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3월 29일 (금)
전체메뉴

[가고파] 마산 해양신도시와 문신의 공원- 이슬기(문화체육부 기자)

  • 기사입력 : 2023-03-14 20:08:48
  •   

  • 마산 해양신도시가 추진된 지 20년째를 맞았다. 이 오래된 미래지향적 명사 앞에는 최근 반갑지 않은 수식들이 붙는다. 민간복합개발 협상 대상 선정과정이 지지부진했으며 그 과정에서 발생한 소송도 진행 중인 데다 마산 정어리 집단폐사의 원인으로 꼽히는 등 여러 논란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마산 해양신도시는 가포신항만 조성 과정에서 나온 준설토로 마산 앞바다 64만2000㎡를 메워 인공섬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지난 2003년 해양수산부와 당시 마산시의 ‘서항·가포개발계획 협약’ 체결로 시작됐고 이후 사업이 차질을 빚자 민간사업자 공모로 흘러갔다. 꼭 필요한 부분이긴 하나 지금 이곳에 대한 논의는 지속가능한 수익원 창출을 해야 한다는 의견만 대두될 뿐 문화 공간을 포함시켜 달라는 시민의 목소리는 저만큼 밀려났다.

    ▼이 인공섬이 떠 있는 바다를 오래도록 들여다본 사람이 ‘문신’이다. 돝섬을 담은 회화는 물론 그가 조개를 캐는 어머니 옆에서 물먹은 모래를 양손으로 끌어모아 좌우대칭인 형체들을 만든 데서부터 시작한 조각들은 마산 바다의 흔적과 영향이 역력하다고 볼 수 있다.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추산동 언덕에 손수 미술관을 지은 것도 그의 마산 바다 사랑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며칠 전 창원시립마산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문신의 놀이터·공원 모형(재제작품)을 보는 순간, 어떠한 부가 설명도 없는데도 이 공원이 해양신도시에 들어선 것을 절로 상상했다. 사람, 주변과 공존하는 태도가 느껴진다는 이 작품이, 그의 예술의 시작을 이끌어낸 바다 위에 띄운다면 얼마나 잘 어울릴까. 이미 디자인 설계가 나온, 마산의 대표 조각가의 작품이라면 의미와 관광상품성도 보장하면서도 설계비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마산 해양신도시의 영광을 혹 이 공원에서 찾을 길은 없을까. 문화공간을 염원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더 커지길 바란다.

    이슬기(문화체육부 기자)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이슬기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