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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04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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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근의 우리땅 순례 (50) 남강 23- 함안군 가야읍~함안면

오색 물든 가을길 따라 옛사람들 자취 가득

  • 기사입력 : 2009-11-19 00:00:00
  •   


  • 함안천



    봉성저수지


    가야 5일장을 나와 국가지원지방도로 67번을 따라

    가야읍을 벗어나니

    벼가 누렇게 익어가던 들판에는

    추수하는 농기계가 농부들의 일손을 대신하고 있었다.

    가로수로 심어 놓은 은행나무의 노란 잎이

    가을바람에 날리고 있었다.

    아름다움이 가득한 계절에

    부러움이 없는 가난한 나그네가 되어 본다.

    답사기행을 하면서 문화적 가치가 무엇인가에 대해서

    가끔 질문을 받는다.

    자신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

    부끄러움을 아는 것이라고 말해 준다.

    어릴 때부터 자녀의 인성을 바르게 길러주는 것은

    가정교육이다.

    가정교육이 올바른 아이는 자라서 올곧은 사람이 된다.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배려하며

    자신의 부끄러운 행동을 스스로 알게 하는 가정교육이

    더욱 절실하게 느껴지는 요즈음이다.

    ◇ 무진정·성산산성

    함안면 괴산리에 무진정이 있다. 둥그런 연못을 앞에 두고 낮은 언덕 위에 지어진 정자이다. 이 정자는 조선 명종 22년(1567)에 무진 조삼선생의 덕을 추모하기 위해 그의 후손들이 세웠다고 한다. 원형으로 된 연못을 오른쪽으로 돌아서 들어가는 길이 있고, 또 하나는 연못 중앙에 있는 팔각정을 거쳐 다리를 건너가는 길이 있다. 팔각정에 앉으니 연못 전체가 낙엽과 물풀로 융단을 깔아 수채화 그림을 그려놓은 듯 화려했다.

    정자는 화려한 단청을 하지는 않았지만 앞면 3칸·옆면 2칸의 건물로 지붕은 옆면이 여덟 팔(八)자 모양과 비슷한 팔작지붕이다. 앞면의 가운데 칸에는 온돌방이 아닌 마루방으로 꾸며져 있고, 정자 바닥은 모두 바닥에서 띄워 올린 누마루 형식이다. 정자 기둥 위에 아무런 장식이나 조각물이 없어 전체적으로 단순하고 소박한 특징을 담고 있다. 사진 동호회 회원들이 가을의 정취가 묻어나는 무진정과 연못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있었다.

    괴산리 마을 안쪽으로 성산산성 이정표를 따라 들어가니 농부들이 따사로운 가을 햇볕에 벼를 말려서 담고 있었다. 올해는 풍년이 들어 농산물 가격이 낮다고 하였다. 여름내 땀 흘렸던 농민들의 굵은 주름살이 펴졌으면 한다. 대나무가 울창하게 우거져 청신한 느낌을 주는 오솔길을 따라 10여분 낮은 산등성이에 올라서니 억새들이 가을바람에 흰 솜털을 날리며 춤을 추고 있었다. 길가에 지천으로 널려 있는 노란 들국화들이 뿜어대는 향기가 깊은 가을의 정취를 느끼게 했다.

    사적 제67호 성산산성은 함안의 서북쪽에 있는 성산에 둘레 약 1400m에 걸쳐 돌로 쌓은 삼국시대의 산성이다. 성을 쌓은 연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산성의 형식이 삼국시대 유형을 따르고 있다. 오래 전부터 저수지가 있던 곳을 발굴하고 있으나 작업 진척이 더디기만 하다. 성산은 북쪽에서 보면 독립된 구릉처럼 보이며, 서남쪽으로 계속되는 구릉지맥을 빼면 나머지 3면이 모두 비교적 경사가 급한 산세를 이루고 있다. 성안의 형태는 약간 오목하게 생긴 평탄한 지형이다. 동쪽 제일 낮은 곳으로 흘러가는 물이 성 밖에 작은 계곡을 만들고 있었다. 이 부근에 문터가 있고, 서쪽 성벽에도 문터로 보이는 곳이 남아 있었다. 성벽은 발굴 작업으로 드러나 있고 저수지 바닥도 발굴 작업을 한 흔적이 곳곳에 있었다.

