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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소] 김해 `가야의거리'

  • 기사입력 : 2005-09-1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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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년가야' 숨결따라 걷자

      500년 금관가야의 도읍지 김해. 왕궁이 있었다고 여겨지는 봉황동에서 가락국 시조왕의 탄생설화가 전해지는 구지봉까지 가야의 숨결을 따라 걸어보기로 했다.
    최근 고대 선박이 발견돼 관심을 모으고 있는 창녕 비봉리 유적. 아라가야의 고장 함안 등 경남과 부산 곳곳에서 가야의 흔적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지만 가야연맹의 중심이자 시조 김수로왕이 태어나서 묻힌 곳. 그 흔적을 더듬어 보자.

      2000년부터 시작된 김해시의 가야문화환경 정비사업으로 수로왕 탄강 신화가 전해지는 구지봉에서 허왕후의 무덤과 수로왕의 무덤. 봉황동 유적지까지 ‘가야의 거리’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했다.
    백문이 불여일견. 구시가지의 끝자락에 있는 가락국 왕비 ‘허보옥’이 묻혀있는 김해시 구산동 수로왕비릉 앞에 차를 세우고 안으로 들어갔다.
    능으로 향해 곧게 뻗은 길가로 그 옛날 인도에서 가락국으로 바다를 건너오며 풍랑을 잠재워준 ‘파사석탑’이 능 오른쪽 한켠에 자리잡고 있다.
    계단을 올라 능에 가까이 다가가니 문 앞에서 보던 것보다 훨씬 크게 느껴진다.
    수로왕의 베필로 멀리 바닷길을 건너온 후 함께 온 가신들과 함께 막강한 권력을 행사했다는 ‘보주태후’ 허왕후의 기상(?)이 느껴지는 듯하다.

      잠시 눈을 감고 합장한 후 능 왼편으로 나 있는 오솔길을 따라 대문을 건넜다.
    원래 수로왕비릉과 구지봉이 길로 끊겨 있었지만. 김해시가 도로 위로 길을 이어 수로왕비릉에서 곧장 구지봉으로 가는 산책로를 만들었다.
    ‘龜何龜何 首其現也 若不現也 燔灼而喫也’ 가락국의 구간들이 수로왕을 맞이하기 위해 이 노래 ‘구지가’를 불렀다는 구지봉은 얼핏 보면 별다를 것이 없지만. 구지봉 한켠에는 가락국의 흥망성쇠를 지켜보았을 고인돌이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구지봉에서 산책로를 따라 내려오면 곧장 국립김해박물관이 보인다.
    가야시대 유물을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국립김해박물관은 곧 만나게 될 대성동고분박물관과 함께 가야시대의 정수를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박물관 오른쪽 편에는 닭과 토끼들이 모여 사는 작은 동물원이 있는데 풀을 뜯는 닭과 닭모이를 먹는 토끼를 보는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가야의 거리에 들어섰다.
    얼마 전까지 문화의 거리라고 불렸던 이 곳은 말 그대로 가야 문화를 고스란히 옮겨놓고 싶은 이들의 마음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가야시대 토기를 형상화한 분수대와 돌 장식. 무지개빛 조명들은 밤이 되면 거리를 더욱 신비하게 만든다.
    거리를 음미하며 조금 걸으니 대성동고분박물관이 나온다.
    최근에 입장료를 없애고 무료로 개방하고 있는 대성동고분박물관은 김해시의 야심작이기도 하다.
    박물관 뒤편 구릉에 있는 노출전시관에서는 고분 발굴 현장을 생생히 볼 수 있으며. 박물관 안으로 들어가면 국립김해박물관과는 달리 다양한 전시물과 디오라마 등이 있어 아이들에겐 더없이 좋은 교육장소로 각광받고 있다.

      거리를 따라 곧장 가기를 멈추고 박물관 뒤편으로 있는 길을 따라 간다.
    수로왕릉에 가기 위해서다.
    박물관에서 수로왕릉으로 가는 길 사이에 최근에 정비를 끝낸 수릉원이 있다.
    수릉원은 원래 먼지가 날리던 공설운동장이었지만. 가야문화복원사업이 시작되면서 수로왕릉의 정원으로 탈바꿈했고. 넓게 펼쳐진 잔디밭과 연못. 민속박물관이 들어서 있으며. 다음달 1일부터 열리는 가야세계문화축전의 주 무대가 되는 곳이기도 하다.
    수릉원에 나 있는 산책로를 지나 수로왕릉에 들어서니 겹겹이 서 있는 대문 사이로 가야 왕국을 창시한 수로왕의 무덤이 웅장하게 다가온다.
    강력한 철기문화를 이루면서 왜와 낙랑. 중국을 잇는 교역의 중심지인 김해(金海 : 철의 바다)와 가야연맹의 맹주로 군림했던 수로왕은 천년을 훌쩍 넘은 오늘에도 굳건히 자리하고 있다.

