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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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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율, 경남을 보다] (5·끝) 2030 도민 10명 목소리와 전문가 제언

“지원금 준다고 아이 낳나… 아이돌봄·경력단절부터 해결해야”

  • 기사입력 : 2023-02-06 20:5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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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본지는 신년기획 ‘출산율, 경남을 보다’를 통해 경남이 당면한 인구 관련 문제들을 주제별로 연재해왔다. 27년 만에 아기 울음소리가 들린 함양군 휴천면 금반마을의 사례와 결혼 후 출산을 주저하는 30대 여성들의 이야기, ‘육아 아빠들’의 육아휴직기, 난임부부 이야기를 통해 현실적인 어려움은 무엇인지 그리고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경남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살펴봤다.

    시리즈 마지막 순서로 경남을 떠나지 않고 사는 2030 청년들의 목소리를 통해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경남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살펴본다. 아울러 정부·지자체의 출산율 정책의 변화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도내 전문가들이 진단한다.


    카페·문방구 운영하다 출산
    일·육아 병행 어려워 폐업
    자영업자 도움 방안 마련을

    심미정
    심미정

    ◇심미정(36·밀양시 삼문동)

    카페와 문방구를 홀로 운영하다 출산 후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 어려워 폐업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임신과 출산을 한 자영업자들은 일과 가정 양립이 특히나 얼마나 더 어려울지 모두 공감할 것입니다. 정부가 나서서 코로나 시기 지원금과 같은 방식으로 임신·출산한 자영업자에게도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안을 마련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정부 지원 아이돌봄서비스
    다양한 형태의 가정서
    유용하게 사용되기를 희망

    홍윤정
    홍윤정

    ◇홍윤정(37·김해시 장유동)

    현재 정부에서 지원하는 아이돌봄서비스를 편리하게 지원받을 수 있도록 개선이 필요합니다. 서비스 영역과 대상이 조금 더 확대돼 다양한 형태의 가정에서 필요에 따라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되기를 희망합니다. 돌봄 선생님의 전문성을 위한 교육과 지원자격 강화 등 서비스의 목적과 방향에 맞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사업이 되길 바랍니다.


    출산 후 일자리 구하기 어려워
    경력 단절 엄마들을 위한
    다양한 취업 프로그램 지원을

    김윤희
    김윤희

    ◇김윤희(37·거제시 아주동)

    출산 후 일자리를 구하려 애를 쓰지만 아이들의 하교와 하원시간에 맞춘 일자리를 구하기가 너무나 어렵습니다. 비교적 쉽고 단시간 일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다보면 아이 엄마는 늘 기피대상이 되는 것 같아 속상합니다. 출산과 육아로 경력이 단절된 엄마들을 위한 다양하고 실질적인 취업 프로그램은 없을까요?


    저출산 문제 해결 위해서는
    출산 후 아이돌봄에 대한
    인식·시스템 대전환 필요

    조휘영
    조휘영

    ◇조휘영(28·창원시 의창구)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출산 후 아이에 대한 돌봄을 개인이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식의 전환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소멸 위기는 우리 사회와 구성원들에게 큰 고통으로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부모가 아이를 걱정하지 않고 자신들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사회적 돌봄 시스템의 대전환이 필요해 보입니다.


    출산지원금 출산율 해결 못해
    육아휴직 어려운 기업 많아
    경력단절 부모 장기적 지원을

    정은총
    정은총

    ◇정은총(26·창원시 마산합포구)

    최근 울산에서는 아이를 출산할 때마다 아이 1명당 산후조리비 등 상당한 지원금이 지급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좋은 정책이지만 이것이 출산율을 직접적으로 해결해주지는 못할 듯합니다. 출산 후 육아휴직이 어려운 기업들이 여전히 많아 사회구조적인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봅니다. 육아로 인해 경력이 단절된 부모를 위한 채용도 늘고 있지만 더욱 더 장기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시험관 시술지원 횟수 정해져
    경제적 부담으로 출산 망설여
    시술 지원 횟수 제한 없애야

