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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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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형 미래교육 살펴보기] (3) 아이톡톡·아이북 초등수업 체험

손으로 그리던 그림, 이젠 스마트하게 그린다

  • 기사입력 : 2023-06-20 21:2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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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해 관동초 ‘만화와 애니메이션’ 수업
    에듀테크 ‘투닝’ 활용해 만화그리기
    선생님 설명 화면에 실시간으로 표시
    아이북 없이 스마트폰으로도 실력 뽐내
    문구 추가 등 AI 스토리텔링도 가능


    지난 16일 오후 김해 관동초등학교 AI 교실. 수업시간이 되자 6학년 11반 학생 20명이 삼삼오오 모여 교실로 찾아온다.

    이현석(30) 선생님은 이날 ‘아이톡톡’을 활용해 수업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이번 수업 시간은 미술시간이다. 그런데 뭔가 아이들의 모습이 어색했다. 미술수업에 필요한 물감이나 붓, 팔레트 등 교구가 눈에 띄지 않는다. 대신 아이들은 한 손에 작은 PC를 가지고 수업에 참여했다. 이른바 ‘아이북’. 태블릿PC와 노트북의 기능이 결합된 스마트 기기다. 아이톡톡과 아이북, 에듀테크 등 용어가 다소 어렵게 느껴졌을지도 모르겠다. 쉽게 말해 아이북은 스마트 기기, 아이톡톡은 소프트웨어, 에듀테크는 수업에 사용하는 도구 프로그램 정도로 이해하면 되겠다.

    김해관동초 학생들이 ‘아이톡톡’을 활용한 수업을 하고 있다.
    김해관동초 학생들이 ‘아이톡톡’을 활용한 수업을 하고 있다.

    이날 수업 주제는 ‘만화와 애니메이션’으로, 아이톡톡 계정과 연계되는 ‘투닝’ 사이트에서 학교폭력 예방, 교통안전, 정보통신윤리 관련 만화 만들기를 아이들에게 과제로 제시했다.

    선생님은 먼저 만화와 애니메이션에 대한 설명과 이해를 위해 디지털 교과서를 화면에 띄웠다. 아이들도 선생님의 안내에 따라 능숙하게 아이톡톡을 통해 톡톡 클래스를 실행하고 디지털 교과서를 열었다. 그리고 선생님이 준비한 미술 교과서 콘텐츠를 화면에 띄웠다.

    특이한 점은 아이북을 사용하지 않아도 스마트폰으로도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날 3~4명의 아이는 아이북이 없이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접속해 수업을 했다. 이는 아이톡톡이 네이버의 웨일 브라우저를 활용해 구축한 플랫폼으로 기기의 종류에 영향을 받지 않는 장점이기도 하다.

    선생님이 수업을 시작하자 아이들은 화면에 집중했다. 선생님이 스마트 펜을 이용해 디지털 교과서에 필기해주면서 설명하니 아이들의 아이북 화면에도 실시간으로 표시가 됐다.

    일반 수업과 달리 아이북을 활용한 수업이라 다소 산만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아이들은 오히려 수업에 더욱 집중했다. 이 디지털 교과서는 단순히 그림과 글자가 아닌 영상도 볼 수 있다. ‘핀’이라는 기능을 사용한 것이다. 선생님이 교과서에 ‘핀’ 기능을 활용해 영상이나 이미지, 메모, 링크 주소 등을 곳곳에 첨부해 놓으면 아이들도 클릭해서 볼 수 있다.

    그렇게 이론 수업을 끝내고 아이들은 아이톡톡과 연계된 ‘투닝’이라는 사이트를 이용해 자신이 정한 주제에 맞는 만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샘플 이미지와 자신이 생각했던 문구를 추가하고, AI의 도움을 받으면서 스토리를 짜거나 혹은 자신이 스마트 펜이나 손으로 아이북 화면을 터치하면서 직접 그리는 등 자유롭게 그림 실력을 뽐냈다. 때로는 선생님께 질문도 하면서 수업은 진행됐다.

