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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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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사람, 그 설렘- 이승석(범숙학교장)

  • 기사입력 : 2023-03-07 19:2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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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명한 가을 하늘이 반겨주는 어느 날, 아름다운 도전의 깃대가 높이 섰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이곳 대안 학교는 매년 ‘아름다운 도전’이라는 이름의 국토 순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함께하는 도전이자 몸과 마음이 지칠 대로 지쳐버린 우리 아이들의 내적 밑거름을 다지기 위한 도전이기에 우리는 아름다운 도전이라 부르고 있다.

    올해는 ‘사람 그 설렘’이라는 주제로 5박 6일 섬진강 길 여정을 떠났다. 이 여정을 살펴보면 구례 산수유 시배지에 있는 지리산 둘레길을 시작으로 지리산 호수공원을 지나 하동 화개장터, 광양 윤동주유고보존가옥(정병욱가옥)까지 가는 도전이다.

    산수유 시배지-이순신 백의종군로, 하동최참판댁-작가 박경리, 광양 정병욱가옥-독립운동가이자 시인 윤동주 인물의 삶을 사전학습으로 경험하게 하였다. 함께(Together), 끌림(Attraction), 행복(Happy)이라는 3테마로 자신의 삶 목표와 꿈을 생각하게 하고, 나의 행복을 위하여 준비해야 할 것, 필요한 것, 이루고 싶은 것, 버려야 할 것 등을 살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강줄기를 따라 때 묻지 않은 소박한 자연의 정취가 묻어나는 아름다운 섬진강 길, 그런 아름다운 길도 하루 종일 걷다 보면 발가락에 물집이 잡혀 고통스럽기만 한 시간을 마주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런 순간 우리는 내 주변의 사람들도 마주하게 된다. 지친 나에게 잠시 쉬어가라며 어깨를 내어주고, 무겁게 퉁퉁 부어가는 나의 발을 이끌어주는 사람들. 이것은 아름다운 도전을 통해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우리의 모습이다. 함께하는 우리는 사랑을 통해 저 반짝이는 섬진강 길의 윤슬만큼이나 반짝이는 것들을 느낀다. 그 느낌은 뭐라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없지만 그냥 안다. 그 설렘을.

    우리 뇌에는 장기기억 저장소가 있다고 한다. 이번 5박 6일의 섬진강 길 여정은 우리 장기기억 저장소에 소중히 저장될 것이다. 아이들이 인생의 고비마다 언제든 꺼내 볼 수 있고, 위로받고 헤쳐 나갈 수 있는 설렘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사람, 그 설렘’ 그 중심에는 언제나 우리 아이들이 있다.

    이승석(범숙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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