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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가난 코스프레- 김정민 (정치부 차장)

  • 기사입력 : 2023-05-19 08: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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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스프레는 복장(costume)과 놀이(play)를 합친 ‘코스튬 플레이’의 일본식 조어다. 만화나 게임 속 캐릭터, 연예인, 위인 등 현존하거나 가상의 존재를 의상·소품·동작 등으로 재현하고 즐기는 행위를 말한다. 하지만 이와 다르게 어떤 목적이나 이득을 위해 자신의 본모습이나 처지를 감추고, 다른 사람 행세를 하는 흉내와 위장이란 부정적인 의미로도 비유되고 있다.

    ▼단적인 예가 서민 코스프레다. 선거 때만 되면 정치인들이 민생 행보라며 전통시장을 찾아 소탈함을 연출하는 게 대표적이다. 영세 상인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을 만나 서민들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명분과 친숙한 이미지를 전달할 수 있어서다. 적절한 마케팅이 동반될 때 친서민 이미지를 메이킹할 수 있지만, 이전에 알려진 생활상이나 언동과 전혀 맞지 않다면 손가락질이나 비아냥을 듣기 십상이다.

    ▼더불어민주당을 자진 탈당한 김남국 의원의 수십억 코인 투자 논란으로 나라가 시끄럽다. 국민들이 그에게 분노하는 이유는 거액의 자산을 가지고도 서민 아닌 가난 코스프레를 했다는 이중성 때문이다. 60억원 상당의 코인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각종 유튜브 방송에 나와 “매일 라면만 먹는다”, “구멍 난 운동화를 신고 있다”, “(돈이 없어) 호텔이 아닌 모텔을 이용한다”며 궁핍함을 언급했고, 후원금 모금이 저조하다며 “한푼 줍쇼”라고 구걸도 했다.

    ▼가난한 줄 알았는데 수십억 원 자산가였고 청렴한 줄 알았는데 부도덕했으며, 입법·의정 활동에 열정을 쏟는 줄 알았는데 투기에 몰두했다. 진중권 광운대 교수는 “앞에선 가난 코스프레하고 뒤로는 대박의 꿈을 꾸면서 코인에 투자했다. 정의를 외치고 선의를 외치던 사람이 투기판에 뛰어들어서 돈 벌겠다고 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위선적”이라고 직격했다. 겉으로만 착한 체하는 위선, 서민 코스프레라는 비판에 김 의원은 “정치 공세”라며 반성하지 않고 있다.

    김정민 (정치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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