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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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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벚꽃 피는 순서- 도현래(경성대 글로컬문화학부 조교수)

  • 기사입력 : 2023-06-06 19:3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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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물이 소생하는 봄. 꽃은 봄의 시작을 알리는 전령이다. 추웠던 겨울을 지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것은 봄꽃이다.

    그중에서도 벚꽃은 마치 연분홍색의 눈송이들이 가지에 매달린 듯한 아름다운 모습을 연출한다. 봄이 되면 전국 벚꽃 개화 시기는 봄 여행의 시작을 의미하며 특히 하동 십리벚꽃길, 창원 군항제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벚꽃 군락지가 있는 경남에 있어서 벚꽃 피는 순서는 봄 여행객을 맞이하는 순서로 인식되곤 하였다.

    하지만 지금의 벚꽃 피는 순서란 말은 다른 의미로 다가오곤 한다. 인구의 수도권 집중화와 학령 인구 감소로 인한 지역 대학의 위기가 연결되기 때문이다.

    ‘벚꽃 피는 순서대로 망한다’라는 말이 있다. 우리나라 출생률은 계속 감소하고 있고, 수도권 집중 현상도 여전하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한 연구에 따르면 2040년대에는 국내 대학 385곳 중 절반 정도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한다. 아마 폐교되는 대부분의 대학은 비수도권 지역 소재 대학일 것이다.

    지역 대학의 위기는 단순히 대학 구성원인 학생과 교직원만의 위기가 아니라 그 대학이 소재한 지역 사회의 위기이기도 하다. 대학교 주변부터 시작하여 도미노로 연계된 지역 상권이 무너지는 것은 물론 지역 인재를 채용하여 사업을 하는 지역 기업 역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수도권에 비해 여러 가지 인프라가 부족한 경남이 이러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은 각 지역 고유한 장점을 바탕으로 지역 경제를 살리고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지만 지역 소멸 시대에 지역을 유지하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다.

    이는 지역 대학 혼자만의 노력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지자체와 대학, 그리고 민간 모두가 함께 위기의식을 느끼고 문제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최대한 가까운 미래에 경남에서 벚꽃 피는 순서란 말의 의미는 순수하게 봄 여행객을 맞을 준비 순서를 뜻하는 날이 오기를 희망한다.

    도현래(경성대 글로컬문화학부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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