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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21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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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나공간] 거제 라이프스타일 공간 ‘로케이션’

섬과 도시 이어 만드는 거제만의 ‘문화 라이프’

  • 기사입력 : 2023-07-13 21:4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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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년간 IoT 스타트업 대표로 일한 로원 대표
    내면 돌봄 통해 하고 싶은 일 찾아 나섰다가
    1년 만에 거제서 로컬 크리에이터 삶 시작

    거제 상징 캐릭터 ‘팔색이’ 만들어 주목받아
    개인 전시 열 곳 없어 거제에 공간 마련 결심
    꽃명상·소셜살롱·DJ파티 등 이색활동 기획

    지역서 더 나아가 서울 문화와 연결하며
    ‘긍정’·‘교류’ 키워드로 밝은 로컬문화 지향
    “도심에 지칠 때 로컬로 향하는 자극제 되길”


    우리는 스스로의 존재 이유를 증명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면서 살고 있다. 그렇게 꿈을 품고 실현해 나가는 과정을 일평생 반복한다. 하지만 오늘날 무한 경쟁 시대에서 청년들은 성공에 대한 압박에 억눌려 스스로를 소진해 가며 꿈을 좇다가 지치곤 한다.

    거제 장평동에서 복합문화공간 ‘로케이션’을 운영하는 김로원(31) 대표도 그랬다. 대학 졸업 후 4년간 수도권에서 한 IoT 스타트업 대표로 밤낮 가리지 않고 오로지 일만 했다. 일만이 스스로를 증명할 방법이라 생각했다. 사업은 스스로를 채찍질한 만큼 성과로 돌아왔지만 반대로 마음은 점차 비어져 갔다.

    ‘로케이션’은 로원 대표가 상실된 자신을 되찾는 과정에서 맺은 결과물이다. 스스로 안식년으로 정한 2021년, 우연히 시작한 명상과 모닝페이지 글쓰기는 그에게 정말로 하고 싶은 꿈을 찾고 도전할 힘을 만들어 줬다. 상황에 상관없이 어릴 적 꿈이었던 예술을 비롯해 다양한 문화 활동을 시작했다. 이때 알게 된 거제도의 매력에 빠졌고 3개월 만에 연고지 하나 없는 거제로 이사했다. 수도권의 청년 스타트업 대표가 경남 로컬 크리에이터이자 문화생활 기획자로 변신하는 데에는 채 1년도 걸리지 않았다.

    거제시 장평동의 복합문화공간 ‘로케이션’.
    거제시 장평동의 복합문화공간 ‘로케이션’.

    그는 거제에서 한 달 살기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삼성중공업에서 러시아어 통역 활동을 하면서 빠르게 거제를 알아갔다. 이어 거제만의 브랜드를 만들고자 결심하고 해안선이 많은 섬 형태, 남해안에 서식하는 팔색조, 다양한 산업·관광 요소가 많은 거제를 상징하는 캐릭터 ‘팔색이’를 창안했다. ‘팔색이’는 지난해 로원 대표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디자인위크에 루키 디자이너로 초청돼 전시를 올리면서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디자인위크 이후 거제에서도 자신의 팝업 개인전을 열고자 했다. 하지만 마땅한 대관 공간이 없었고 스스로 공간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로케이션’은 6개월간의 임시 오픈 기간을 거쳐 지난 5월 말 정식 개업했다. 공간은 로원 대표의 거제 사랑이 잘 표현돼 있다. 거제 몽돌해변과 자연을 모티브로 디자인된 공간은 몽돌과 물결을 형상화한 소통 테이블 공간과, 맑은 푸른색 바다를 표현한 전시 공간으로 구분된다. 한편에 있는 손잡이가 몽돌로 된 문 뒤에는 파티용 비밀공간도 숨겨져 있다.

    로케이션은 개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을 디자인하는 콘텐츠를 비롯해 소셜살롱, 클래스, 전시 등이 진행된다. 로원 대표는 이 공간을 통해 섬과 도시를, 거제와 경남 더 나아가 서울의 문화를 서로 이어 거제만의 문화 시너지를 내고자 한다.

    거제 로케이션에서 열린 문화행사 모습./로케이션/
    거제 로케이션에서 열린 문화행사 모습./로케이션/

    이곳의 핵심 문화 활동인 ‘라이프스타일 디자인’은 과거 로원 대표의 마음을 변화하게 만든 명상과 글쓰기로 내면을 들여다보고 창업 코칭 등 실질적 목표를 달성하는 내면·외면 성장 프로그램이다. 그는 ‘꽃명상’을 직접 개발해 운영하는데, 참가자는 직접 꽃을 골라 화병에 꽃꽂이를 한 후 명상을 체험하고 혼자서도 할 수 있게 교육받는다. 이외에도 그가 기획한 아침·수면·내면아이·차크라 명상부터 ‘직감 노트’를 활용한 내면 글쓰기 코칭을 진행한다. 직감노트는 아침에 깨어나자마자 글을 적으며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모닝 페이지 글쓰기 등을 통해 자신을 발전시켜 나가는 프로그램이다.

