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0일 (토)
전체메뉴

[촉석루] 경남의 청년도 재미있게 놀고 싶습니다- 챨리 윤(창원문화기획단 뻔한창원 대표)

  • 기사입력 : 2023-05-22 19:30:56
  •   

  • “주말에 뭐하니?” 주변 친구들에게 물어본다. 대부분이 영화를 보러 가거나 지역 맛집이나 유명 카페에 방문한다고 한다. 개중에 몇몇은 전시나 뮤지컬, 공연을 보러 가기도 하고, 계절에 맞춰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또 독서, 달리기, 등산, 보드게임 등 각자 취미를 즐기거나 관련 소모임 활동을 한다는 친구도 있다.

    일련의 사례는 4년간 지역에서 청년기획자로 활동하며 만났던 2000여명의 청년들에게 직접 들었던 이야기다. 취업준비생, 직장인, 예술가 등 다양한 청년들을 만났던 만큼 청년들이 각자의 방법으로 여가를 즐기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질문이 끝나면 다양한 청년들이 한목소리가 되어 이야기를 덧붙인다. “그럼에도 우리 지역은 놀 데가 없어.” 저렇게 많은 방법이 있는데 경남에서 놀 수 없다니 처음에는 이해가 잘되지 않았었다.

    그런데 그들의 목소리에 조금 더 귀를 기울여보니 합당한 이유가 있었다. 첫째, 지역의 놀거리는 다양하지 않고 다채롭지 않다. 지역에는 공연, 전시, 뮤지컬은 물론 심지어 소모임조차도 선택지가 많지 않다. 또한 대부분의 즐길거리가 식음료에 국한되어 있으며, 축제, 파티, 원데이클래스 등 색다른 놀거리도 부족하다. 그러니 청년들은 상대적으로 더 다양하고 다채로운 선택지가 있는 곳으로 가게 된다.

    다음으로 지역에는 청년에 특화된 콘텐츠가 없다. 예를 들어, 홍대의 클럽거리, 양양의 서피비치 등 청년들이 좋아할 만한 축제나 행사가 부족하다.

    마지막으로 지역의 놀거리가 청년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는다. 사실 거제에서 라이브 공연 거리가 형성되고 있고, 남해나 거제에서 서핑을 즐길 수도 있다. 그러나 경남 전역은 물론이고 지역에서조차 잘 알려지지 않는다.

    문제를 보면 해결법이 보인다. 다만 현재의 경남은 “청년들이 재미있게 놀아야 한다”는 생각에 동의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일거리, 주거 문제 등 지역의 청년을 떠나지 않게 하는 접근은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이제는 청년들이 재미있게 놀면서 지역에 머무르게 하는 생각도 필요하지 않을까?

    챨리 윤(창원문화기획단 뻔한창원 대표)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