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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2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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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병원 응급실에 경증환자가 절반 이상이라니

  • 기사입력 : 2023-06-18 19:4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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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본지는 지난 13일자 사설을 통해 ‘응급센터 지원 강화해 ‘응급실 뺑뺑이’ 막아야 한다’는 논지를 밝혔다. 생명이 위급한 중증 환자들이 응급처치를 받아야 함에도 응급실에 전문의사가 없어 이 병원, 저 병원 옮겨 다니다가 결국 숨지는 응급실 뺑뺑이 사망사건이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논지였다. 119구급차에 실려 응급실을 찾아 다니는 중증 환자들은 한 방울의 수혈도, 한 모금의 산소도 절실한 절체절명의 위급한 상황이다. 그런데 21세기 의료선진국 대한민국에서 응급병실을 찾아 여기저기 떠돌다 사망하는 게 현실이라면 국제사회에 납득이 어려운 우리 의료 자화상을 보여주는 부끄러운 일이다.

    중증 위급환자들의 응급실 뺑뺑이가 발생하는 원인의 첫 번째가 응급실에 전문의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소방청 자료를 보면 지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전국적으로 총 3만7218건의 ‘응급실 뺑뺑이’가 발생했고, 도내에서도 총 1348건의 재이송이 발생해 많은 응급환자들이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었을 것이다. 도내 응급실의 전문의 부재는 646건에 달했다고 한다. 부족한 의료인력을 충원하는 문제는 전반적인 의료정책과 맞물린 측면이 많아 손을 쉽게 댈 수 없는 어려움도 있다. 그래서 환자들로부터 인기 많은 진료과목에 의사들이 몰리는 현상도 탓할 수만 없어 필수 의료분야 인력 확보 방안은 의료보건당국의 큰 숙제이다.

    하지만 응급실 뺑뺑이 발생의 두 번째 원인으로 지목된 응급실 병상부족 현상은 복잡한 함수관계가 있어 보인다. 본지가 취재한 기사에 의하면 도내 병원의 응급실을 찾는 환자의 절반 이상이 경증환자이다. 국립중앙의료원의 2021년 통계연보에는 도내 응급실에서 경증환자군으로 분류된 4~5등급 환자군이 54.9%였다는 것이다. 그럼 경증환자들이 자동차를 이용해 왜 응급실로 직행하는지는 심각하게 분석해야 한다. 몸의 아픔에 경중이 없지만, 장애인주차구역을 반드시 비워 놓듯이 응급실 병상도 중증환자용으로 일정 부분 비워 둘 필요도 있어 보인다. 더욱이 응급실 치료에 더 많은 보험금이 지급되는 부분도 이번 기회에 분석해 볼 사안이라는 지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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