    이은경
    이은경

    ◇이은경(34·창원시 마산회원구)

    저희는 체외수정(시험관) 시술로 첫째 아이를 낳았는데요. 아이가 주는 행복이 커 둘째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시험관 시술은 지원 횟수가 정해져 있어 걱정됩니다. 저희는 몇번 남지 않았거든요. 지원이 없으면 경제적 부담이 너무 커서 망설이게 됩니다. 이게 인구 절벽 시대를 눈 앞에 두고 출산을 권장하는 나라가 맞나요? 지원 횟수 제한을 없애야 한다고 봅니다.


    계약직이라 임신 후 퇴사
    어린이집 돌봄시간 연장
    돌보미 확대 땐 재취업 도움

    조윤주
    조윤주

    ◇조윤주(33·진주시 평거동)

    출산한 지 4개월 지난 전업주부입니다. 임신 사실을 알고서 다니던 회사를 그만뒀습니다. 계약직이라 육아휴직은 꿈도 못꿨거든요. 남편의 월급만으로 아이를 양육하는 게 쉽지 않아요. 애가 클수록 돈이 더 많이 들어갈 텐데 걱정돼요. 아이돌봄서비스도 많은 부모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확대됐으면 좋겠고 어린이집 돌봄시간도 더 연장해준다면 재취업에도 도움 될 것 같아요.


    육아휴직급여만으로 생활 빠듯
    결국 4개월 만에 복직해
    급여 늘어나면 출산 고민 도움

    정재욱
    정재욱

    ◇정재욱(36·통영시 광도면)

    두 아이를 낳은 아내의 육아 부담을 덜고 아이들과도 추억을 쌓기 위해 지난해 1년 육아휴직을 신청했습니다. 첫째 어린이집 하원 시간에 맞춰 데리러 간 뒤 손잡고 집으로 오는 길에 함께 먹던 아이스크림 맛이 잊히지 않아요. 그렇지만 돈이 문제입니다. 외벌이인 탓에 기존 육아휴직급여 150만원으론 생활이 빠듯해 4개월만 쓰고 복직했습니다. 육아휴직급여가 더욱 늘어난다면 출산을 고민하는 부부들도 마음을 바꿀 수 있겠죠?


    임신·출산으로 인한 업무공백
    기업서 여전히 반기지 않아
    불이익 대신 인센티브 줬으면

    강민현
    강민현

    ◇강민현(31·창원시 성산구)

    인구 절벽 시대이다보니 정부뿐만 아니라 기업에서도 출산을 장려하는 분위기가 점차 확산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정작 주변을 보면 임신과 출산으로 일에 공백이 생기는 것을 경영자 입장에서는 반기지 않는 분위기도 공존합니다. 임신과 출산으로 업무 공백이 생겨도 승진과 인사고과에서 불이익이 없고 오히려 인센티브가 주어진다면 어떨까요?


    출산·육아 친화환경 조성에도
    차별·혐오 여전히 존재
    ‘엄마’ 존중하는 사회 먼저

    조돈식
    조돈식

    ◇조돈식(32·창원시 의창구)

    출산·육아 친화환경을 조성한다고 하지만 우리 사회 속에는 차별과 혐오가 여전히 존재합니다. ‘맘충’, ‘노키즈존’처럼 아이와 부모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이 있습니다. 엄마들을 존중하지 않는 사회 속에서 엄마가 되고 싶을까요? 아무리 많은 정책이 쏟아지더라도 사회 분위기가 먼저 바뀌지 않는 이상 효과는 없을 것 같습니다.


