강 문제다.

    노년기 우울증은 다양한 치료법을 통해 회복이 가능하지만 방치할 경우 치매로 이어질 수 있어 더욱 주의해야 한다. 노년기 우울증 증상과 치료법, 치매와 구분하는 방법등을 살펴보자.


    ◇노인 10명 중 3명이 겪는 우울증, 숨은 증상도 많아= 노년기 우울증이 있는 사람들이 자주 느끼는 대표 증상은 ‘기억력이 나빠졌다’는 것이다. 마치 치매에 걸린 것처럼 인지기능의 문제를 심하게 호소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 진짜 치매는 아니지만 우울 환자에서 치매와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뜻에서 ‘가성치매’라고 부르기도 한다. 기분이 가라앉거나 매사에 관심과 의욕이 떨어지는 것도 우울증 환자에게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다. 입맛이 떨어져 체중이 줄거나, 잠들기 어려운 증상도 동반될 수 있다. 몸이 여기저기 아프거나 기운이 없고 소화불량, 가슴 답답함 등의 신체 증상을 자주 호소하거나 건강염려가 과도해 보이는 것도 노년기 우울증의 특징이다.

    ◇노인 우울증은 다양한 방법으로 치료될 수 있어= 노년층은 우울증 발병률이 높은 데 비해 치료를 받는 비율이 매우 낮다. 우울증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삶의 질이 낮아지고 기존의 신체질환이 악화되거나 사망률을 높이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노년기 우울증은 약물 치료, 정신 치료, 가족 치료 이외에도 경두개 자기자극법(TMS)이나 경두개 직류자극법(tDCS), 전기경련요법(ECT)등 다양한 방법으로 치료할 수 있다. 대부분 약물 치료를 우선적으로 시행하지만, 치료법 선택에 환자와 보호자의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울증, 치매로 이어질 수도= 노년기 우울증을 잘 진단하고 치료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는 또 있다. 바로 치매와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 가성치매로 생각되던 환자에서 우울증상이 호전된 후에도 인지기능 손상이 지속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치매와 우울장애가 공존하는 경우도 흔하다. 치매 환자 중 20~25%가 우울 증상을 호소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지기능 이상 여부를 꾸준히 관찰해야 한다.

    ◇노년기 우울증, 치매와 구분하려면= 우울증과 치매를 구분하기 위해서는 여러 질문을 통한 포괄적인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경우에 따라 인지기능 검사나 MRI와 같은 뇌 영상 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우울증과 치매를 구분할 때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인지기능이 어떻게 나빠져왔는가’에 대한 내용을 확인하는 데 있다.

    치매를 일으키는 원인 중 80% 이상은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신경 퇴행성질환이다. 이러한 퇴행성 질환은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나빠진다. 예를 들어 우울증 환자의 경우 기억력이 ‘갑자기 나빠졌다’ 혹은 ‘기분 상태에 따라 좋았다 나빴다 한다’고 보고할 수 있지만, 퇴행성 치매 환자는 기억력이 ‘조금씩 점차적으로 더 나빠진다’고 보고한다. 따라서 우울증과 치매를 구분하려면 현재의 인지기능뿐만 아니라 2~3년 전 기억력도 파악해야 한다. 또 작년과 올해의 기억력도 비교해봐야 한다.

    ◇가장 확실한 치매 예방법은 ‘노년기 우울증’ 치료= 우울증이나 치매에 걸리면 일상적인 활동이 줄어들 수 있다. 이럴 때는 우울증으로 인해 의욕이 없고 귀찮아서 ‘안’ 하는 것인지, 아니면 인지기능에 문제가 있어서 실수가 잦고 ‘못’ 하는 것인지를 잘 구분해야 한다. 치매는 예방이 매우 중요하다. 치매를 예방하기 위한 중요한 방법 중 하나는 우울증을 잘 치료하는 것이다.

    글= 방영롱 울산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한국건강관리협회 2023년 건강소식 1월호 에서 발췌

    (자료제공 : 한국건강관리협회 경남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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