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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남강댐 물 부산공급’ 감성적 접근으론 불가능- 강진태(사회2부 국장)

  • 기사입력 : 2015-09-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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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부산시 상수도사업본부가 진주에 사무실을 설치한다는 계획이 알려지면서 남강댐 물 부산공급 문제가 재점화됐다.

    진주사무실 설치는 남강댐 물 공급의 필요성을 알리고 지역 주민들의 요구를 청취한다는 생각인 것으로 보이지만, 무엇보다도 남강댐 물을 식수로 공급하는 사업을 더는 미룰 수 없다는 시급함에서 나온 조치로 해석된다.

    부산시는 같은 시기에 지역언론을 통해 부산권 광역상수도 사업의 가장 큰 난제가 경남주민들의 반대로, 조사 결과 진주 남강댐의 수위를 높이지 않아도 평상시 유량으로 부산, 창원, 양산 등에 하루 65만t의 물공급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부산시는 이번에도 그동안 서부경남지역 주민들이 요구해 온 과학적인 근거, 즉 댐 유역주민들의 안전문제를 비롯한 남강댐 물 활용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 등은 제시하지 않고 수년 전부터 해오던 감성적인 방법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

    남강댐 물 공급 문제는 감성의 문제가 아닌 과학적인 데이터의 문제인데도 부산시는 반대여론을 설득할 만한 어떤 근거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단언컨대 지금과 같은 접근으로는 절대 물을 가져갈 수 없다. 진양호에는 연 21억t의 물이 유입되지만 접시 모양을 하고 있는 호수의 특성상 담아놓을 수 있는 수량은 3억t에 불과하다.

    부산시가 주장하고 있는 하루 65만t의 여유량은 상시 확보하기도 어렵지만, 현재의 관리 수위를 크게 높여야 하기 때문에 최근 빈번하게 발생하는 기상재해에 대비할 수 없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200년 빈도의 기상재해를 기준으로 설계된 남강댐은 매미, 루사 등의 대형 태풍이 왔을 때 설계기준을 넘어선 유량이 유입되면서 엄청난 위기를 겪은 적이 있다. 댐 관계자들도 크게 긴장한 이때 사천만으로 설계용량의 2배 가까이 방류를 하면서 위기를 모면한 적이 있지만, 때문에 댐 하류 주민들은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이런 댐의 특성과 팩트를 연구하지 않고 발생량, 사용량, 공급가능량 등의 단순 수치만으로 부산으로 물을 가져가겠다는 발상은 영원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낙동강 수질 악화 등을 고려할 때 부산시 입장도 이해된다. 서부경남 주민들도 공공재인 물을 나눠 먹는 것에 토를 달 수 없다. 하지만 수많은 주민들이 댐으로 인해 고통받은 점을 감안하면 보다 과학적인 데이터를 근거로 하는 안전이 담보돼야 한다.

    물공급을 성사시키고 싶다면 지금까지의 모든 방법을 버리고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접근하기를 부산시에 충고한다. 그것도 순서가 있다. 같은 낙동강물을 먹는 함안, 창원, 김해 등 경남지역 공급이 우선되고 나서다.

    강진태 (사회2부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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