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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24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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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나공간] 김해 전통문화 체험공간 ‘예닮’

‘김해×국악’ 모녀의 유쾌한 컬래버, 예술이 되는 곳

  • 기사입력 : 2023-08-10 21: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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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해서 나고자란 엄마와 국악 전공한 딸
    2020년 동상동 3층 건물에 사회적기업 설립

    다양한 악기 갖춘 1층은 공연장 겸 교육장
    2층 전통공예 체험공간, 3층엔 쿠킹룸 준비

    국악에 지역역사·인물 접목 ‘지역사랑’ 가득
    공연·교육에 ‘찾아가는 전통체험’ 운영도


    딩디링. 각국의 외국인이 모여들며 다문화 거리로 소문난 김해 동상동의 한 주거지역에서 한국의 전통 음률이 들린다. 소리가 나는 곳으로 들어서니 작은 강당에 가야금과 모듬북, 장구 등 우리나라 전통악기가 들어서 있다. 이곳은 국악과 함께 전통문화를 향유하는 문화공간인 ‘예닮’이다. 김해를 사랑하는 엄마 이민경(53)대표와 전통국악을 사랑하는 딸 류다인(30)씨, 그리고 딸의 대학 선후배 3인이 모여 만들어졌다.

    예닮 내 전통매듭과 한지공예 작품을 만들고 전통문화를 체험하는 공간./성승건 기자/
    예닮 내 전통매듭과 한지공예 작품을 만들고 전통문화를 체험하는 공간./성승건 기자/

    ◇모녀가 맞댄 머리에서 ‘문화공간’ 탄생= 이민경 대표는 김해에서 나고 자랐다. 결혼을 하고 부산과 울산으로 터전을 옮겨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했지만, 2017년 건강이 나빠지면서 다시 김해로 되돌아왔다. 그 즈음 부산에서 전통국악을 전공했던 딸 류다인 씨도 대학을 졸업하면서 부모님 곁인 김해로 오게 됐다. 그런데, 전통국악을 배우고 돌아온 류씨가 지역에서 연주자로서 활동을 하자니 마땅한 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마침 고향으로 돌아와 쉬고 있던 이 대표는 딸과 머리를 맞대고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딸의 전공인 전통국악을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생각했죠. 마침 김해는 가야의 역사를 가지고 있고, ‘가야’ 하면 가야금이잖아요. 또 동네에 전통국악을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이 없으니 딸과 제가 한번 만들어보자 했어요.”

    동상동에 위치한 하얀 3층 건물이 그 터전이 됐다. 김해에 살고 있는 딸의 대학 선후배 3명도 영입하고 대략적인 구상을 하니, 지역에 예술을 향유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가 맞아떨어져 ‘사회적 기업’으로 법인 ‘예닮’이 2020년 만들어 졌다. 그해 말에는 김해시가 주민주도 관광사업체를 발굴하는 ‘관광두레사업’에 선정돼 예닮의 활동이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당시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렸고 일원들은 정식으로 활동을 하기에 앞서 이름을 알리기 위해 주간보호센터와 요양원, 장애인 시설 등을 돌아다니면서 가야금을 연주하고 교육해주는 재능봉사를 다녔다. 이들은 이 과정에서 전통문화의 힘을 느꼈다.

    “기타나 피아노와 같은 악기들은 평소 접하기도 쉽고 알려주는 곳도 많잖아요. 그런데 가야금을 알려주는 곳은 지역에 거의 없으니까, 반응이 너무 좋았어요. 어르신들도, 장애인분들도 즐기면서 하니 금방금방 습득을 하더라고요. 다들 이 과정에서 예닮의 방향성에 확신을 얻은 것 같아요.” 정식으로 활동을 시작한 예닮은 지금도 매주 토요일마다 장애인 단체와 지역의 요양원에 찾아가는 전통예술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민요를 들려주고 가야금을 켜고 같이 전통국악을 즐기는 시간을 가진다.

    공연장 겸 교육장으로 사용 중인 1층./예닮/
    공연장 겸 교육장으로 사용 중인 1층./예닮/
    1층에 진열된 장구와 모듬북, 가야금./예닮/
    1층에 진열된 장구와 모듬북, 가야금./예닮/
    1층에 진열된 장구와 모듬북, 가야금./예닮/
    1층에 진열된 장구와 모듬북, 가야금./예닮/
    1층에 진열된 장구와 모듬북, 가야금./예닮/
    1층에 진열된 장구와 모듬북, 가야금./예닮/

    ◇예술과 전통을 일상으로 만드는 공간= 예닮은 ‘예술을 담고, 옛것을 닮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3층으로 이뤄진 예닮 건물은 곳곳마다 전통과 예술을 일상으로 만들기 위한 이들의 노력이 가득하다.

    공연장 겸 교육장인 1층은 가장자리에 가야금과 모듬북, 장구가 진열돼 있다. 이곳에서 방문객이 가야금과 모듬북 등 전통국악을 배운다. 특히 150㎝ 길이의 일반 가야금보다 크기가 작은 ‘8현 가야금’은 아동, 노인, 장애인을 위해 구비한 악기다. 8개의 현으로 구성돼 비교적 습득이 쉽다. 이 공간은 예닮 구성원과 예닮에서 전통국악을 배운 일반인들이 함께 무료공연을 하기도 한다. 공연과 교육이 없는 날은 공연 공간이 필요한 단체에게 대관해 준다.

    2층은 전통매듭과 한지공예 작품을 만들고 전통문화를 체험하는 공간이다. 최근에는 예닮이 특별히 제작한 미니가야금 키트를 준비했다. 전통국악과 공예를 체험한 방문객은 이 대표가 구비해놓은 다양한 한복을 대여해 가야금을 타면서 사진을 찍기도 한다. 2층에는 이 대표가 직접 한복을 제작하는 방, 한복을 갈아입는 탈의실이 있다. 남은 한 방은 관람객이 숙소로 쓸 수 있도록 구상 중에 있다.

