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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9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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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찾아 헤매다 골든타임 놓치고 목숨줄도 놓친다

  • 기사입력 : 2024-04-19 11:3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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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대 증원 반발에 집단행동 장기화
    중증·응급 환자 수용 거부 잇따라
    도내 사망 환자 유족들 억울함 호소
    정부-의료계 “이번 사태와 무관”


    정부의 의대 증원 확대를 둘러싸고 의료계의 집단행동이 장기화하면서 중증·응급 환자들이 병원을 찾아 헤매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정부와 의료계는 환자의 사망 사례 등이 이번 사태의 영향 때문은 아니라고 밝히고 있지만, 병원에서 과도하게 환자 수용을 거부하는 사례는 계속 늘고 있다는 점에서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경남도와 경남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최근 도내에서 60대 여성 심장질환자가 응급실을 찾지 못해 부산까지 이송됐다가 5시간 만에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달 31일 오후 4시 9분께 김해시 대동면에서 밭일을 하던 60대 A씨가 가슴 통증을 호소해 119에 신고했다. 당시 소방당국은 경남지역 등에 있는 병원 6곳에 연락을 했지만, 의료진 부족 등을 이유로 모두 거절당했다. 그러다가 부산의 한 2차 병원으로부터 ‘수술은 어렵지만, 진료는 가능하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후 A씨는 오후 5시 25분께 해당 병원에 도착했다. 이 병원에서는 A씨에 대해 각종 검사를 2시간 30분가량 했고 이후 대동맥박리를 진단했다. 이어 긴급 수술을 할 수 있는 병원을 30분가량 알아봤고 결국 부산의 한 대학병원으로 이송됐다. 당시 A씨는 119에 신고를 한 지 5시간이 넘은 시점에 수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목숨을 잃었다. 유족들은 일찍 수술을 받았다면 살았을 지도 모른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소방본부 119종합상황실 자료사진./경남신문DB/
    경남소방본부 119종합상황실 자료사진./경남신문DB/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환자를 수용한 것으로 확인된 병원을 제외한 6개 병원 중 권역응급의료센터는 1곳이었으며, 해당 센터에서 해당 시간에 다른 대동맥박리 환자를 수술 중이었으며, 나머지 5곳은 중환자실이 없거나 심혈관 시술이 불가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병원을 수용한 병원 조사 결과 혈액검사 결과 확인 후 CT 촬영을 시행하고 그 결과 대동맥박리가 확인돼 부산의 대학병원으로 전원했으며, 수술 준비 중 사망했다. 환자 이송 병원 선정에 14분 소요됐으며, 수용 병원의 치료과정에서 부적절한 점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와 유사한 사례로는 최근 부산에서 50대 급성 심장질환 환자가 응급 수술 병원을 찾지 못하고 4시간여 만에 울산으로 옮겨졌지만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이 사례의 경우도 유족은 "긴급수술을 받지 못해 숨졌다"고 이번 사태의 영향을 주장했지만, 의료계에서는 ‘응급실 뺑뺑이’ 사례로 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최근 함안군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크게 다친 20대 오토바이 운전자가 치료할 병원을 찾지 못해 6시간가량 걸려 경기도 수원까지 가서 수술 받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 16일 오후 6시 47분께 함안군 한 국도를 달리던 20대 오토바이 운전자가 교통사고를 당해 다리 등을 크게 다쳐 출혈이 발생해 119에 신고됐다. 구급대는 6시 57분께 현장에 도착한 뒤 응급 처치 후 병원 선정이 지연됨에 따라 창원에 있는 1차 병원으로 우선 이송했다. 이 병원의 경우 수술은 어렵지만 환자 생명 유지를 위해 급히 옮긴 것이다.

    이후 119에서 경남과 부산, 울산, 대구 등 치료 가능한 병원 48곳에 연락했지만 환자를 옮길 수 있는 곳은 없었다. 그러다 이날 오후 9시 21분께 겨우 경기도 수원에 있는 병원에서 치료가 가능하다는 연락을 받았다. 구급대원은 과다 출혈이 발생하지 않게 응급조치하며 급히 수원으로 향했고, 다음 날 0시 25분께 병원에 도착해 수술과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경남도 관계자는 “함안에서 오토바이 운전자 교통사고 사례는 현재까지 어느 정도 파악된 바로는 일시적인 의사 공백으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재경 기자 jk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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