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산재한 종교문화유산의 가치를 살려 문화경남의 초석을 다지자는 제언이 나온다.
경남도의회 김재웅(함양, 국민의힘) 문화복지위원장은 21일 제407회 임시회 기간 열린 제4차 본회의 5분자유발언에서 "세계적으로 스페인 산티아고의 천주교 순례길, 일본 시코쿠의 오헨로 불교 순례길을 보면 종교문화유산이 그 지역의 역사문화경제관광 등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 지 잘 알 수 있다"면서 도내 종교문화유산에 대한 경남도의 관심과 지원을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종교문화유산은 지역주민들의 역사·문화·생활·풍속 등이 담겨진 지역의 소중한 문화자산임에도 통상 그 종교의 전유물로 생각해 제대로 된 관심이나 보호를 받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도내 정약용·정약전 형제와 함께 최초로 천주교를 받아들이면서 최초 희생자가 된 김범우 묘소가 밀양 삼랑진에 있지만 종교적 차원에서만 기념되고, 1909년 천대받던 백정과 양반이 합동으로 예배보던 진주교회와 제3대 부통령이자 초기 목회자 함태영 선생, 일제의 신사참배를 거부하며 순국하신 주기철 목사가 사역하던 마산 문창교회에 제대로 된 평가조차 받지 못한다. 민족대표 33인에 드는 백용성 선사께서 31운동 직후 120년에 하안거 결제를 한 함양의 백운선원은 현재 퇴락해 보수가 시급함에도 문화재가 아니라는 이유로 도의 지원이 잘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전남 영광에서는 소태산 박중빈의 원불교 성지, 초기 백제 불교도래지인 법성포 마라난타사, 기독교 초기 전래 순교지인 염산성지 등을 연계해 국내외 종교 순례자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생각해보면 우리 도내엔 합천 해인사나 양산 통도사 같이 한국 불교 3보 사찰 중 2곳이나 있고, 그 밖의 천주교 기독교도 조화롭게 발전하고 있다"면서 "경남도가 종교문화유산에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가진다면 충분히 문화경남의 토대를 구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현미 기자 hm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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