    잠시 뒤 아이들에게 내줬던 과제가 완성됐는지 속속들이 화면상으로 표시가 됐다. 이른바 ‘톡톡 클래스 과제방’이다. 예전 같으면 스케치북이나 종이로 제출했어야 하는 장면이다. 이렇게 올라온 과제는 아이들이 자신의 자리에서 아이북으로 실시간 확인도 가능했다. 이윽고 한 학생이 완성한 만화 여러 컷이 올라오고, 선생님과 아이들은 이 만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길거리에서 장난을 치다가 교통사고가 난다는 내용으로 발상이 독특했다. 화면에 “잡히면 죽는다”라며 장난을 치는 장면이 나오자 아이들은 한마디씩 한다. “안 잡혀도 죽는데?”라며 공감하며 웃었다. 또 “마지막 쓰러진 장면에서 피를 표현한 것은 좀 자극적이다”라고 조언하는 등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이렇게 자신의 아이북, 혹은 교실 앞에 비추고 있는 화면을 통해 제출된 과제를 보고 좀 더 보완해야 할 부분, 그리고 재미있는 부분과 인상 깊은 내용 등에 대해 아이들과 선생님은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과제가 제출된 게시물에는 별도로 댓글 등을 달 수 있는 기능도 있었다. 각자의 의견도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처럼 줄줄이 달 수 있어 인상 깊었다. 아이들은 이런 SNS 소통에 익숙해서인지 거리낌 없이 자신의 의견이나 격려의 메시지를 달았다. 이 과제를 비롯한 관련 내용 등은 모두 교사에게 전송돼 기록으로 남게 된다. 이날 미완성된 작품은 다음에 다시 불러와 작업을 이어갈 수 있다고 선생님은 설명했다.

    예전의 방식으로 수업을 받았던 세대로서 이번 수업은 아주 생소하면서도 신선한 경험이었다. 그렇다고 아이들은 아이북을 함부로 다루지도 않았다. 유해 콘텐츠는 차단되고 오로지 학습 프로그램만 활용할 수 있도록 아이북이 설정돼 있기 때문에 혹시나 아이북으로 딴짓을 하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도 이날 해소가 됐다.


    “진화하는 아이톡톡 활용, 결국 선생님들의 몫”

    /인터뷰/ 이현석 김해 관동초 교사

    이현석 김해 관동초 교사
    이현석 김해 관동초 교사

    이날 수업을 진행한 이현석 교사는코로나 직후부터 교직 생활을 시작했고, ‘아이톡톡’을 선도적으로 사용해왔다.

    △기존 수업과 아이톡톡으로 수업 해보니 어떤지.

    -결국은 이런 느낌이다. 한지로 수업하다 교과서가 생기고, 프린트가 생기고, 영상을 볼 수 있게 됐고 그런 디지털 기술의 발전 및 도입 과정을 체감하게 됐다. 아이톡톡 활용 수업을 자주 해왔지만, 대면이 당연히 좋긴 하다. 어떻게 활용할지는 결국 교육 현장에서 전문가 선생님들의 몫이다.

    △아이톡톡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아이톡톡은 스마트폰에서도 연동이 잘 되고, 아이들은 어디서든 접속할 수 있어 매력적이다. 좀 더 긍정적으로 바라봤으면 좋겠다. 아직 부담스러워하시는 분들도 분명히 있지만 취지가 좋고 목적이 같다면 좋은 것이 아닌가 싶다.

    △교육 방식이 바뀌는 과정에서 교사가 됐는데, 예전과 다르게 기대되는 점이 있다면.

    -코로나로 원격수업이 불가피해지면서 학교에 모니터와 카메라, 무선 인터넷망이 빠르게 보급됐다. 이런 방향으로 지원이 늘면서 교사가 할 수 있는 것이 늘었다. 이 정도로 발전하는 데 4년이 걸렸다. 곧바로 아이톡톡 플랫폼이 도입되면서 불편한 점이 있었지만 이제는 많이 개선돼 만족스럽다.

    △결국 학생들이 중요한데, 예전 학생들과 지금 시스템을 접한 학생들과 달라진 점이 있나.

    -3년 전 처음 원격수업을 할 때는 디지털 기술에 매우 약했었던 것 같다. 최근에는 영상을 만들어보자고 하면 자기가 쓰던 프로그램 등을 써도 되냐며 3~4명이 나서기도 한다. 스마트 기기에 매우 능숙한 세대들이 벌써 이만큼 성장한 것이다. 학습도 잘 따라오고. 살짝 가르쳐 줘도 학생들이 알아서 프로그램을 잘 활용했다.

    △아이톡톡, 플랫폼에 대해 느낀 점이나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아이톡톡, 잘하고 있으니까 잘 부탁드린다. 모두에게 응원을 하고 싶다. 처음에는 기본적인 기능만 있었지만 교육과정 만드는 기능도 추가됐다. 현장서 필요한 것과 기타 요구사항 등을 다 담고 있다. 많이 썼으면 좋겠다. 같이 발전하고 같이 나아가서 경남교육의 발전을, 그리고 우리나라 교육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싶다.

    글·사진= 이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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