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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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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크기 줄이고 실속 키웠다, 싱글 위한 '미니 식품'

기존 식재료 버리는 게 더 많았다면
쌀, 채소, 과일 등 한번 먹을 만큼 포장된
‘소포장 제품’에 눈 돌려보자

  • 기사입력 : 2011-06-03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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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 한 뼘 크기밖에 되지 않는 미니 제품들. 왼쪽부터 250㎖ 해표 식용유, 128㎖ 백세주, 250㎖ 보니또 와인 상그리아 화이트, 보니또 와인 레드, 180㎖ 스카치블루 인터내셔널.
     


    윤고은의 소설 ‘일인용 식탁’에는 ‘혼자 밥 잘먹는 법을 가르치는 학원’에 등록하는 한 남자가 등장한다.

    남자는 고깃집에서 혼자 당당하게 고기 1인분을 구워 먹고 멋지게 소주를 들이켜는 모습을 꿈꾼다. 하지만 끝내 그는 학원 수료를 포기한다.

    학원을 다니며 그가 얻었던 것은 혼자 자유롭게 밥 먹는 법이 아니라 자기 말고도 혼자 먹는 사람이 많다는 위안이었기 때문이다.

    책을 덮으려는 찰나, 엉뚱한 의문이 고개를 쳐든다. 대체 어느 고깃집에서 땔감값도 못 찾을 고기 1인분을 내준단 말인가?

    2010년, 우리나라 1인 가구가 400만명을 돌파했다. 매년 그 수치가 0.3%씩 늘고 있다는 통계도 있다.

    목 좋은 땅엔 원룸이 우후죽순처럼 들어서고 싱글을 위한 가구와 자그마한 전자기기도 만들어진다. 음식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싱글을 위한 소포장 식품이 각광받고 있다는데. 창원 일대의 마트를 둘러보고, 싱글들의 식생활도 들어봤다.


    1인분씩 포장해 팔고 있는 생연어회와 활광어회.
    1인분 들깨 삼계탕


    ▲집에서 해먹을 때 = 쌀은 벌레가 생기기 쉬우므로 되도록 적게 사두는 것이 좋다. 마트에서는 쌀 1㎏을 3000원대에 판매 중이다.

    또 미니쌈추 10장 정도를 포장해 판매하고 있는데, 쌈추는 양배추와 배추를 교잡한 쌈채소로 쌉쌀한 맛과 달착지근 맛이 함께 느껴진다. 쌈이 먹고 싶은 날 추천한다. 900원대.

    동강낸 무도 판다. 큰 무를 길이대로 1/4 정도로 잘랐다. 6인분 정도 국을 끓일 때 남기지 않고 넣기 딱 좋을 분량이다. 900원대.

    조미료는 싱글들이 가장 난감해 하는 품목이다. 구색을 갖추자니 너무 양이 많고 음식을 만들자니 꼭 들여놓아야 할 친구들. 가판대를 잘 살펴보면 앙증맞은 크기의 조미료들이 속속들이 숨어 있다. 샘표 양조간장 150㎖가 900원대, 오뚜기 미니참기름 55㎖가 1000원대에 판매 중이다. 250㎖ 해표 식용유도 900원대에 만날 수 있다.

    당면도 소포장이 있다. 오뚜기 옛날 자른당면 100g을 1000원대에 판매한다. 4인 분량이라 한 번 잡채를 만들기에 부담 없다.

    물도 소포장 상품이 있다. 초이스엘 미니샘물 300㎖를 200원에 판매하고 있다.



    ▲간편하게 조리해서 먹을 때= 피자 1조각을 2500원에 판매한다. 레인지에 데워주기만 하면 된다. 회가 먹고 싶을 때도 걱정 없다. 노르웨이산 생연어회와 국내산 활광어회 1인분을 플라스틱 팩에 넣어 각 7000원대에 판매한다.

    손이 많이 가는 나물도 한 끼 분량을 판다. 고사리, 콩나물 등 6종류의 나물을 한 용기에 넣어 4000원대. 대상 종가집 맛김치 80g도 1000원대에 이용할 수 있다. 혼자서 두세 끼면 다 먹을 수 있을 분량이다.

    다가오는 복날, 삼계탕도 문제없다. 녹두반계탕 1팩에 6000원대. 치킨도 한 마리 시켜 반 이상 버리지 말자. 마트에서는 닭다리 2개를 넣은 팩 1개를 2000원대에 이용할 수 있다.

    과일은 싱글들이 생략하기 가장 쉬운 음식. 많이 사두면 썩혀 버리고 낱개로 사자니 가격이 부담스럽다. 하지만 걱정마시길. Dole 사과 150g에 1000원대다. 슬라이스로 봉지에 담겨 있어 바쁜 아침시간에 씻어서 잘라 먹는 수고를 덜 수 있다. 또 마트에서는 키위 2개를 한 봉지에 넣어 4000원에 판매 중이다. 여름철 마다 사기가 늘 망설여졌던 수박도 1/4 조각을 3000원대에 판매하고 있다.

    싱글의 기나긴 밤을 위한 필수 아이템인 술. 500㎖ 맥주나 미니어처 소주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으므로 그 외의 품목들을 살펴보자. 먼저 스카치블루 인터내셔널 180㎖를 9000원대에 판매 중이다. 국순당 백세주(128㎖)도 900원대에 맛볼 수도 있다. 와인도 즐길 수 있다. 국내산 보니또 와인은 상그리아 화이트·레드와 레드와인 3종이 팩에 포장돼 있다. 각각 250㎖에 2000원대. 국순당 명작 복분자주(75㎖)도 900원대. 비오는 날에 마실 막걸리도 있다. 국순당 생막걸리 240㎖ 1캔에 600원.


    한끼에 먹을 양만큼 여섯 종류를 담아 파는 나물.

    한번에 먹기 좋도록 두 개씩 포장된 키위.
     

    ■싱글들이 주는 팁

    #정두환씨(32·남·울산·자취 10년차)= 햇반을 추천한다. 발품 팔 필요없이 공동구매 사이트에서 온라인으로 값싸게 대량으로 구매할 수 있다.

    #신민걸씨(30·남·부산·자취 3년차)= 편의점에 파는 소포장 식품을 추천한다. 포도나 바나나 등 과일도 팔고 견과류도 판다. 가격이 조금 비싸지만 남기지 않아 오히려 낭비가 덜하다. 여러 종류의 김밥도 한 줄에 1000원대에 판다. 계란도 낱개로 팔아 바로바로 이용가능하다. 1개에 200원대.

    #김은지씨(27·여·서울·자취 7년차)= 혼자 가끔 별미도 먹는다. 마트에 개당 400원대 초밥을 판다. 스파게티나 죽도 1인분 레트르토 제품으로 데워 먹을 수 있다. 2000~5000원대.

    #이지연씨(27·여·부산·자취 4년차)= 채소는 곰팡이가 피거나 시들해지기 쉽다. 마늘은 다져서, 파는 송송 썰어 용기에 담아 냉동고에 얼려두면 오래 두고 사용하기 좋다.

    마지막으로 싱글들이 귀띔해주는 팁 하나. 저렴한 소포장 식품을 찾아 헤매는 시간과 수고를 덜기 위해서는 집 근처의 쌀집 아저씨, 과일가게 총각, 반찬가게 아주머니와 돈독한 인적 네트워크를 쌓는 것도 싱글들의 ‘일인용 식탁’을 풍성하게 해 줄 비법이란다.

    글=김유경기자 bora@knnews.co.kr

    사진=김승권기자 sk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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