      왕릉을 나와 다시 가야의 거리로 향하면 왼쪽으로 최근에 정비를 끝낸 봉황동 유적지가 펼쳐진다.
    봉황동은 가락국의 왕궁이 있었으리라 여겨지는 곳으로 성벽이 발견되기도 했으며. 최근 정비사업으로 가야인 생활체험관으로 추진하다 문화재 발굴을 통해 가야시대 포구로 추정되는 굴립주 건물이 발견됨에 따라 새롭게 변모한 곳이다.
    고상가옥과 망루. 해상포구가 재현돼 인공 연못에는 가야시대 배가 떠 있고. 포구 한켠에 철갑옷을 두른 기마인물상을 바라보고 있으니 그 옛날 강성했던 철의 왕국 가야가 그리워진다.

      너무도 생생한 가야의 유적지를 숨가쁘게 둘러봤지만 돌아가는 길에는 좀 더 마음 편히 볼 수 있었다.
    이미 한 번 본 것들이라서가 아니라 해가 지고 은은한 조명에 물든 가야의 거리에 취해서이고. 낮보다 밤이 오히려 가야시대 내가 서 있는 바로 이 곳에 살았을 가야인들의 숨결이 소리없이 마음을 적시고 있기 때문이리라. 김해=차상호기자 cha83@knnews.co.kr


    `가야의 거리' 주변 볼거리 

     ▲가볼만 곳
      △수로왕릉 = 서기 42년 가락국을 창건한 수로왕의 무덤으로 납릉이라고도 하며 사적 73호이다. 왕비의 고향인 인도 아유타국 용왕을 표시하는 두 마리의 물고기가 채색된 신어 문양의 납릉정문을 지나 맞게 되는 원형 봉토분의 외형은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고개를 숙이게 하는 위엄이 넘쳐난다. 수로왕은 서기 42년 음력 3월3일 구지봉에 탄강해 3월15일 즉위함으로써 가락국을 건국했으며. 서기 199년 3월20일 세상을 떠나 이곳에 묻혔다.

      △수로왕비릉 = 사적 74호이며. 서기 48년 인도 아유타국 공주로 가락국 시조인 수로왕의 왕비가 된 허황옥의 능이다. 조선 고종 15년 보수되어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다. 왕비의 열 아들 중 두 아들에게 자신의 성을 따르게 해 김해 허씨의 시조가 되었고 이로 인해 김해김씨와 김해허씨는 혼인하지 않는 풍습이 있다.

      △국립 김해박물관 = 가야문화권의 유적을 집대성해 시대별 문화의 흐름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가야문화의 이해와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건립된 박물관이다. 건물 전체를 검은 벽돌로 외장해 철광석과 숯의 이미지를 연출. 철의 왕국 가야를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선사시대와 가야 성립의 기반이 된 변한의 유물 및 전기 가야를 대표하는 금관가야의 유물과 각 지역별로 형성된 가야문화의 독창성과 변화상을 보여주는 각종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대성동 고분박물관 = 김해건설공고와 김해공설운동장 사이의 동서로 뻗은 구릉지대에 있는 가야의 무덤들로서 발굴조사 결과 1~5세기에 걸친 지배집단의 무덤 자리로 고인돌을 비롯하여 널무덤(토광묘). 덧널무덤(토광목곽묘). 굴식돌방무덤(횡혈식석실묘) 등 가야의 여러 형식의 무덤이 발견됐다. 대성동 고분의 발굴 성과를 바탕으로 금관가야 최고 지배계층의 무덤과 그곳에서 출토된 다양한 유물들을 전시한 가야문화의 전당으로서 첨단 전시기법을 활용한 영상과 디오라마로 연출되어 있어 보다 쉽고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다.

      △봉황동 유적지 = 사적 2호로서 철기시대 초기의 것으로. 높이가 7m. 동서의 길이 약 130m. 남북의 너비 약 30m의 낮은 언덕 위에 이루어져 있다. 가야시대 대표적인 조개무지인 회현리 패총과 금관가야 최대의 생활유적지인 봉황대가 합쳐져 2001년 사적으로 확대지정된 유적이다.

      ▲주변관광지
      △연지공원 = 김해 도시 한가운데에 자연미와 조형미가 조화된 인공호반 휴식공간으로 시민뿐만 아니라 관광객도 들르는 김해의 명소 중 하나이다. 특히 다양한 음악을 들려주면서 동시에 이 음악에 맞춰 조명쇼를 연출해 장관을 이룬다.

      △김해천문대 = 1998년 12월 밀레니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천체와 우주에 대한 시민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고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며 시민들에게 낭만과 추억을 선사하기 위해 추진돼 2002년 2월1일에 개관됐다. 영남권에서는 유일한 천문대여서 눈길을 끈다.

