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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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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풍수지리] 해룡성고택과 장수황씨종택의 기운은 어떠한가

  • 기사입력 : 2023-05-12 08: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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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 재 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순천시 중심지에서 남쪽으로 약 4km 지점에 위치한 홍두(鴻頭)마을은 남산의 줄기가 호박덩굴처럼 뻗어내려 마치 ‘기러기가 나는 형국’과 같은 산세에서 기러기의 머리 부분에 해당하고, 몸 부분이 안골 즉 내동(內洞)이다. 마을 입구에는 노거수(수령이 많은 커다란 나무)와 남원윤씨 재실이 마을의 생기를 비호하는 수문장 역할을 단단히 하고 있다. 홍두마을 안쪽으로 고샅길을 걷다 보면 마을 가장 안쪽 높다란 곳에 자리 잡은 해룡성고택(海龍城古宅)을 만나게 된다. 마을 안쪽 가장 높은 곳에서 마을 전체를 바라다보는 집을 흔히 ‘대감댁’이라고 부른다. 그 마을에서 지체가 가장 높은 사람이 거주한다는 의미다. 비록 많은 부분을 현대식으로 개조했지만 솟을대문에서 풍기는 분위기부터 집 뒤의 대나무로 이루어진 숲까지의 형세가 예사롭지 않은 포스를 자아내는 것을 볼 때 해룡성고택이 홍두마을의 대감댁임을 단박에 알 수 있었다.

    한반도의 중심 뼈대를 이룬 백두대간은 장수의 영취산에서 금남호남정맥을 낳았고, 주화산에서 분기한 호남정맥이 조계산을 거쳐 좌우요동과 상하기복을 하면서 남산으로 솟고, 남동진을 거듭한 후 해룡산에서 재차 남서진을 하여 최종 안착한 곳이 해룡성고택이다. 고택은 순천동천과 해룡천, 이사천이 고택을 휘감고 빠져나가므로 전형적인 배산임수(背山臨水·산을 뒤에 두고 물을 앞에 둠)의 틀을 갖추었고, 세 하천이 땅기운이 새는 것을 막아주고 있어 생기가 충만한 곳이 됐다. 하지만 주변의 여건이 아무리 좋아도 실제 고택이 자리 잡은 터의 기운이 흉하다면 별 볼일 없는 집이 될 수밖에 없는데, 해룡성고택의 경우 땅속이 고운 흙과 함께 잔돌도 꽤 섞여있기에 보통의 기운을 품은 집에 해당했다. 좌청룡(좌측산)이 우백호(우측산)를 둘러서 감싸고 있어 세찬 바람이 순풍으로 바뀌고, 고택의 마당에 심어둔 나무들이 다시 한 번 살기(殺氣)를 차폐시키므로 생기의 교란은 찾아볼 수 없었다. 다만 반쯤 허물어진 담장에 나무를 촘촘히 심고, 1.5m 높이의 밀폐형담장을 설치한다면 이전보다 훨씬 더 양기가 흐르는 집이 될 것이다.

    문경시에 위치한 장수황씨종택(長水黃氏宗宅)은 임진왜란 당시 영의정을 지낸 류성룡이 이 집에서 수학(修學)했고, 현감을 지낸 장수황씨 15대조인 황시간이 35세 때 살았다고 한다. 주산(뒷산)인 장구매기산의 여러 산줄기 중 하나가 솟구치고 내려앉기를 반복하면서 하강하다가 우물마루 대청에 정기를 응집해 안착했다. 장수황씨종택은 우물마루대청이 있는 곳에서 생기가 강하게 흐르고, 그 외의 곳은 보통의 기운을 간직하고 있다. 이처럼 생기와 함께 보통의 기운이 있는 곳은 점차 상서로운 기운이 곳곳에 퍼져 집안 전체가 복되고 길한 곳으로 변하게 된다. 장구매기산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어 계곡의 찬바람과 미세먼지 및 살기를 차폐시키고 있으며 금천이 앞에서 땅심을 강화시키고 있는 배산임수의 생기로운 지세를 갖춘 곳이 장수황씨종택이다. 종택의 구조는 솟을대문과 대문에 붙어있는 행랑채, 대문을 들어서서 정면에 있는 사랑채로 구성되어 있다. 사랑채를 기준으로 오른쪽에는 안채와 중문채가 있으며, 왼쪽에는 사당과 유물각이 있다. 대문을 들어서면 사랑채가 바로 보이는데, 대문을 통해 들이닥치는 바람을 바로 맞는 구조여서 생기의 흩어짐을 방지하기 위해 사랑채 앞에 정원을 두거나 대문과 사랑채 사이에 바람막이 담장을 설치하는 것이 좋다. 안산(앞산)은 볏짚을 넓게 펼쳐서 쌓은 듯한 ‘노적봉’으로 재복이 있는 터이다. 대문을 들어서면 16세기 후반 황희의 7대손 황시간이 이곳에 자리를 잡으면서 심은 것으로 추정되는 장수황씨종택 탱자나무(천연기념물)를 대하게 된다. 사랑채와 적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어 땅기운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오랜 세월을 버틴 노거수이기에 종택의 지기가 뛰어남을 간접적으로 시사하고 있다. 종택으로 들어가는 산줄기의 생기는 뒷마당의 자연석으로 쌓은 석축 사이에 심은 노거수 쪽으로 뻗어 내려가 우물마루대청에 맺혔으며, 석축에 새긴 글귀에서 좋은 기운이 분출되고 있다.

    주재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사주명리·수맥·작명연구원 055-297-3882)

    (E-mail : ju46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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