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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14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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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 토박이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 (210)

- 구석 날마다 집안 살림 나라 살림

  • 기사입력 : 2024-05-22 08: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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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움=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오늘은 4285해(1952년) 펴낸 ‘셈본 6-2’의 116쪽부터 117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16쪽 첫째 줄에 ‘구석’이 나옵니다. 이 말은 우리가 요즘도 잘 쓰는 말이라 누구나 잘 알고 쓰는 말입니다. 그래서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이 새삼스레 반갑게 느끼시거나 다른 느낌을 갖지 않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말도 ‘코너(corner)’라는 말에 조금씩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말이라서 저로서는 참 반가웠습니다.

    둘째 줄에 ‘붙어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도 요즘 다른 곳이나 책에서 ‘부착되어 있다’라는 말을 쓰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옛날 배움책에서는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참 좋았습니다. 셋째 줄에 있는 “이것은 왜 붙이는가를 알아보자.”라는 월은 모두 토박이말로 되어 있어 더 좋았습니다.

    넷째 줄과 다섯째 줄에 걸쳐 있는 “정희 어머니는 날마다 쓴 돈을 모두 적으신다.”는 월(문장)도 ‘정희’라는 말을 빼고는 모두 토박이말로 되어 있습니다. 그 가운데 ‘날마다’는 ‘매일(每日)’, ‘쓴 돈’은 ‘지출(支出)한 금액(金額)’, ‘적으신다’는 ‘기록(記錄)하신다’고 할 수 있는데 그렇게 하지 않고 쉬운 말을 썼다는 것이 고마웠습니다. 여섯째 줄부터 마지막 줄까지 나오는 말 가운데 ‘집안 살림’이라는 말도 쉬운 토박이말이고 ‘지난달에 쓰신 돈’과 ‘쌀 값’, ‘요새, ’비싸서‘가 다 쉬운 토박이말이라서 좋았습니다.

    117쪽 첫째 줄에 나오는 ‘늘었다’는 말도 요즘 다른 곳이나 책에서 ‘증가(增加)했다’고 하는데 그런 말을 쓰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셋째 줄부터 다섯째 줄에 걸쳐 나오는 “우리가 집안 살림을 하는 데는 그 달에 수입되는 돈에 따라 알맞게 써야 한다.”는 월에서 ‘수입’이라는 말을 빼고는 모두 토박이말로 되어 있습니다. 이어지는 “그래서 미리 이 달에는 무엇에 얼마를 쓸 것인가 하는 예산을 세운다.”는 월도 ‘예산’이라는 말을 빼고는 모두 토박이말로 되어 있고 그 뜻도 바로 알 수 있어 좋습니다. 무엇보다 이 월(문장)에서는 ‘예산’의 뜻을 참으로 쉽게 풀어 주고 있어서 더욱 반가웠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예산’을 ‘필요한 비용을 미리 헤아려 계산함. 또는 그 비용.’이라고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이 풀이와 ‘무엇에 얼마를 쓸 것인가’를 견주어 보면 어떤 풀이가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쉬운 풀이인지를 바로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쉬운 낱말로 쉽게 풀어 주는 데 더욱 마음을 썼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열째 줄에 있는 ‘맞추어 보고 있다’는 말도 요즘 다른 곳이나 책에서 ‘대조(對照)해 보고 있다’는 말을 쓰는데 ‘대조(對照)해 보다’는 말보다는 ‘맞추어 본다’는 말이 훨씬 쉬운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나라 살림’이라는 말과 ‘집안 살림’이라는 말이 같이 나오는데 ‘국가 경제(國家 經濟)’, ‘가정 경제(家政 經濟)’라는 말을 갈음해 초등학교 아이들을 가르칠 때 쓰면 참 좋을 말이라는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117쪽 밑에서 둘째 줄과 마지막 줄에 걸쳐 나오는 ‘세워서 써야 한다.’는 말도 ‘수립(樹立)해 사용(使用)해야 한다’가 아니어서 좋았습니다.

    우리가 말을 주고받을 때 어떤 낱말을 골라서 쓸 것인지는 우리가 마음을 먹기에 달렸기 때문에 어떤 마음을 갖도록 가르치고 배울 것인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입니다. 아이들에게 쉬운 말을 가르치는 일과 함께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쉬운 말을 골라 쓴 쉬운 배움책 만들기에 함께 힘과 슬기를 모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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