    공통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끼리 모여 한 가지 주제로 대화를 나누는 ‘소셜살롱’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 6월 30일에는 첫 살롱인 ‘거제살롱’을 열고 10여명의 지역 청년들과 교류했다. 글쓰기부터 아로마, 디자인, 언어 등 다양한 분야의 클래스도 상시 운영하고 있으며, 주기적으로 서울과 거제에서 활동하는 DJ를 초청해 DJ파티를 열기도 한다.

    DJ파티 때 사용되는 DJ 기계 모습.
    DJ파티 때 사용되는 DJ 기계 모습.
    로원 대표가 내면 다스리기에 사용하는 직감노트.
    로원 대표가 내면 다스리기에 사용하는 직감노트.

    로원 대표는 특히 거제 주민들이 참가하는 클래스에 무한한 가능성을 보고 있다. 그는 “거제에는 조선업이 자리 잡은 지역 특성상 다양한 재능을 가진 경력 단절 여성분들이 많다”며 “서로 업으로 삼아 오던 재능을 공유하면서 참가자 한 명 한 명이 클래스 선생님이 되는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로원 대표가 제작한 ‘팔색이’와 ‘직감노트’ 등이 전시돼 있다.
    로원 대표가 제작한 ‘팔색이’와 ‘직감노트’ 등이 전시돼 있다.

    팝업 개인전 전시를 하기 위해 공간을 만들었지만, 막상 공간이 만들어지자 개인전을 최우선으로 삼지 않기로 했다. 우선 거제에서 활동하는 로컬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기획전을 열고, 차후 개인전 준비도 해갈 예정이다.

    로원 대표는 스스로를 ‘다능인(多能人)’이자 ‘자유인’이라고 설명한다. 그와 닮은 공간은 자유로운 다채로움을 추구하며 고유한 리듬을 만들어 가고 있다. 밝은 에너지가 넘치는 그처럼 이곳 문화 활동들은 ‘스스로에 대한 긍정’과 ‘다양한 사람과의 교류’가 핵심이다. 로원 대표는 로케이션을 방문한 모든 이에게 밝게 미소 지으며 손을 내밀었다. “제 장단이 즐겁다면 같이 춤춰요. 우리.”



    인터뷰 김로원 로케이션 대표


    “문화 르네상스가 이뤄질 수 있는 공간 플랫폼 됐으면 좋겠어요”

    Q. 거제에 빠지게 된 계기는?

    2021년 듣던 한 강의에 거제에서 오신 분이 있어서 다 같이 거제로 놀러 가게 됐다. 많은 해외 경험에도 바다가 예쁘다는 생각은 안 해봤지만 거제 구조라 해변은 특별했다. 깨끗한 해변에 몸을 담그고 차크라 명상을 하니 이틀 동안 온몸이 진동한 경험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이후 이사를 해야 했는데, 거제에 대한 좋은 기억과 함께 거제에 있던 한 집이 너무 마음에 들기도 해서 덜컥 계약했다. 한 달 살기를 포함한 거제에서의 생활들로 거제를 더 사랑하게 됐고, 우연에 우연처럼 모든 일들이 잘 풀렸다.

    Q. 현재 거제의 문화환경에서 어떤 가능성을 느꼈는지?

    제주도의 대안이 될 만한 지역이라고 느꼈다. 조선업 등 산업도시를 기반으로 관광업이 발달하다 보니 도심 속에서 살기 편한 거제만의 장점도 있다. 30분이면 거제 안에서 어디든 이동할 수 있고, 육지와 이어져 있어 날씨와 무관하게 타지역으로 이동하기 편하다. 무엇보다 택배비가 서울과 똑같다! 거제는 과거의 저처럼 경쟁하는 서울 생활에 지친 사람들에게 필요한 곳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거제를 한국의 발리처럼 브랜딩하면 훗날 웰니스 중심의 휴양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Q. 라이프스타일 디자인을 하는 이유는?

    저 스스로도 많은 변화를 겪었고 다른 분들에게도 충분히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항상 계획을 세우고 치열하게 살았을 때는 이루지 못했던 일들이 많았다. 하지만 힘을 빼고 나의 직감이나 마음에 따라 움직이다 보면 이뤄지는 것들이 꽤 많다. 오늘날 아홉 시에 출근해 여섯 시에 퇴근하는 라이프스타일이 일반적이지만, 더 다양한 스타일이 생길 거라고 확신한다. 각자의 상황과 성격에 맞춘 온전한 삶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 그렇다고 너무 이상만 쫓자는 건 아니다. 이성적인 계산과 직감 간의 균형을 강조하고 있다.

    Q. 어떤 공간이 됐으면 좋겠는지?

    단기적으로는 거제에서 문화 르네상스가 이뤄질 수 있는 공간 플랫폼이 됐으면 한다. 목표를 위해 스스로 다양한 생각을 하고 있고, 주변 의견도 많이 청취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저랑 이 공간이 거제에서 자리 잡고 활동하는 걸 보면서 수도권에서 활동하는 분들이 우려보다는 기대감으로 로컬로 이동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글·사진= 김용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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