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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김해시 인구 ‘회색코뿔소’가 달려온다- 신종기(김해시 기획예산담당관)

  • 기사입력 : 2023-05-03 19:3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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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색코뿔소가 달려온다.” 동물원의 코뿔소 탈출 뉴스가 아니다.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는 ‘위기’를 뜻하는 경제용어다. ‘회색코뿔소의 돌진’은 위험의 징조를 잘 알고 있지만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더 큰 위험에 빠지게 되는 상황을 의미한다.

    김해시에도 회색코뿔소가 달려오고 있다. 1996년 통계 작성 이래 단 한 해도 빠짐없이 꾸준하게 인구가 증가했고 일부 지자체에서 인구감소 추세가 현실화하던 2019년에도 순유입이 7629명을 기록하는 등 증가 일로에 있었다. 하지만, 2020년 처음으로 인구가 줄더니 급기야 지난해에는 김해시 역시 인구 데드크로스(출생 2600명/사망 3004명)를 피할 수 없었다.

    더욱 우려할 만한 점은 5년 전보다 1만9000명의 청년이 사라졌고, 청년 비율도 3.6% 줄었다는 점이다. 젊은 세대가 김해를 등진다는 것은 김해의 미래를 희망적으로 보지 않기 때문이다.

    맥없이 당할 수만은 없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나름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김해시는 각종 보조금과 지원에도 불구하고 신혼집을 구하고 맞벌이로 직장생활을 하며 자녀를 키우기가 어려워 결혼과 출산을 머뭇거리게 되는 현실에 대한 공감으로 지난 3월부터 혼인신고, 출생신고를 위해 민원실을 찾은 시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작했다. 시민의 목소리가 담겨있는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현실성 없는 중복적·산발적인 정책을 가르고 모아 새로운 김해형 인구정책 로드맵을 제시하기 위한 목적이다.

    또 한 가지는 청년 유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이다. 그간 김해시는 취·창업 지원, 월세 지원, 대학생 전입축하금 지원, 주택구입 및 전세자금 대출이자 지원 등 다양한 정책 지원정책을 이어가고 있지만, 빠져나가는 청년을 붙잡기에는 사실상 역부족이다. 그만큼 현실적으로 청년정책의 묘안을 찾는 것은 쉽지 않다. 필자는 청년정책의 명운은 그 도시의 문화, 예술, 관광, 도시계획 등이 실타래처럼 얼마나 잘 엮어지느냐에 달려있고 ‘청년이 머무르는 매력 도시’는 양적 차원의 일자리, 주거 지원정책과 함께 질적 수준을 높이는 특색있는 시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례로, 십여년 전만 하더라도 월세방에 실내장식을 하는 사람은 누구도 없었지만 최근에는 달라지지 않았나? 자신을 표현하는 삶을 중시하는 청년세대가 원하는 시책을 만들어 맞춤형 혜택을 주기 위해서는 시민과의 소통은 필수적이다. 이 같은 취지로 7월 11일 인구의 날을 맞아 인구포럼, 가족 운동회, 특별강연 등 다양한 시민참여 행사가 김해시 곳곳에서 열릴 예정이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인구’라는 화두를 전면에 내세웠으니, 시민이 원하는 방향과 생각을 가감 없이 들을 수 있지 않겠는가?

    인구 위기는 단숨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지금이라도 회색코뿔소의 돌진을 직시하고 국가 존립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인구감소를 막기 위해 행정기관뿐만 아니라 지역 구성원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더 나은 해결책을 모색해 나가기를 희망해 본다.

    신종기(김해시 기획예산담당관)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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