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30일 (화)
전체메뉴

[경제인칼럼] 창원의 미래 50년을 준비할 때- 박병규(한국산업단지공단 경남지역본부장)

  • 기사입력 : 2023-04-09 19:36:57
  •   

  • 창원대로변 한옥풍의 독특한 건물인 우리 공단 경남본부 청사에는 눈에 띄는 글귀가 있다. 그것은 입구에 걸려 있는 ‘조국 근대화(祖國 近代化)의 기수(旗手)’이다. 청사는 1976년 6월에 준공되었는데 당시 이곳에서는 창원국가산업단지(이하 창원산단)가 한창 조성되고 있었다. 이 글귀에는 창원산단이 기계산업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경제 성장을 앞장서길 염원하는 마음이 담겨 있을 것이다.

    당시 정부는 경제개발계획의 방향을 중화학 공업 육성으로 설정하고 1974년 4월1일 이 일대를 산업기지개발구역으로 지정했다. 이 지역에 산업단지를 건설하게 된 것은 입지 여건이 우수했기 때문인데, 주변 도시와 교통이 원활했고 철도분기점일 뿐만 아니라 임해부에는 항만 축조도 가능했다. 또한, 구릉에 둘러싸인 분지와 그 안에 약 5000ha의 평야는 광활한 산업 용지를 제공해 주었다

    창원산단 건설계획에는 단순한 산업용지 개발이 아닌 미래 고도기술 산업사회에 알맞은 산업도시로 건설하기 위해 온갖 지혜가 동원되었는데, 이는 창원대로를 중심으로 실현되었다. 창원의 대동맥인 창원대로는 폭 50m, 길이 13.8km의 동양 최장의 도로로써 산업단지와 주거지역을 구분해 놓았고, 대로와 접한 면에 교육단지와 연구시설(재료연, 전기연 등), 지원시설 등을 배치해 산업도시의 중추 기능을 갖게 하였다. 또한, 건설 초기부터 기계산업을 선도할 주역인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건설자금 저리 지원, 세금 감면, 정부 주도 국내-외국기업 합작투자 알선, 외국 경제사절 및 기업 대상 투자설명회 등)은 ‘창원기지 러시’를 유발해 주요 대기업들이 창원국가산업단지에 터를 잡는 계기가 되었고, 여기에 더해 대기업 협력사와 중소기업을 위한 차룡단지·하구단지 등의 추가 건설은 대기업과 협력사, 중소기업이 상생하는 기계산업 생태계의 기반을 제공해 주었다.

    1974년12월 입주기업의 첫 가동을 시작으로 창원산단은 본격 개화하기 시작했다. 이후 1980년대는 제2차 석유파동으로 인한 홍역을 앓다 3저 호황에 따른 무역흑자 원년을 맞이하기도 했으며, 1990년대는 IMF 외환위기에도 연평균 20% 이상 성장했다. 또한, 2000년대는 이곳을 첨단기계 클러스터로 육성하기 위한 클러스터사업이 추진됐고 2010년대는 혁신산업단지와 스마트그린 선도산업단지로 지정되어 경쟁력 강화를 계속하고 있다.

    창원산단은 경제 성장의 기수로서 반세기동안 쉼 없이 달려왔다. 그 과정에서 창원시는 인구 100만의 경남 최대의 도시가 되었고, 창원산단은 2021년 기준 창원시 제조업 생산의 85.7%, 고용의 79.5%를 담당할 뿐만 아니라 경남 제조업 생산의 36.8%, 고용의 38.6%를 차지하는 등 지역 경제의 핵심이 되었다.

    내년 4월이 되면 창원산단이 50주년을 맞이한다. 사람은 나이가 들면 쇠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산업단지는 적절한 정책지원만 뒷받침된다면 멈추지 않는 시간 속에서도 꼿꼿함을 유지한 채,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최근 제2국가산업단지 조성계획이 확정되면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이러한 시점에서 창원산단의 발전사를 조명해본 것은 이곳이 창원의 과거이자 현재이며 미래이기 때문이다. 1974년에 수립된 계획이 지금의 창원을 만든 것처럼 우리도 혜안을 가지고 미래 50년 청사진을 준비할 때이다.

    박병규(한국산업단지공단 경남지역본부장)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