    3층은 손재주가 좋은 이민경 대표가 ‘쿠킹룸’으로 준비하고 있다. 공연에 더 많은 사람들이 방문해 전통국악을 즐겼으면 하는 마음을 가지고 새롭게 시도하는 것이다. “사실 한번 와본 사람들은 공연을 한다고 하면 놀러 오시는데, 다른분들은 무료공연이고 오라고 해도 잘 안오시더라고요. 먹을거리가 있으면 더 많은 사람들이 놀러 올 수도 있으니까, 간식도 먹으면서 전통국악에 푹 빠지길 바라는 마음에 도전하고 있어요.”

    전통매듭과 한지공예 작품을 만들고 전통문화를 체험하는 공간./성승건 기자/
    전통매듭과 한지공예 작품을 만들고 전통문화를 체험하는 공간./성승건 기자/
    예닮에서 구성원과 교육생들이 공연을 펼치는 모습./예닮/
    예닮에서 구성원과 교육생들이 공연을 펼치는 모습./예닮/
    유치원 원아들이 예닮에서 모듬북을 연주하고 있는 모습./예닮/
    유치원 원아들이 예닮에서 모듬북을 연주하고 있는 모습./예닮/

    ◇구성원의 ‘김해 사랑’ 예술이 되다= 예닮의 특별함은 전통국악과 전통문화에 그치지 않는다. 김해에 터를 잡고 있는 구성원들이 모인만큼 김해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남다르다. 예닮은 그 지역성을 활동에 함께 담고자 노력하고 있다. 올해 예닮이 경남문화예술진흥원 지원사업으로 유치원생들 2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우리 음악과 함께하는 김해인물 이야기’는 구성마다 김해의 역사가 깃들어 있다.

    총 4개 차시로 각각 수로왕 이야기, 사충신 이야기, 백파선 이야기, 이윤재 이야기가 전통국악 교육에 활용된다. 김해에서 태어난 독립유공자이자 한글학자인 ‘한뫼 이윤재’나 가락국의 시조인 ‘수로왕’은 지역에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사충신이나 백파선 이야기는 조금 낯설다. 사충신은 임진왜란 최초의 의병장으로 묘단이 김해에 있다. 백파선은 임진왜란 때 도공인 남편 김태도와 함께 일본에 아리타 도자기 정립에 영향을 미친 인물이다. 예닮은 이들의 이야기를 인형극, 영상동화, 윤판동화, 낭독극 등을 통해 아이들에게 알리고 이를 주제로 전통국악과 문화를 체험하게 해준다.

    예닮 구성원이 교육생과 함께 오는 9월 24일에 진행할 공연도 ‘김해의 색을 연주하다’라는 주제를 가지고 있다. 지난 2018년 ‘한국색채대상’을 수상한 김해를 대표하는 수로녹색, 화포천물색, 구지봉바위색, 진영단감색 등 10가지 색감을 전통국악으로 표현한 곡을 주민들에게 선보인다.

    애정이 없다면 알 수 없는 지역의 역사와 장점을 발굴하고 그것을 알리는 것. 문화공간으로서의 예닮에 특별함이 더해지는 이유는 뿌리를 내린 지역과 상생하고자 하는 의지에 있다. 지역을 사랑하는 만큼 이들은 예닮이 누구나 가볍게 머무를 수 있는 문화공간이 되길 바란다.

    “김해 동상동이 구도심이다 보니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이 없어요. ‘예닮’이 전통국악과 문화를 배우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커뮤니티도 형성할 수 있는 열린 문화공간이 됐으면 합니다. 그렇게 만들 수 있게 노력할 생각이에요.”


    이민경 예닮 대표 인터뷰

    이민경 대표가 공연장에서 손가락으로 가야금을 뜯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성승건 기자/
    이민경 대표가 공연장에서 손가락으로 가야금을 뜯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성승건 기자/

    Q. 예닮에서 활동하고 있는 구성원 5인에 대한 소개 부탁드린다.

    A. 저는 제일 나이가 많다 보니(웃음) 대표로 있고, 앞서 말했듯이 유치원을 운영했었다. 딸(류다인 씨)은 전통국악 전공자로 특히 가야금을 연주한다. 딸의 선후배 3인은 모두 김해에 거주하는 청년들로 김연실씨는 유아교육을 배워 아이들 교육과정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고, 바이올린을 배운 정영원씨는 음악의 기본 구성을 잘 교육해 준다. 오재은씨 또한 전통국악을 배워서 딸과 작곡도 하고 연주도 나서고 있다.

    Q. 3층 쿠킹룸에서는 무엇을 준비하는지.

    A. ‘6개 소반’을 준비하고 있다. 수로왕이 6개의 알 중에 제일 먼저 태어났다는 설화가 있지 않나. 그것을 모티브로 각각 다른 음식으로 6가지 소반을 만들 예정이다. 각 음식들도 지역의 특산물인 단감 등을 활용해 요리를 할 거다. 9월 24일 공연에 처음 선보일 건데, 많은 주민들이 찾아줬으면 좋겠다.

    Q. 김해의 역사나 지역 특성을 잘 활용하고 있는데, 따로 조사를 하는 것인지?

    A. 조사를 하기도 하고 사실 김해 자체에 관심이 많아서 김해의 역사인물 스토리텔러 양성 과정을 받기도 했다. 김해가 역사적으로 풍부한 배경을 가지고 있고 훌륭한 위인들이 많아서 국악을 통해 이를 알리고 싶었다.

    어태희 기자 ttott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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