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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내 인생의 두 번째 날개- 최정란(이모작지원센터협동조합 부이사장)

  • 기사입력 : 2023-06-07 19:4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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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퇴직 후 만난 경남행복내일센터에서 스마트폰 교육 지도사 과정을 이수하고 무료로 자격증을 취득하였다. 기계치였던 나에겐 스마트폰 활용은 두려움의 대상이었기에 처음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일단 시작하고 보자 싶었다.

    자격증을 취득한 날 뛸 듯이 기뻤다. 교장으로 퇴직할 때까지 학교밖에 몰랐던 나에게 온 인생 이모작의 시작 신호였다. 디지털에 소외된 분들을 위한 재능기부가 가능할 것 같았다. 그날 두 번째 명함을 새겼다. 단순한 명함이 아닌 인생의 두 번째 날개였다. 배움에 탄력이 붙어 유튜브크리에이터 지도사 2급, 디지털튜터 과정도 도전했다.

    이후 2021년 9월 2일 블로그를 개설해 첫 글을 올렸다. 스마트폰 활용 교육과 관련하여 도움이 필요한 분들의 연락을 기다렸다. 블로그를 통하여 연락이 오고 무료교육이 시작됐다. 새롭게 시작한 일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니 가슴 벅차고 뿌듯했다. 그 이후 무료교육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이젠 교육을 신청하는 분들도 많아졌고 그들로부터 받은 피드백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선물이 되었다.

    나는 스마트폰 활용 교육으로 생활하시는 분들의 일자리를 빼앗지 않기 위해 교육대상자를 어르신으로 한정했다. 버스가 언제 올지 몰라 무작정 기다리던 어르신이 네이버 지도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하여 스마트폰에 설치하고 길 찾기를 직접 하시며 기뻐하시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이제 집에서 시간 맞추어 나오면 기다리지 않고 버스를 탈 수 있겠네” 라고 하시며 소녀처럼 좋아하셨다. 어르신들의 경험과 노하우를 배우며 작은 행동으로 나눔을 했지만, 더 많은 감사로 표현해 주셨다. 그분들에게 나눈 게 아니라 받은 게 많은 나날이었다.

    배우는 데는 나이가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원하는 것을 배우고 그것을 나누는 삶 또한 보람된 생활이다. 요즘 나는 네이버 블로그 운영으로 조그만 수익도 내고 있다. 건강의 소중함, 일할 수 있는 것에 대한 감사함, 봉사할 수 있고 배울 수 있다는 것이 행복이라는 사실을 요즘 절실히 느끼고 있다. 좋아하는 사람과 소통하며 내 인생의 주인공으로 살고 있는 지금의 나는 행복하다.

    최정란(이모작지원센터협동조합 부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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