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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30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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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인칼럼] 규제혁신, 미생에서 아름다운 완성을 그리다- 김종민(경남지방조달청장)

  • 기사입력 : 2023-04-16 19: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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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래전 ‘미생’이라는 드라마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때가 있었다. 미생은 바둑용어로 집이나 대마가 아직 완전하게 살아있지 않은 상태를 가리키는데, 완생할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마찬가지로 공공분야에서도 미생으로 살아가며 완생을 향해 끊임없이 나아가는 것이 있다. 바로 ‘규제혁신’이다.

    규제혁신은 정부가 특정한 행정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거나 의무를 부과하던 규제를 전면적으로 개혁함으로써 행정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이고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그 목적이 있다.

    한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 규제혁신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이처럼 규제혁신은 현시대의 숙제이며, 정보통신기술(ICT)의 급격한 발달에 따라 진화 속도 또한 빨라지고 있다.

    공공조달은 52만개 기업과 6만3000개의 공공기관이 참여하는 184조 규모의 거대한 시장으로, 국가경쟁력의 한 기둥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규제혁신 분야의 경우 주요 선진국들의 흐름과는 사뭇 달랐다.

    미국, 영국, 캐나다 등 주요 선진국들은 공공조달을 국가 정책수단으로서 적극 활용하는 전략적 조달(SPP)로 본격화했다. 반면 우리나라 공공기관들의 전략적 활용은 매우 제한적이었고, 비효율과 불합리한 조달 관행은 매번 규제혁신의 대상이 되어 왔다.

    이에 최근 조달청은 규제에 포함된 불완전·불합리 요인들을 완생으로 이끌려는 시도를 해 주목받았다. 지난해 7월 규제혁신위원회 발족을 시작으로 올해 2월 부총리 주재 경제규제혁신TF에서 규제혁신 138개 과제를 확정했다. 이번 규제혁신을 위해 현장·체감·대안이라는 3대 원칙을 수립하고, 경제활력 회복과 혁신성장을 목표로 세웠다.

    규제혁신 138개의 과제는 크게 7개 분야로 나눌 수 있다. 그중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의 개선이 대표적이다. 평소 기업과 공공기관이 불편해했던 사안에 대해 △혁신제품 종합쇼핑몰 등록 확대 △납품연장 횟수 제한 해제 △중간점검 시험성적서 제출 폐지 등 37개 과제를 통해 개선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혁신제품 제도개선, 기술개발 및 벤처기업 등 우대제도 개선, 공사제도 합리화 및 편의성 제고, 공공입찰 개선 등 기타 규제혁신으로 민간중심의 역동경제가 실현될 수 있도록 핵심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여기에 발맞춰 경남조달청에서도 적극적인 규제개선 과제 발굴을 위해 조달현장의 목소리에 더욱 집중하기로 했다. 기존 납품검사 체계에서 기업들의 조달제도에 대한 건의사항을 들을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함으로써 지속적인 규제개선 과제 발굴을 기대하고 있다.

    규제혁신이라는 것은 완성의 개념이 있을 수 없다.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혁신적인 새로운 기술이 끊임없이 세상으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술을 이용한 기업 덕분에 국민들의 삶은 보다 실용적이고 편리한 방향으로 진일보해나간다. 조달청에서는 내천의 물이 자연스레 바다로 흘러가듯, 적절한 시기에 기업성장에 방해가 되는 장애물을 제거하는 역할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사전에 기업과 공공기관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반영해야 한다. 그래야만 규제혁신이라는 이름의 미생에서 아름다운 완성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김종민(경남지방조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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