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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젊은 노인- 강희정 (편집부 차장)

  • 기사입력 : 2023-05-18 08: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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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나이 76세. 아버지는 고교 동창들과 여전히 해외여행을 즐기신다. 얼마 전 자유 일정이 포함된 패키지에서 76세 할아버지들은 그들만의 여행에 나섰다. ‘그랩’으로 택시를 부르고 ‘파파고’를 켜서 현지인들과 대화를 하고 흥정을 했다. 노란 망고보다 더 맛있다며 애플망고를 찾아 사 먹고 ‘구글’ 맛집도 즐겼다. 택시에 두고 내린 휴대폰도 되찾았다. 청춘과 다를 바 없는 76세 할아버지들은 오는 10월 ‘완전한’ 해외 자유여행을 준비 중이다.

    ▼“100년을 살아보니 65~90세 때가 제일 좋았다.” 올해 104세인 김형석 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는 장수의 비결로 내 능력이 다할 때까지 ‘젊게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퇴직 후에도 일을 손에서 놓지 않았고, 65세부터 75세까지 가장 많은 일을 했다고 밝혔다. 계속해서 책을 읽고 공부하며 젊게 살려고 노력한 것이다. 지난 3월 한 TV 대담에 출연한 그는 내년 105번째 봄을 맞아 방송에 출연할 것을 약속했다.

    ▼“요즘 사람 나이는 살아온 햇수에 0.7을 곱하는 게 제 나이다.” 소설가 고(故) 박완서 선생은 옛날과 달리 나이에 0.7을 곱해야 요즘 시대의 생물학적, 정신적, 사회적 나이가 된다고 했다. 즉 80세는 56세, 70세는 49세, 60세는 42세, 50세는 35세가 된다. 2021년 한국인 남녀 평균 기대수명은 83.6세로 1970년의 62.2세에 비해 21년 늘어났다. 오늘의 노인은 예전의 노인이 아닌 셈이다.

    ▼평균 연령 63세 시니어 아이돌이 활동하고, 70을 훌쩍 넘긴 유튜버들이 인기다. 그들은 젊은 마음과 열정으로 나이를 잊고 사는 ‘젊은 노인’들이다. 유연한 소신으로 ‘나다움’을 찾으며 각자의 자리에서 여전히 찬란한 인생을 살아간다. 70대 노인의 성(性)을 다룬 영화 ‘죽어도 좋아’의 영어 제목은 ‘Too Young To Die’이다. 70대 노인이 죽기엔 너무 젊은 시대, 아직 한창때인 우리에게 질문해본다. 자, 이제부터 뭘 하지?

    강희정 (편집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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