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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21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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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악성 민원인 공포, 법원의 경종이 필요하다

  • 기사입력 : 2024-05-13 19:2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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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들어 공직사회가 악성 민원인들로 인해 사기 저하는 물론 신변 위협까지 겪고 있어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지만 근본적인 처방이 요원한 것 같다. 일선 초중고등학교는 학부모에 의한 갑질과 악성민원이 공포의 대상이 되고, 시청·구청·동사무소 등 행정기관도 악성민원이 끊이지 않아 세상을 등지는 공직자가 많아 걱정스럽다. ‘공무원 자살 중 순직유족급여 청구·승인’ 현황을 보면 지난 2018년 공무원 재해보상법이 시행된 이후 3년간 67명 청구 중 21명이 승인되어 공무상 순직 자살 비율이 31.3%에 달했다. 공무상 순직 자살은 대체로 악성민원에 시달려 이를 극복하지 못한 공무원들이 죽음을 선택하는 것을 말한다.

    문제는 이 같은 공직자들의 순직 자살 불행이 계속될 것을 암시하는 각종 통계가 있어 더욱 우려스럽다. 인사혁신처가 정리한 ‘민원인의 공무원 대상 폭언·폭행 등 위법행위’ 자료를 보면 민원인의 위법행위가 지난 2019년 3만8054건에서 2020년 4만6079건, 2021년 5만1883건, 2022년 4만1559건으로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행정안전부에서도 지난달 국민 236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응답자의 93.2%가 ‘민원인의 폭언, 폭행 등으로부터 민원공무원을 보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것으로 봐서 악성민원으로 인한 공무원의 공포심이 극에 달했다는 것을 국민들도 잘 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정부가 최근 관계부처 합동으로 ‘악성민원 방지 및 민원공무원 보호 강화를 위한 범정부 종합대책’을 발표했지만 민원현장에서의 체감도가 떨어지는 모양이다. 왜냐하면 악성 민원인에 대한 법원의 판결이 너무 가벼워 사회적 경종을 울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공무원의 업무는 한 개인의 업무가 아니다. 사회 전체, 국가 전체를 운영하는 시스템적 업무이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악성 민원과 범죄, 괴롭힘 등은 사회와 국가 전체를 병들게 한다는 자세로 처벌해야 나라가 온전하고 안전하게 운영될 수 있다. 공무원들이 공직의 무거운 무게를 기꺼이 짊어지도록 법원도 이 점을 깊이 헤아려 현명하게 판결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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