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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18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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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불붙은 행정구역개편, 정치논리 배제해야- 이현근(사회부 부국장대우)

  • 기사입력 : 2024-05-29 19:5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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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도권은 갈수록 비대해지고 비수도권은 점점 쪼그라들어 인구감소에 그치지 않고 지방소멸로 이어지면서 행정구역 개편 논의가 전국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먼저 홍준표 대구시장은 경북도와 통합을 제안하면서 광역권 통합 논의에 불을 붙였다. 대전과 세종, 충남, 충북은 충청권 메가시티를 준비 중이다. 경남과 부산, 울산 간 행정통합도 꾸준하게 제기되고 있다.

    대구-경북이 통합 신호탄을 올리면서 여론조사에서 반대 의견이 높아 사실상 중단됐던 경남-부산 행정통합도 다시 거론되고 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지난 27일 “단순히 행정기관을 합하는 형식적인 통합이 아니라 양 시·도 간에 실질적인 효과를 낼 수 있는 통합이 돼야 한다”면서 “하반기 내 정밀한 통합안을 만들어 시민 의견을 묻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의 의견에 대해 박완수 도지사의 입장은 나오지 않고 있지만 지난 17일 경남도의회에서도 경남-부산 행정통합이 거론됐다. 우기수 도의원은 지방소멸을 막고, 수도권 일극체제에 대응하며 국가 균형발전을 이루기 위해 정부와 국회가 ‘경남·부산 행정통합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며 촉구 건의안을 발의했고, 의결됐다.

    지자체 간 통합 논의도 시작됐다. 조규일 진주시장이 진주시와 사천시의 행정통합을 전격 제안했다. 사천시와 사천시의회에서는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비난했다. 전남 목포시와 신안군의 통합 등 전국 지자체 곳곳에서도 통합 논의가 거론되고 있다.

    인구 감소지역 지자체 위주의 통합 논의도 잇따를 전망이다. 행안부는 지난 2021년 전국 89개 지자체를 ‘인구감소지역’으로 선정했다. 경남에는 거창·고성·남해·산청·의령·창녕·하동·함안·함양·합천군과 밀양시 등 11개 시군을 감소지역에, 통영·사천시 2개시를 관심지역으로 지정했다.

    정부 차원의 행정구역 개편도 가시화됐다. 지난 13일 정부는 지난 1995년 7월 민선 자치제가 출범한 후 약 30년이 지나는 동안 인구가 줄어들면서 지방소멸이 현실화됐고, 행정구역과 생활권이 일치하지 않으면서 주민들이 불편을 겪어 왔다며, 국가적 차원에서 대응하기 위한 ‘미래지향적 행정체제 개편 자문위원회’를 출범했다. ‘미래지향적 행정체제 개편 자문위원회’는 앞으로 6개월 동안 지자체 간 통합과 관할구역 변경 등을 담아 권고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사실상 자치단체 통폐합과 특별자치단체 구성 등 행정구역 개편 추진을 시작한 셈이다.

    그동안 추진했던 행정통합은 거창한 말만 앞세웠을 뿐 지역 현실을 외면한 행정편의적 발상으로 실익은 없었다. 지난 2010년 창원과 마산, 진해가 통합되었지만 이후 인구는 물론 경제규모도 감소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1995년 사천과 삼천포를 통합한 사천시도 30년이 되었지만 여전히 지역민 간 갈등을 해소하지 못하고, 후유증을 앓고 있다. 기존 행정구역 통합이 지역 주민의 의사보다는 정부나 정치인들에 의해 반강제적으로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통합 시너지를 얻지 못한 것이다.

    현재 수도권 집중과 인구감소로 행정구역 개편의 필요성은 명확하다. 그러나 행정구역 개편은 지역마다 고유의 특성과 역사, 생활권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치논리가 아닌 지역주민의 자율적 의사를 우선으로 100년을 내다보는 실질적인 개편이 추진되어야 한다.

    이현근(사회부 부국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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