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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9월 3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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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이 만난 우리 시대의 청년예술인 (5) 성악가 테너 김바위

감미롭고 힘찬 목소리로 꿈 향한 열정 노래합니다

  • 기사입력 : 2023-06-09 08:03:31
  •   
  • 초등생 때 본 어린이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에 감동

    이후 비디오테이프 보며

    음악에 대한 꿈 키워


    창원대 음악과 졸업 후

    이탈리아 밀라노로 떠나

    성악 최고 연주자 과정 졸업

    콩쿠르 수상 등 인정받아

    팬텀싱어 시즌4 결승전이 있는 날, 비 그친 아침, 창원대학교 호숫가 카페에서 김바위 성악가를 만났다. 나이는 34세, 함안 거주, 청아하고 힘찬 목소리의 주인공이다.

    창원문인협회 행사장 무대에서 봤을 때보다 훨씬 해맑고 앳된 모습이었다. 마주 앉으니 호수에 가득 번진 연잎들처럼 싱그러움이 번져온다. 지금은 창원대학교에 출강하면서 후배들이 꿈을 키우는 데에 일조하고 있다. 또한 마산 제일문창교회 지휘자와 조만간 있을 오페라 공연 준비로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5월 창원 성산아트홀 소극장서 열린 귀국 독창회.
    지난해 5월 창원 성산아트홀 소극장서 열린 귀국 독창회.

    서정적이며 밝고 가벼운 소리, ‘리릭 레쩨로’, 김바위 성악가의 성부다. 그의 말에 따르면 테너를 여러 성부로 나눌 수 있지만 크게는 세 가지로 레쩨로(밝고 가벼움), 리릭(서정적 아름다움), 드라마틱(중후함) 정도로 분류하면 된다고 한다. 리릭 레쩨로는 레쩨로와 리릭의 중간 정도의 소리다. 대표적인 노래가 오페라 ‘사랑의 묘약’의 아리아 ‘남몰래 흐르는 눈물’이란다. 김바위의 소리에 맞게 이 성부를 추천한 분이 이탈리아의 스승들이며, 김바위 성악가의 음색, 음량, 음고의 특징으로 보면 될 듯하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테너 가수는 국내의 서울대 이용훈 교수와 해외의 루치아노 파바로티(리릭)라고 한다. 역시 사람들의 듣는 귀는 비슷한 모양이다. 리릭 레쩨로의 매력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극고음에 가깝지만 시원하게 고음을 낼 수 있다는 것, 이는 불가능해 보이는 여성의 음역에 도전하면서도 남성적 힘이 가미된 소리라고 한다. 김바위 성악가의 노래도 맑고 애절하며 힘차다.

    지난해 5월 창원 성산아트홀 소극장서 열린 귀국 독창회.
    지난해 5월 창원 성산아트홀 소극장서 열린 귀국 독창회.

    김바위 성악가가 맨 처음 노래의 매혹에 빠져든 것이 초등학교 3학년 때다. KBS 창원홀에서 열린 어린이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의 음악적 감동이 컸다고 한다. 그 후 ‘사운드 오브 뮤직’ 비디오테이프를 사서 테이프가 늘어날 때까지 보았다니 음악에 대한 관심과 집중력이 남달라 보인다.

    노래에 대한 열망이 큰 만큼 부모님의 반대도 거셌다. 자신이 원한 예술중·고등학교 진학을 모두 거절당했다. 예술로 먹고살 수 있을지 걱정한 부모의 마음이 아니었을까. 노래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다니던 교회의 딱딱한 나무 의자에 앉아 기도도 많이 했을 것이다. 결국 학생 김바위의 끈질긴 열망은 그의 부모를 설득했고, 성악가 김바위의 가장 큰 후원자이자 응원자가 되었다.

    창원대학교 음악과 졸업 후 바로 이탈리아로 밀라노로 유학을 떠났다. 성악의 본고장이기도 하지만 그가 좋아하는 밀라노의 축구팀이 그곳으로 이끄는 데에 한몫을 했다 하니 젊은 혈기와 순수함이 느껴진다. 그러나 아무 연고가 없는 밀라노, 그에게 힘든 유학 생활의 시작이었다. 다행히 거기서 만난 소중한 인연 덕분에 유학 생활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특히 밀라노 스카라극장에서 합창단으로 활동 중인 박준호 테너와 서울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김성결 바리톤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낯선 곳일수록 같은 민족의 온기가 얼마나 따뜻한 것인지 체감한 기회가 아니었을까 싶다.

