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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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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포럼] 바야흐로 재테크 열풍이다- 김태준(마산대학교 기계자동차과 교수)

  • 기사입력 : 2023-03-20 19:5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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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야흐로 재테크 열풍이다. 생애 주기에서 경제활동이 가장 왕성한 4050세대 이야기가 아니다. 흔히 요즘 젊은 세대를 상징하는 MZ 세대인 대학생들의 이야기다.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사태는 우리 일상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IT, 재택근무, 배달, 이커머스 등으로 대변되는 언택트 관련 산업이 크게 성장했으며 특히 경제적으로는 각국의 양적완화 정책에 따른 저금리 기조에 편승해 부동산, 주식, 가상 자산 등으로 돈이 몰리면서 자산 가치가 비정상적으로 상승하며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필자의 수업을 듣는 학생들을 상대로 주식이나 비트코인에 투자를 한 경험이 있거나 지금도 투자 중인 학생들을 조사했더니 60명 중 40%인 24명이 투자 경험이 있거나 지금도 투자 중이라고 답했으며 투자를 위한 종잣돈은 군 생활 중 받은 급여 저축과 아르바이트를 통해 마련했다고 대답했다. 특히 군인 급여 인상, 비대면 활동 증가에 따른 배달 관련 단기 일자리 증가 등 학생들이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고 모바일과 친숙한 세대답게 손 안에서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은 것도 한몫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필자는 과거 기성세대의 전유물인 재테크 또는 경제활동 주체가 MZ 세대로 넘어가고 있는 현상을 부정적으로 보지는 않는다. 아르바이트 또는 군 생활 중 받은 급여 등을 과소비로 없애는 것보다 저축과 투자를 통해 학비와 용돈에 보태 부모님의 어깨 짐을 덜어드리고 경제적 자립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대견스럽기까지 하다. 최근 교육 당국에서도 초등과정부터 커리큘럼에 경제 교과목을 반영하여 신체 나이와 경제 나이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을 보더라도 현 상황을 부정적으로 볼 이유는 그 어디에도 없다.

    비근한 예로 세계 3대 부호 민족이라고 하는 유대인, 화교, 인도 부호는 자녀들을 10대부터 다양한 방법의 경제교육을 통해 신체 나이와 경제 나이의 격차를 줄이도록 가르치고 있고 미국, 독일 등 선진국에서도 대학생이 되면 부모로부터 경제적 자립을 하는 것이 당연시되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지 않은가!

    이에 반해 “우리나라의 경우 취업 전 성장기는 물론 결혼자금까지 대부분을 부모님으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기에 신체 나이 30세에 경제 나이가 1세라 가난하게 살 수밖에 없다”는 어느 작가의 말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최근 MZ 세대의 재테크 열풍이 다소 늦은 감마저 있어 보인다.

    몇몇 젊은 투자자들의 성공사례가 언론에서 대서특필되는 것을 보고 너도나도 준비 없이 투자에 뛰어드는 것은 밝은 빛 이면에 뜨거움을 모르고 달려드는 불나방과 다를 게 없는 행동이다. 첫 투자에서 운이 좋아 돈을 벌 수도 있겠지만 경제에 관한 기초체력을 다지지 않고 수익에만 집착한다면 그 결말은 사상누각이 될 것이 뻔하다. MZ 세대가 이렇게 급진적으로 재테크에 관심을 갖게 된 데는 기성세대의 책임이 크다. 상식을 넘어선 집값, 천정부지의 물가, 양질의 일자리 부재, 금수저 흙수저로 대변하는 계층 간 이동 사다리 제거 등 정상적인 경제활동으로는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없게 된 사회구조에서 갈 길 바쁜 MZ 세대 나름의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예상치 못한 현 사회상을 어떻게 하면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환할 수 있을까. 우리 자녀가 경제적 어려움 없이 사람답게 살아가려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투자는 기본이다. 단지 유대인, 화교, 인도 부호가 자녀를 가르쳤던 것처럼 생활 속 경제교육을 통해 올바른 방향을 가도록 도와주는 것이 기성세대의 역할이며 결과적으로 우리의 노후를 위태롭지 않게 하는 일임을 명심해야 한다.

    김태준(마산대학교 기계자동차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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