      △은하사 = 가락국 수로왕비의 오빠인 장유화상이 인도로부터 불교를 전래해 창건한 사찰로 원래 이름은 서림사였다. 임진왜란 때 불에 타 소실되었는데. 1600년대에 중창했다. 현재의 건물은 다포계 양식의 맞배집으로 용두와 봉두를 새겨놓아 화려하게 장식하였는데 이들 조각과 구조 수법으로 보아 조선 후기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대웅전의 수미단에 쌍어문양이 있어 인도 아유타국과의 관계를 전하고 있다. 은하사 대웅전(도유형문화재 제238호)은 조선 중기 이후의 건물이다. 특히 영화 ‘달마야 놀자’를 촬영해 더욱 유명해졌다.

      ▲축제
      △가야세계문화축전 = 10월1일부터 16일까지(전야제 9월 30일) 17일간에 걸쳐 가야유적지 일원에서 열리는 축제이며 ‘축제로 만나는 500년 가야의 신비’라는 슬로건으로. ‘불 - 가야의 밝은 지혜’를 컨셉트로 해 가야문화의 창조적 복원을 토대로 국제적 규모의 문화관광축제이다. 행사로는 전야제행사와 개·폐막행사. 기획공연. 세계문화유산 국내·외 초청공연. 문화유산 전시. 학술세미나 등이 있으며. 부대행사로는 가야문화 체험. 어린이 과학캠프. 김해 줄다리기 및 환경 사진전. 가야 철기공방 등이 있다.

      △허황옥실버문화축제 = 매년 10월 초 문화의 거리 일대에서 열리는 이 축제는 허왕후의 정신을 이어받아 남녀평등사상과 문화성을 높이기 위해 2003년부터 시작됐다. 노인이 가진 지혜와 여유와 따뜻함이 우리 사회의 중요한 가치로 확인하고. 소외된 노인의 가치를 재발견하여 노인을 사 자원으로 활용한다는 취지에서 추진되고 있다. 주요 행사로는 ‘할머니에게 장미꽃을’. 몸의 해방을 의미하는 ‘이제 고쟁이를 벗어 던지자’라는 퍼포먼스와 실버노래자랑. 실버합창제. 황옥실버댄스. 김해가락오광대놀이 등 다양하다.

      △도자기 축제 = 10월말 5일간 진례면 송정리 일원에서 가야토기에서 발전한 김해도자기를 관광상품으로 육성·발전시키기 위해 마련된 행사이다. 축제내용으로는 전야제. 기원제. 장승세우기. 도자기체험코너. 도예교실운영. 학생도자기실기대회. 내가 만든 도자기코너. 진품명품 찾기. 장군차 무료시음회. 각종 문화예술행사 등이 있다.

      △진영단감축제 =10월 말부터 11월 초 사이에 3일간 진영읍 일원에서 열린다. 고유제. 단감품평회. 단감실물. 사진 전시. 단감거리 조성. 단감깎기·먹기대회. 시민노래자랑 등 다양한 행사가 마련돼 관광객들의 눈길을 끈다. 특히 진영단감은 당도와 무기성분 함량이 뛰어나 유명하다.

      △가락문화제 = 매년 음력 3월14일부터 17일까지 가락국을 건국한 김수로왕의 창국정신을 기리고 조상들의 얼을 되새기며 지역민 화합과 단결을 도모하기 위해 열리는 행사이다. 전야제를 비롯해 공개행사. 민속행사. 축제행사. 부대행사 등 5개의 큰 분야로 구분해 각종 볼거리와 전시. 체험행사. 경연대회 등 30여 종목의 다양한 행사로 구성돼 있다.


    `가야의 거리' 찾아가는 길

      ·시외버스
    -진주 : 오전 7시부터 8회 운행(1시간30분 소요)
    -창원/마산 : 오전 5시40분부터 15분 간격(1시간 소요)
    -울산/양산 : 오전 7시부터 24회(30분/1시간20분 소요)

      ·자가용
    -부산 : 남해고속도로~동김해나들목~시청방향 좌회전~가야의 거리
    -울산/양산 : 중앙지선고속도로~남해고속도로~동김해나들목~시청방향 좌회전~가야의 거리
    -진주/마산 : 남해고속도로~서김해나들목~시청방향 좌회전~가야의 거리
    -창원 : 창원터널~장유~서김해나들목사거리~시청방향~가야의 거리

      ◆주차공간=가야의 거리에 속해있는 수로왕비릉. 국립김해박물관. 대성동고분박물관. 봉황동 유적지 주차장은 모두 무료이며. 봉황동유적지와 수릉원을 따라 설치돼 있는 노상주차장에도 요금 부담없이 주차시킬 수 있으며. 주차공간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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