    “부모권 강화·양성평등 문화 정착해야 출산정책 효과”

    전문가들은 저출산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많은 정책을 시행해 왔지만 합계출산율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며 양성평등 가치를 확산하는 인식 전환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지난 2021년 경남의 합계출산율은 0.90명으로 1명도 채 되지 않아 정책 방향에 관한 점검이 필요한 국면에 놓여 있다. 전문가들의 제언은 가정에서는 동등한 가사와 육아 분담을 실현하면서 부모의 권리를 강화하고, 가정 밖에선 남녀 간 고용과 임금의 격차 해소 등 성 불평등 해소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권희경 창원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권희경 창원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권희경 창원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권희경 교수는 저출산 문제와 관련해 ‘돌봄의 사회화’보다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권(부모가 아동을 적극적으로 돌볼 권리)’ 강화를 통해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 교수는 “그간 정부의 출산율 정책이 어린이집을 더 짓고, 초등학교 방과 후 돌봄을 강화하는 등 계속해서 돌봄을 사회화하는 데 집중해오면서 돌봄을 가족이 아닌 사회가 맡도록 유도해왔다”며 “미국, 스웨덴, 노르웨이 등 해외에서는 부모가 자녀를 출산하고 양육하는 것이 책임이 아니라 권리라 보고 ‘양육 휴가’와 같은 제도로 부모권을 촘촘히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도 ‘지원금 줄 테니 부모는 낳고 일해라, 아이는 사회가 키워줄게’와 같은 접근이 아니라 부모가 직접 아이들이 커가는 것을 보면서 양육에 더 관여해 친밀한 상호작용이 가능할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가야 한다”며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좀 더 자유롭고 길게 사용할 수 있도록 보완하는 한편 경제적으로도 많은 지원을 하면서 (출산 후 일터로의) 복귀도 용이하도록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권 교수는 양성평등 문화 확산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아직 우리 사회가 양육의 책임이 여성에게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 보니 ‘일을 할 것이냐, 아이를 낳을 것이냐’ 여성이 선택해야 해 문제가 심각해진다는 의미에서다.

    권 교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이 중요하다 보니 여성은 결혼과 임신과 출산을 미룬다”며 “여성의 육아휴직은 퇴사로 이어진다고 생각하거나 남성의 육아휴직은 부자연스러운 것이라 인식하는 게 만연한 현실이다. 양육에서의 양성평등이 가정뿐만 아니라 사회에서도 당연해질 수 있도록 바뀌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산 정책이 청년 정책과도 잘 연계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 교수는 “경남에서 양질의 일자리가 많지 않아 출산하고 양육하는 핵심 세대인 청년, 특히 20대와 30대 여성이 경남을 떠나고 있다”며 “청년이 정주할 수 있는 여건, 다양한 배경을 가지고 있는 청년들을 위한 일자리가 늘어나야 한다”고 부연했다.


    오지혜 경남여성가족재단 연구위원
    오지혜 경남여성가족재단 연구위원

    △오지혜 경남여성가족재단 연구위원

    오지혜 위원은 불안한 일자리와 장시간 노동, 결혼 후 여성에게 집중된 양육의 책임 등 성 불평등한 사회구조적 문제에서 저출산 문제가 비롯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경남의 경우 직장 내 가족친화제도 마련과 활용도가 여전히 매우 낮고, 노동시장 내 가부장적인 문화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이러한 사회문화적 변화에 더욱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오 위원은 “겉으로 보여지는 경제적 부담과 보육 공백이라는 저출산 원인은 사실상 원인이라기보단 성평등하지 못한 사회구조적 환경 속에서 발생한 저출산 현상과 같은 하나의 사회적 결과로 보는 것이 더욱 적합하다”며 “출산율 반등을 겪고 있는 유럽 사회의 경우 오히려 양성평등과 같은 사회정의, 그리고 여성의 권한 강화와 같은 거시적인 사회정책 목표 실현에 방점을 두고 있고 이러한 목표들이 실현됨으로써 출산율이 증가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저출산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성평등한 기업문화 조성과 같은 노동시장 전반의 사회문화적인 변화가 선행해 남녀 구분 없이 마음껏 경력을 쌓을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이뤄져야 한다”며 “사회문화 변화를 통해 일·가정 양립이 가능한 기업문화가 조성된다면, 현재 정부에서 지원하고 저출산 지원 정책들이 긍정적인 효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도영진 기자 doror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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