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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어른이란- 이슬기(문화체육부 기자)

  • 기사입력 : 2023-05-25 19: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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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른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다 자란 사람, 또는 다 자라서 자기 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이다. 나이나 지위나 항렬이 높은 윗사람, 결혼을 한 사람이라는 뜻도 담고 있지만 어른을 설명하기엔 턱없이 모자라다.

    ▲‘다 자람’의 기준이 모호해서일까, 자기 일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이 무거워서일까, 특히나 빠르게 변하는 요즘 세상에선 어른이 되기 쉽지 않다. 나이는 쉽게 먹어가지만 위에 언급된 뜻만으로도 어른이 갖는 무게감이 육중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평균 수명이 길어진 만큼 현재 나이의 0.8 정도를 곱해야 사회적 나이가 된다는 말에 기대게 된다. 50살이면 사실상 40살이나 마찬가지라는 말에. 기껏 젊어진 사회적 나이로 위안을 삼다가도 삶을 비교하기 쉬운 SNS를 들여다볼 때면 때때로 불안감이 엄습하곤 한다.

    ▲최근 읽은 편지는 ‘나이만 어른’의 마음을 기어이 울렸다. 아기공룡 둘리 40주년을 맞아 개봉하는 ‘아기공룡 둘리 : 얼음별 대모험 리마스터링’ 배급사가 올린 고길동 아저씨의 편지다. 둘리를 핍박하며 인상 찌푸리던 그 고길동 맞다. 고길동 아저씨는 편지에서 ‘제가 악역이 아니라 진정한 성인이었다는 말을 들을 줄이야, 껄껄’하고 웃으며 어른으로서 인생의 진리를 말한다. ‘인생이란 그런 것입니다. 이해하지 못한 상대를 이해해 나가는 것. 내가 그 입장이 될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 그 모든 거절과 후회가 나를 여기로 이끌었음을 아는 것’이라고.

    ▲편지에 달린 댓글들을 살펴보니 울컥한 어른들이 많다. 어느 순간 아저씨를 이해했다고, 쉽게 허락한 적이 없는데 어느 순간 어른이 되어버렸다고 낯섦과 외로움을 고백하고 있었다. 나와 같은 어른들로부터 위안을, 아끼는 양주와 낚싯대를 작살내고 눈을 찔렀던 둘리지만 그 모습 그대로가 그립다는 고길동 아저씨로부터 용기를 얻는다. 생에 주어진 어른의 길, 다시 한 발짝 나서본다.

    이슬기(문화체육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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