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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04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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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근의 우리땅 순례 (46) 남강 19- 진주 일반성~이반성면

고려 절터부터 시골 장터까지 곳곳에 ‘역사의 흔적’

  • 기사입력 : 2009-06-1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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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상남도 산림환경연구원 내 수목원

    전 송대산성을 뒤로 하고 내려서는데 남강이 만들어준 밭에서 씨를 뿌리는 농부들의 발길이 분주하다. 길은 강을 넘지 못해 왔던 길을 따라오는데 한 무리의 학생들이 땀을 흘리며 체력단련을 하고 있었다.

    차를 세우고 보니 마산제일고 유도영재 학생들이었다. 학교에서 만나던 아이들을 다른 곳에서 만나니 매우 반가웠다. 자연 속에서 땀의 결실이 꼭 이루어질 것이라는 격려를 하고 발길을 재촉하는데, 녀석들이 뛰면서 손을 흔들어 주었다.

    무슨 일을 하든 자신이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항상 아름답다.

    ◇ 반성 5일장·경상남도 산림환경연구원

    대곡면 마진리에서 남강을 가로지르는 월강교를 건너면 확장 공사가 한창인 남해고속도로 반성 나들목이다. 산자락을 따라 이어지는 국도 2호선으로 들어서면 일반성면 창촌리이다. 이곳에 1670년대 이후 자연발생적으로 장터가 형성되어 옛 정취가 많이 남아있는 반성5일장이 있다.

    옛날에는 장날이 희로애락과 우리들의 삶이 살아있는 곳이었다. 반성장은 인근 5개 면을 비롯하여 고성, 마산, 함안에서도 제수를 준비하러 오는 10위 이내 드는 큰 장이었다. 시끌벅적한 장터 안으로 들어서니 구수한 냄새가 묻어난다. 옛날부터 장꾼들의 음식인 돼지 뼈를 곤 국물의 장국밥식당이 여러 곳 있었다. 반성 손두부(☏055)763-2333)는 지역농협과 계약을 맺어 순수한 우리 콩으로 만드는 지역특산물이라고 양재철(54) 일반성면장의 자랑이 대단하였다. 장터를 나와 길을 재촉하면 산자락에 자리 잡은 경상남도 산림환경연구원이 있다.

    경상남도 산림환경연구원은 산림박물관, 열대식물원, 생태온실, 민속식물원, 삼림욕장, 야생동물원으로 나누어져 있다. 산림박물관은 산림의 기원과 분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제1전시실을 시작으로 산림의 생태와 자원을 비롯한 4개의 전시실로 꾸며져 있다. 그리고 자연표본실, 체험학습실, 생태 체험실, 화석 전시실을 갖추고 학생들과 일반인들에게 열린 교실로 운영되고 있다.

    경상남도 수목원은 면적 56ha에 전문수목원, 화목원, 열대식물원, 무궁화공원 등 우리나라 온대 남부지역 수목 위주로 국내·외 식물 1700여 종, 10만여 본을 수집 식재하고 있다. 인근에 경전선 수목원역이 있어서 더욱 쉽고 편리하게 찾아갈 수 있다. 아름답게 길게 뻗은 메타세쿼이아 길 주변 잔디밭에는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 단위의 사람들이 많았는데, 공공시설에서 지켜야 할 안내사항이 붙어 있었지만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었다.

    교육이란 학교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공공질서를 지키고 시설을 아끼는 교육은 부모가 자녀에게 가르쳐야 할 가장 중요한 교육의 덕목이다. 커다란 느티나무가 가로수를 이루고 있는 길을 한가롭게 걸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오후 한때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이 묻어났다.

    ◇ 김준민 장군 신도비·발산저수지와 문수사

    수목원을 나와 국도 2호선을 따라 마산방향으로 들어서면 양쪽으로 낮은 산들이 이어지고 이반성면 발산리 이정표가 있다. 도로변에는 화려한 노란색의 금계화가 코스모스를 대신하고 있었고 문수사로 가는 길가에 문화재자료 제306호로 지정된 김준민 장군 신도비가 있었다. 그는 조선 선조 16년(1583) 함경북도 병마절도사로 여진 정벌에 공을 세웠고, 임진왜란 때 진주성의 동문을 사수하다가 전사하였다. 신도비는 귀부와 비신, 지붕돌로 이루어져 있다. 비문의 내용은 그의 행적과 충의정신이 기록되어 있었다. 1918년에 세워진 비각은 팔작지붕으로, 연꽃·연실·물고기·학·나비 등이 조각되어 있어 매우 이채롭다.