    ◇ 주리사지 사자석탑·봉성저수지

    괴산리에서 함안면 소재지 방향으로 300m쯤 가면 도로변에 각각 고인돌 2기가 있었다. 1기는 삼국시대 집터를 발굴하는 곳에 있었는데 보이지 않았다. 발굴 작업을 하고 있는 (재)동서문물연구원 조사원에게 물어도 모른다고 하였다. 함안면 함성중학교 교문을 들어서면 왼쪽 화단에 통일신라시대의 석탑으로 여겨지는 주리사지 사자석탑이 있다. 여항면 주서리에 있던 주리사가 폐사되어 절터에 남아 있던 것을 일제 강점기 면사무소로 이전하였다. 광복 후 이곳으로 옮겨왔고 1999년 7월 1일 절도범이 석탑을 무너뜨리고 사자 석상 4개 중 2개를 훔쳐갔다. 대구지방검찰청에서 수사를 하던 중 범인이 1999년 8월 15일 사자석상 2개를 다행히 함안군청 주차장에 두고 가는 바람에 찾을 수 있었다. 탑의 조성방식이나 규모로 보아 원래 5층 석탑이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탑신은 완전하게 남아 있지 않지만 층수에 따라 체감 비율을 두었던 것 같다. 지붕돌의 윗면은 완만한 경사를 두어 균형을 이루게 하였고, 네 귀퉁이의 처마를 살짝 들어 올려 곡선의 아름다움을 잘 살리고자 했으나 사자석상을 제외하고 모두 새것이다. 기단에 네 마리의 사자를 배치한 것이 일반 석탑과는 다른 독특한 모습이다. 사자는 발을 가지런히 모으고 등을 맞댄 채 앞을 보고 앉아 있는 모습이다. 탑 부근에는 비석과 부서진 지붕돌과 석재들이 흩어져 있었다.

    함성중학교 교정을 나오니 추수가 끝난 들판에는 새들이 떨어진 낟알을 한가롭게 찾고 있었다. 여항면 사무소를 지나 가파른 길을 넘으면 함안의 진산 여항산(해발 770m)에서 쌍계천을 따라 흘러온 물이 모여 봉성저수지를 만든다. 봉성저수지에서 내려오는 하천은 광려산에서 시작하여 내려오는 외암천을 만나 함안천으로 흘러 남강으로 간다.

    ◇ 대산리 석불·산인임도

    유유히 흐르는 함안천 강둑을 따라 내려오니 발자국 소리에 놀란 사마귀와 메뚜기가 놀라 달아난다. 함안천을 따라가다 대사리 마을로 들어서면 커다란 느티나무 부근 대사라고 하는 절터에 4구의 불상이 있다. 누군가 양초를 놓았던 흔적이 있고 한쪽은 목이 없는 불상과 양쪽에 협시보살이 있고 다른 곳에는 석재부재와 목이 없는 입상이 있다. 2구의 보살입상은 다른 불상의 좌우 협시보살로 만들어졌을 것으로 추정되며 손모양만 다를 뿐 조각수법이 거의 비슷하다. 머리에는 두건 같은 높은 관을 쓰고 있으며 길쭉한 얼굴에 눈·코·입이 평판적으로 표현되었다. 우리나라 고유의 한복 같은 옷을 입고 있는데, 두껍고 무거운 느낌이다. 어깨의 매듭과 양 무릎에서 시작된 타원형의 옷주름은 불상의 가장 큰 특징이다.

    이런 표현들은 고려시대 지방화된 불상 양식에서 보이는 석조보살상들의 특징이다. 어떤 연유로 인하여 파손이 되었는지 알 수 없으나 훼손된 문화재를 바라보는 마음은 안타깝다.

    근래에 사람들이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둘레길과 올레길이 인기가 높아졌다. 둘레길은 산을 따라 굽이굽이 돌아가는 길이다. 올레길은 제주의 방언으로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길이다. 임도는 산불 예방과 산림자원 육성을 위해 개설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숲을 이용한 다양한 산림레포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임도 역시 기존의 단순한 목적보다는 국민의 욕구 수요에 맞는 기능의 다양화를 요구받고 있다. 함안군에는 22개 지구 78.52km의 임도가 다양하게 개설되어 있다.

    대산리 석불을 나와 지방도로 1021번에서 입곡지구 임도를 따라가 보았다. 임도 4.47km의 길은 소나무와 잡목 그리고 가을꽃이 주는 싱그러움이 가득했다. 자연은 우리 모두가 공유해야 하고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유산이다. 임도를 자동차 없는 아름다운 둘레길로 만들고 싶다.

    (마산제일고등학교 학생부장·옛그늘문화유산답사회장)

    ☞ 여행 TIP 맛집

    △요리왕 비룡= 함안군 산인면 신산리 141-2. 김순희(☏ 055)583-8778). 정통 중국식 사천요리 풀코스 10만원(8인)·13만원(10인). 주인이 전문 중국요리사로 싼 가격에 다양한 정통 중국요리를 맛볼 수 있다.

    안주인의 후덕한 마음이 합해져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사랑채= 함안군 여항면 내곡리 146-3 윤종욱(☏ 055)585-9252). 자연이 주는 깨끗하고 편안한 느낌을 주는 곳이다. 여항산 등산길에 가볍게 찾아볼 수 있는 있는 곳이다. 일반정식: 5000원.

    다양한 신토불이 음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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