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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3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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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나의 선생님 - 박금태 (마산중부경찰서 112상황실장)

  • 기사입력 : 2023-05-16 20:5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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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구나 자기를 진심으로 가르쳐 주신 스승이 있다고 생각한다. 며칠 전 직장동료의 스승 이야기를 듣고 세상의 수많은 스승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지면을 통해 전달하고 싶었다.

    50대 초반의 친구 같은 나의 직장동료는 30년 전 고교 3학년 때 담임 선생님이 건강한 모습으로 지금은 더 큰 학교의 책임자로 계신다고 하였다. 그 선생님 덕분에 자신이 경찰관이 되고 조금 더 올바른 중간 리더가 되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참 스승이자 때로는 친구나 형님처럼 느껴져 30년이 지났지만 해마다 스승의 날이 되면 당시의 반친구들이 시골 선생님댁 마당에서 고기를 굽고 감사의 추억을 회상하며 식사를 하곤 한다고 미소를 지어가며 뒷이야기를 이어갔다. 동료의 스승이야기를 듣다 보니 시간이 꽤나 흘렀는데 지겹지가 않았다. 오히려 이런 스승을 가까이하면서 살아가는 동료가 부럽기도 했다.

    사실 나에게도 고마운 스승 몇 분이 계신다. 초등학교 시절 가난한 시골 학생들을 편견없이 바라봐 주시고 자신도 도시락 싸와서 함께 드시던 선생님, 중학교 시절 자율학습 빼먹고 도망(?)가는 우리들에게 회초리 대신 “어제 집에 무슨 일이 있었냐”고 다정하게 묻고 깨우쳐 주신 선생님, 고교시절 타지역에서 기차 타고 출퇴근하시면서 늘 검소한 모습으로 매사에 솔선하시고 인생을 가르쳐 주신 선생님, 경찰에서도 이제 퇴직하셨지만, 청렴과 성실함이 직장 생활의 필수요소임을 몸소 실천하시면서 가르쳐 주신 선배 경찰관님. 이런 수많은 스승들의 바른 가르침이 있었기에 오늘날 제자 된 나와 그리고 우리들이 올바른 삶을 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몇 년 전 수십년 만에 초등학교 담임선생님을 찾아 뵌 적이 있다. 당시 도심지 지구대장 시절 관내순찰을 하는 기회에 우연히 나의 초등학교 1학년 담임선생님이 지구대 관내 인근에 계시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약 40년 전 내가 여덟살 때 20대이시던 선생님은 퇴직하신지 몇 년이 지나셨지만, 여전히 이웃사람들에게 선생님으로 불리면서 그 품격을 유지하고 계셨다. 퇴직 이후에도 존경과 사랑받는 선생님으로 계신다는 것이 나에게 하나의 큰 가르침을 주셨다.

    근무지가 변경되어 찾아뵙거나 자주 연락드리지 못해 죄송하여 안부 드리는 것을 주저하기도 하였지만, 지난 스승의 날을 앞두고 감사한 마음으로 장문의 문자를 드렸다. 그 시간 뒷산을 오르시면서 산행 동반자들에게 자랑하느라 잠시 발걸음을 멈추기도 하셨다는 답변이 왔다. 선생님의 인품이나 아량에 비하여 부족한 것이 많지만 그런 변함없는 품격을 배우고 당당한 사회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또 하나 스승에 대한 보답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때마다 선생님께 안부문자 한번 드리는 것이 내게 아름답고 소중한 추억을 회상하고 선생님께 다시 배우는 기회가 됐다.

    박금태 (마산중부경찰서 112상황실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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