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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18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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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나공간] 창원 고양이 테마 서점형 카페 ‘묘책’

고양이 없는 고양이 책방? 참 묘하구만!
고양이 책·그림·사진·스티커·컵 등
고양이 관련된 물건으로 가득한

  • 기사입력 : 2023-03-09 20:48:49
  •   
  • 돌고 돌아 또 다시 주말이다. 우리는 주말만 되면 매일 반복되는 학업과 직장생활 속 지친 마음을 달랠 곳을 찾아 나선다. 하지만 매번 같은 공간에서 같은 사람을 만나면서 주말 답지 않은 주말을 보내는 이들도 적지 않다. 특별해야 할 주말조차 일상이 돼 무료해졌다면, 밖에 나와서 새로운 문화공간에 가보는 건 어떨까. ‘어디로?’라 묻는다면 대답해주는 게 인지상정. 매월 둘째 주 금요일. 경남의 새롭고 다양한 문화공간을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재밌게, 흥미롭게 소개하니 적극 참고하시라!

    창원시 의창구 소답동의 고양이 책과 커피 그리고 디저트가 있는 고양이 책방 ‘묘책’.
    창원시 의창구 소답동의 고양이 책과 커피 그리고 디저트가 있는 고양이 책방 ‘묘책’.

    “똑똑, 혹시 고양이 있어요?”

    “고양이는 집에 있어요. 대신 고양이와 관련된 건 여기 다 있어요. 들어오세요.”

    쭈뼛쭈뼛 들어간 공간은 정말 온통 고양이였다. 정확히는 고양이와 관련된 물건으로 가득했다. 고양이를 주제로 한 책, 고양이가 그려진 그림, 고양이 사진, 고양이 스티커 등을 보고 있자니 ‘내가 고양이가 된 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공간 중앙에 있는 평범한 거울만이 아직은 고양이가 되지 않았음을 알려줬다. 아직은, 말이다. 이곳은 창원 유일의 고양이 책방 ‘묘책’이다.

    창원시 의창구 소답동에 위치한 고양이 책방 ‘묘책’.
    창원시 의창구 소답동에 위치한 고양이 책방 ‘묘책’.

    소답동 주택가에 위치한 ‘묘책’은 커피와 디저트를 먹을 수 있는 작은 동네 책방이다. 책은 고양이 책방답게 고양이와 관련된 책을 주로 다룬다. ‘노켓존’을 만들어 일반 서적도 두고 있지만 책의 90%가량은 고양이가 주제다.

    판매하는 책이나 잡지는 테이블 앞과 옆에 있는 진열장에 전시돼 있다. 한 달에 20권가량의 신간이 책방에 입고된다. 입고 기준은 오로지 고양이다. 매월 추천 책도 자체적으로 선정한다. 작은 메모장에 적힌 3월 추천 책은 ‘동물, 병원에 왔습니다’ 와 ‘미러볼 아래서’다. 판매용은 마음껏 읽을 수 없다. 대신 자유롭게 앉아서 읽어도 되는 책들이 따로 있다. 아직은 인간임을 증명해준 거울 아래 위치한 책들이다. 물론 대부분 고양이와 관련돼 있다.

    고양이 관련 책들이 전시되어 있는 모습.
    고양이 관련 책들이 전시되어 있는 모습.

    책을 가져와 테이블에 앉았다. 음료 종류는 다른 카페와 다를 바 없다. 중요한 건 맛. 커피 맛에 민감하다고 소문난 중년의 사진기자는 아메리카노를 한 모금 마시곤 읊조렸다. “맛 좋네.” 그는 곧이어 오사카의 고양이 책방을 추억하며 기분 좋게 이야기꽃을 피웠다.

    이곳의 히트상품은 디저트다. 다른 디저트는 팔지 않는다. 오로지 붕어빵에 팥, 슈크림, 팥 슈크림, 계란, 치즈 등 내용물을 선택할 수만 있다. 왜 붕어빵일까? 붕어빵을 먹던 중 생각에 잠겼고 맥락 없이 한 속담이 떠올랐다. ‘이것 참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이군.’ 자매인 최난희(33)·최윤희(29) 대표는 어이없다는 듯 “고양이가 생선을 좋아하기 때문이기보다는 저희가 평소에 붕어빵을 너무 좋아해서 팔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묘책’의 디저트 ‘붕어빵’과 커피.
    ‘묘책’의 디저트 ‘붕어빵’과 커피.
    고양이 관련 굿즈.
    고양이 관련 굿즈.

    정신을 차리고 공간을 살펴보니 벽에 붙어 있는 고양이 그림들이 시선에 들어온다. 난희 대표는 재주꾼 동생의 작품이라고 했다. 입구 테이블에는 동생 윤희 대표가 직접 제작한 고양이 엽서와 책갈피가 판매되고 있다. 이외에도 공간 곳곳에서 고양이 스티커·엽서·안경 닦이·포스터·테이프·포스트잇 등 굿즈를 볼 수 있다. 두 대표가 아트페어나 인스타그램에서 마음에 든 상품을 구해 온 것들이다. 마음에 든 스티커 두 개를 구매했다. 그때 다른 손님이 들어오며 말했다. “고양이도 있어요?”

    “아직은, 없네요. 대신 고양이와 관련된 건 여기 다 있어요. 들어오세요.”

    기분이 묘했다. 모요옹.


    최윤희·최난희 대표 인터뷰

    “지속적인 그림·독서모임 등 통해 지역 잇는 복합문화공간 꿈꿔요”


    Q. 고양이 책방을 열게 된 계기는?

    언젠가는 책방을 하자는 생각을 항상 해왔다. 그러다 비슷한 시기에 둘다 회사를 그만두게 됐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동네책방 운영을 결심했다. ‘고양이’라는 컨셉은 사업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집에서 귀여운 고양이를 키우기도 하고, 창원에 아직 고양이 책방이 없어서 정했다. 문은 지난해 5월 열었다.

    Q. 고양이 책방인데 고양이가 없는 이유는?

    사실 “고양이 있나요?”라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꽤 많다. 고양이를 키우긴 하지만 이곳은 고양이가 편하게 있을 공간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영역동물이고 낯선 사람을 경계하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심할거라는 판단이다. 아직 고양이를 데리고 온 손님은 없지만, 고양이를 비롯해 강아지 등 반려동물을 데리고 오신다면 대환영이다.

    Q.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를 소개해준다면?

    5마리를 키운다. 모두 길에서 구조한 고양이로 신기하게도 색이 모두 다르다. 첫째부터 구월(9세), 앙이(9세), 망이(9세), 백두(8세), 흑미(4세)다. 고양이는 집에서 쉬고, 집사들은 책방에서 일하고 있다.(웃음)

    Q. 복합문화공간을 꿈꾸신다. 어떤 계획을 세우고 계신지?

    아무래도 책방이다보니 책과 관련된 활동들을 하려고 한다. 동생이 그림을 좋아해 작년에 그림책 만들기 프로그램에 참가한 적이 있다. 이를 계기로 책을 만드는 북바인딩을 열심히 배우고 있다. 최근에는 그림모임을 시작해 격주마다 모이기도 한다. 곧 독서모임도 할 예정인데, 다양한 지원사업을 이용해 지역 커뮤니티와 소통하면서 복합공간으로 발전하겠다.


    글= 김용락 기자·사진= 김승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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