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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22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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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풍요로운 이 계절에 행복이 가득했으면- 권영수(전 마산운수㈜ 관리상무)

  • 기사입력 : 2022-09-06 19: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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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는 이상적인 기상이변으로 폭우와 폭염이 계속됐다. 그토록 뜨겁게 달구던 폭염도 9월을 맞이하니,아침 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가을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그러고 보니 추석이 코앞에 바짝 다가왔다. 밤이면 귀뚜라미들이 가을이 왔음을 알리기 위해 귀뜨르 귀뜨르 밤새도록 가을을 노래하고 있다. 그러나 매미는 가을이 왔는데도 아직도 떠날 준비를 않고 있는 것 같다.

    이제 내일 모래면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 연휴가 시작된다. 올해는 추석이 예년보다 일찍 찾아오고 과일들도 빨갛게 잘 익어 자태를 뽐내고 있다. 그러나 가을 들판엔 벼가 누렇게 익기엔 조금 더 시간이 지나야 될 것 같다. 그 누군가가 말했듯이 오곡백과(五穀百果)가 풍성한 가을을 일컬어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이라고 했다. 이를 풀이하면 하늘이 높고 말이 살찐다는 뜻이다. 그래서 천고마비는 넉넉한 가을에 대해 긍정의 표현을 하고 있다.

    이와 같은 어원(語原)에 대해 여러 가지 설(說)이 나돌고 있다. 하늘은 높고 말이 살찌는 동안 한가롭게 쉬는 사이 북방(北方)에서 오랑캐들이 쳐들어 온다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한 흉노(匈奴)의 노략질에 대한 중국변방(中國邊方) 백성들의 삶의 애환과 고통의 절박한 심정이 가슴 아픈 사연을 담은 얘기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많은 세월이 지나면서 오곡백과가 풍성한 가을이면 마음이 풍요로워진다는 의미로 회자되고 있다. 요즘 높아진 구름을 향해 자꾸 눈길이 간다. 한껏 높이 떠 곱게 열린 청량한 바다 위에 구름 신세계가 떼를 지어 변화 무쌍한 모양으로 그려진다. 어느 종교에서는 태어나는 것은 한조각 구름이라 하고 죽는 것은 한조각 구름이 쓰러지는 것과 같아 인생은 뜬구름과 같다고 했다. 자기 도취에 빠진 듯 꿈 덩어리처럼 퍼져가는 가을 하늘의 양떼 같은 구름을 보면 굳어진 마음에 잠재워진 소망을 끌어주는 것만 같다. 가을은 비(雨)처럼 그렇게 각자의 가슴속에 스며들고 있다. 특히 청춘남녀(靑春男女)들은 가슴속에 담아둔 누군가를 생각하면 두근거리는 이유들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천고마비는 지난 여름 폭염(暴炎)을 몰아내 준 고마운 섭리(攝理)이며 나아가 대자연의 섭리는 진리(眞理)와 이치를 깨닫게 하고 있다. 이제 한 달쯤 지나면 숲의 나무가 자연의 질서에 순응(順應)하며 주신 그대로 붉음과 노랑으로 각자의 오색찬란(五色燦爛)한 옷으로 갈아입고 자태를 뽑내며 길손들을 유혹할 것이다.

    가을은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리게 하는 갈대의 순정이라 했던가.

    오만가지 생각 따라 흔들리는 마음의 본질(本質)을 따라 어디론가 발길 닿는 데마다 머물게 한다. 미완(未完)의 그림조차 완성(完成)하고 싶은 마음 영혼(靈魂)이 지배(支配)하고 있다. 이처럼 가을은 우주만물(宇宙萬物)의 대자연이 주는 풍요와 함께 모든 이의 가슴속에 풍요와 행복이 가득 채워지길 기대해 본다.

    권영수(전 마산운수㈜ 관리상무)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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