    문수사로 가는 길을 재촉하여 발산저수지 가는 방향으로 접어드니, 마을 들판에서 보리를 거두고 벼농사를 위하여 보릿대 태우는 연기가 곳곳에서 피어오르고 있었다. 구월산과 만수산 사이에 자리 잡은 발산저수지는 가을부터 겨울까지 물을 가두고 있다가 농사철이 되면 발산리 들판에 물을 주고 반성천을 따라 사봉을 거쳐 남강으로 흘러든다. 발산저수지에는 겨울을 지낼 곳간에 곡식이 가득 찬 것처럼 농부들의 시름을 덜어줄 저수지 물이 가득하여 반가웠다. 발산저수지에서 오리쯤 마을 안쪽으로 계곡으로 들어가면 숨바꼭질하듯이 깊숙한 곳에 그리 오래 되지 않은 절집 문수사(이반성면 발산리 6-1 ☏055)758-9797)가 있다.

    절집 입구에는 여느 절집처럼 거대한 일주문이나 사천왕문이 있는 것이 아니고, 민간 신앙에서 마을 입구에 세우는 장승과 솟대가 곳곳에서 반겨준다. 가을이면 주차장에서 절집까지 주지스님께서 낙엽을 깔아 아름다운 오솔길을 만든다. 고요와 적막이 감도는 절집에는 계절 따라 수많은 들꽃들의 화려한 잔치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기림(영안) 주지스님은 많은 들꽃을 가꾸는 일부터 모든 것을 손수 하고 있다. 10여년 전 절집을 세웠다는 문수사에는 번듯한 문화재가 있는 것도 아닌데 신도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었다. 아마도 온화하고 해맑은 미소로 반겨주는 주지스님과 소꼽장난 같은 아기자기한 아름다움이 곳곳에 있기 때문인 듯하다.

    아름다운 들꽃들이 절집을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던 날 문수사에서 옛그늘문화유산답사회원 김혜진(41)씨가 작은 딸 다빈이와 함께 뽕나무 열매 오디를 따며 동심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주지 영안스님의 작은 꿈은 힘들어 하는 아이들이 찾아와 편하게 쉬면서 고민을 털어놓는 공간으로 꾸미고 싶다고 했다. 꽃을 가꾸다 보면 담장 안으로 돌려놓아도 담을 넘어 자유를 찾아 간다고 했다. 자유는 인간만이 아닌 식물도 소망하는가 보다.

    ◇ 용암사지·충의사

    문수사 산자락에 그림자가 내리는 것을 보고 진주시 일반성면 방향으로 차를 몰았다. 일반성면 소재지 하곡교 부근에서 새밭골 방향으로 들어서면 용암리다. 마을 앞을 지나 이어지는 좁은 콘크리트 포장길을 500m쯤 따라가면 영붕산 자락에 솟을 대문이 있다. 대문 안으로 들어서 집 뒤로 돌아가면 용암사 터다.

    이곳에는 고려 전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용암이라는 글씨가 새겨진 이수와 귀부, 부도, 석등, 석불 등이 있다. 부도는 절터의 서북쪽에 있던 것을 1962년 옮겨 복원하면서 바닥돌, 기단의 가운데 부분, 탑신 등이 파손된 것은 새로 만들었다. 보물 제372호로 지정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비례가 잘 맞고 모든 부재가 8각으로 조성되어 기본형을 따르고 있다. 자료에 의하면 기단의 가운데 돌에는 원래 구름과 용이 조각되어 있었으나 새로 보충된 것에는 간략하게 모서리기둥만 새겨져 있다. 부도 근처 작은 건물에 지장보살을 표현한 불상이 있다. 머리에 쓰고 있는 두건은 어깨까지 내려왔으며, 이목구비가 단정한 타원형의 얼굴은 오른쪽 뺨이 깨졌으나 눈가에 어린 미소가 온화하다. 인근에 살고 있는 노인이 치성을 드리고 있다고 한다. 용암사지를 내려서면 커다란 기와집이 있다. 임진왜란 때 의병장을 지낸 충의공 정문부(1565∼1624) 장군을 기리는 사당이다. 여러 번 벼슬을 하였으나 이괄의 난에 연루되어 죽었다. 늘 문이 잠겨 있어 들어가 보지 못했다.

    (마산제일고 학생부장·옛그늘문화유산답사회장)

    ◐여행Tip- 맛집 

    참누리 펜션(진전면 평암리 219. 김혜경 ☏010-6756-9393)= 서북산 자락에 자리 잡고 있는 방 15개의 아담한 펜션. 조용한 휴식공간으로 안성맞춤이며 주인이 직접 숙성시킨 묵은 김치에 자연에서 발효시킨 된장 맛이 일품이다. 예약이 필수다.

    옛날장터국밥(일반성면 창촌리. 이순복 ☏055)762-3412) 40년 전통으로 2대째 가업을 잇고 있으며 2~3일씩 우려내는 진한 국물로 장꾼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돼지국밥 5000원, 선지국밥 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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