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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울산 ‘기업인 조형물 건립사업’ 오리무중- 박진우(부산울산 본부장)

  • 기사입력 : 2023-06-18 19:4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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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산시가 추진 중인 ‘기업인 조형물 건립사업’ 때문에 울산이 시끄럽다.

    시의 해당 사업 계획을 살펴보면 국가와 울산경제를 빛낸 ‘위대한 기업인’의 거대 조형물을 울주군 언양읍 일원 약 4만여㎡의 야산에 내년 8월 준공 목표로 건립할 계획이다. 워싱턴, 링컨 등 미국 대통령 4명의 얼굴을 큰 바위에 새긴 미국의 사우스다코타주 러시모어산 정상에 위치한 조각상처럼 만들어 기업인의 업적을 기리겠다는 것이다. 대상인물로는 울산에 많은 기업을 설립한 현대 정주영 회장, 삼성 이병철 회장을 비롯해 울산 출신 신격호 롯데 회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사업비는 부지 매입 50억원, 조형물 제작·설치 200억원 등 총 250억원으로 알려졌다.

    시는 산업도시 울산을 이끈 기업인을 예우해 줄 필요가 있고 해당기업의 탈울산 방지는 물론 지역 신규 기업유치에 도움이 되는 만큼 충분한 투자가치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달 해당 사업이 발표된 후 지역에서는 찬반양론이 뜨겁게 맞섰다. 울산상공회의소 등 경제인단체와 일부 시민사회단체는 환영의 뜻을 비췄다.

    이들은 울산을 빛낸 기업인을 널리 알리고 기업가 정신을 계승해 후대에 본보기가 될 뿐만 아니라 울산에 대한 연고의식을 높여 기업의 이탈을 막고 재투자를 통한 일자리 창출과 인구유입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반면 야당과 대기업 노조, 일부 시민사회단체에서는 즉각 반발하며 사업 추진 중단을 요구했다.

    대상 인물로 알려진 이들 기업인이 자신의 부를 축적한 것 외에 지역에 무엇을 기여했냐며 이번 사업을 조성하면 기업인 우상화로 비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렇듯 찬반양론이 뜨거운 가운데 지난 15일 울산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는 시가 제출한 ‘위대한 기업인 기념사업 예산안’ 총예산 250억원 중 부지매입비 50억원을 제외하고 조형물 설치사업비 200억원을 전액 삭감했다.

    삭감으로 인해 자칫 사업이 무산된 것처럼 보이지만 부지매입비 50억원은 그대로 남아있기에 사업 진행 가능성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는 셈이다.

    불씨가 살아 있는 가운데 시가 불을 다시 지피려면 지역 공감대 형성이 더 필요해 보인다.

    만약 여론이 쪼개진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사업이 진행되면 해당 조형물이 울산을 오가는 많은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게 될 것이 뻔한데 과연 어떠한 말들이 나올지 시는 좀 더 고민해 보았으면 한다.

    울산 최대 이슈로 부상한 ‘기업인 조형물 건립사업’ 진행 여부가 어떻게 될지 주목된다.

    박진우(부산울산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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