    성악가 테너 김바위
    성악가 테너 김바위

    이렇게 해서 이탈리아 피아첸차 ‘주세페 니콜리니’ 국립음악원 성악 최고연주자 과정을 졸업하고, 밀라노 도니제티 음악원에서 합창지휘 디플로마 과정도 마쳤다. 거기서 김바위 성악가는 이탈리아 아르투로 토스카니니 국제성악콩쿠르 특별상, 이탈리아 바노 비지올리 국제성악콩쿠르 특별상을 수상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성악가 김바위는 2020년 1월께 모든 공부를 마치고 귀국한다. 하지만 그해 2월에 코로나19가 터지면서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런 와중에도 음악활동은 꾸준히 이어져 같은 해 사천에서 오페라 ‘마술피리’와 ‘사랑의 묘약’(비대면 공연), 2021년 부산·진주에서 오페라 ‘박쥐’와 ‘버섯피자’, 2022년 진주 경상오페라단에서 ‘세빌리아의 이발사’의 주역을 맡아 공연했다. 비대면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활동은 왕성했다. 하지만 창원대학교 출신 테너로서 창원에서 열린 공연에 참여하지 못한 것은 안타까웠다.

    지난해 5월 창원 성산아트홀 소극장서 열린 귀국 독창회.
    지난해 5월 창원 성산아트홀 소극장서 열린 귀국 독창회.

    음악가들이 작품 활동을 하려면 무엇보다 오디션을 통과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지방에서는 음악가들이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이나 경남메세나의 지원으로 이뤄지는 공연에 지역의 음악가가 참여할 기회가 많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고 정찬희 경남오페라단 전(前)단장은 캐스팅을 두 파트로 나눠 지역의 음악가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었다. 다른 대안으로 팬텀싱어처럼 지역 음악가들끼리 팀을 꾸려서 활동하는 건 어떤지 묻는 질문에 김바위 성악가는 그것이 클래식 음악의 발전으로 이어지는 게 아닌 것 같아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물론 팬텀싱어가 성악의 대중화에 기여한 바가 없지 않으나 그보다는 성악 분야의 기반을 잘 닦아 나가면서 후학들의 생계 가능한 저변을 확대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했다.

    지난해 5월 창원 성산아트홀 소극장서 열린 귀국 독창회.
    지난해 5월 창원 성산아트홀 소극장서 열린 귀국 독창회.

    “음악의 세계가 꿈이 넘치고 낭만적이긴 하지만 아주 냉정한 면이 있습니다. 대중의 귀로 평가되는 분야이기 때문에, 음악가가 약간의 허점을 보이거나 대중의 선택권에 들지 않으면, 두 번 다시 그 음악가의 노래를 듣지 않아 매몰차게 버림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게다가 운도 크게 작용한다고 볼 수 있어요. 음악적 준비가 잘 되어 있는 상태에서 운이 따라줘야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인정받는 음악가로 잘 성장할 수 있습니다”라고 한다. 갑자기 연미복을 차려입은 성악가들이 얼음장 위를 걷는 느낌이다. 지속적으로 역량을 키워가면서 대중스타들 못지않게 조심스런 삶을 살아야 되나 싶다.

    김바위 성악가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후배들과 클래식을 사랑하는 지역민에게 이런 당부의 말도 남겼다.

    “저처럼 부족한 사람도 계속 연습하며 갈고닦아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많은 노력이 동반되어야 하겠지만 우리 지역의 후배들도 절대 꿈을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달릴 수 있기를 당부합니다. 그리고 우리 지역민들께서는 클래식을 좀 더 가까이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클래식이 어려울 수 있지만 사실은 일상 속으로 많이 들어와 있는 상태고, 생각보다 알려진 곡들이 많습니다. 지역문화 발전을 위한 무료 공연도 많으니, 마실 가시는 기분으로 가볍게 자주 와주시길 부탁드립니다”라고 말했다.

    김바위 성악가는 오는 7월 말 또는 8월 초 사천에서 공연 예정인 블랙코미디 오페라 ‘버섯피자’ 공연 준비 중이다.

    이주언 시인
    이주언 시인

    이주언 시인

    ※이 기사는 경남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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