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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30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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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형 미래교육 살펴보기] (4) 아이톡톡·아이북 활용 중등수업

실시간 의견 수렴부터 집계까지…‘종이 없는 교실’ 실현
마산 양덕여중 ‘안락사 합법화’ 주제
온라인-오프라인 연계 찬반토론

  • 기사입력 : 2023-06-28 08: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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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22일 오후 2시 40분 마산 양덕여중 1층 한빛누리 학생회실. 3학년 5반 학생 23명이 모여 토론을 준비하고 있었다. 수업 주제는 ’민주시민으로서 일상적 삶, 학교 공동체, 지역사회, 세계 관련 의제에 대한 토론하기’.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안락사 합법화’에 대한 찬반 토론이다.

    이희정(44) 선생님은 먼저 아이들의 분위기를 파악했다. ‘슬라이도(www.slido.com)’ 앱을 통해 현재 아이들의 기분과 토론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에 대해 실시간으로 의견을 수렴했다. ‘슬라이도’는 실시간 상호작용 소통 도구로 다수의 의견을 실시간으로 수렴할 때 유용해 보였다. 실제 이를 통해 아이들이 수업을 하는 데 있어 좀 더 필요로 하는 부분을 파악하고 도와줄 수 있다고 선생님은 설명했다.

    지난 22일 마산 양덕여중 1층 한빛누리 학생회실에서 학생들이 ‘안락사 합법화’에 대한 찬반 토론을 벌이고 있다.
    지난 22일 마산 양덕여중 1층 한빛누리 학생회실에서 학생들이 ‘안락사 합법화’에 대한 찬반 토론을 벌이고 있다.

    아이북(스마트 단말기)을 통해 관련 QR코드를 찍고 웹사이트에 들어가 자신의 의견이나 기분을 실시간으로 체크했다. 그러자 학생들 대다수는 이번 토론 수업에 있어 가장 어려운 부분에 대해 ‘반론과 반박’이라고 답했다. 물론 누가 어떤 답변을 했는지는 표시되지 않았다. 결과는 실시간으로 화면에 고스란히 공개됐다.

    이어 본격적인 토론이 시작됐다. 가운데 좌석에는 사회자와 함께 찬성과 반대 입장의 토론자 등 총 5명이 서로를 마주 보며 자리했다. 이후 톡톡 클래스 과제방에 공유된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화면에 띄우고 설명하기 시작했다. 아이톡톡(빅데이터·AI 기반의 교육지원 프로그램)과 아이북을 활용한 블랜디드(온라인-오프라인 연계) 수업이다.

    지난 22일 마산 양덕여중 1층 한빛누리 학생회실에서 학생들이 ‘안락사 합법화’에 대한 찬반 토론을 벌이고 있다.
    지난 22일 마산 양덕여중 1층 한빛누리 학생회실에서 학생들이 ‘안락사 합법화’에 대한 찬반 토론을 벌이고 있다.

    이날 학생들은 ‘안락사 합법화’에 대해 찬반으로 모둠을 나눴다. 이후 각자가 준비한 데이터와 근거 자료로 만든 프레젠테이션 문서를 통해 정해진 시간에 맞춰 모둠별로 입장을 설명했다. 물론 사회자는 발표 시간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서로 공정한 입장에서 토론을 진행시켰다. 사회자와 토론자 외에도 18명의 배심원이 주변에 자리해 아이북으로 자료를 공유하면서 토론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단순히 찬반 토론을 벗어나 그 이외의 학생들에게도 배심원이라는 역할을 부여해 수업의 집중도를 높인 것이다. 학생들은 각자 주장에 대해 설명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공감의 뜻을 나타내기도 했으며, 옆에 친구들과 의견을 교환하면서 수업에 진지하게 임했다.

    지난 22일 마산 양덕여중 1층 한빛누리 학생회실에서 학생들이 ‘안락사 합법화’에 대한 찬반 토론을 벌이고 있다./이민영 기자/
    지난 22일 마산 양덕여중 1층 한빛누리 학생회실에서 학생들이 ‘안락사 합법화’에 대한 찬반 토론을 벌이고 있다./이민영 기자/

    그렇게 토론의 시간이 끝나고 드디어 결정의 시간이 다가왔다. 토론을 진행했던 학생들도 이 순간만큼은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그만큼 자신의 의견을 얼마나 잘 주장했는지, 설득을 잘했는지 판가름 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찬반을 가리는 일 또한 예전 같으면 일일이 인원을 세거나 투표지를 집계하는 등의 과정을 거쳐야 했다. 또 의견을 취합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의견이 노출되기도 해 서로 눈치를 보기도 했었다. 그러나 이날만큼은 뭔가 달랐다. 학생들은 플리커스(www.plickers.com) 앱을 이용한 카드를 준비했다. ‘플리커스’란 학생들의 답변을 취합해 결과를 바로 확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보통은 스마트폰이나 기타 버튼이 장착된 도구를 떠올릴 수 있겠지만 이 프로그램은 스마트폰을 이용해 어딘가 접속하지 않아도 되고, 그렇다고 별도의 장비도 필요하지 않았다. 대신 플리커스 앱에서 인식할 수 있는 QR코드 형식의 종이 카드만 있으면 집계할 수 있다. 토론이 끝난 후 선생님은 플리커스 앱을 통해 미리 찬반을 나눠 질문을 만들었다. 또 학생들은 미리 답변 카드를 종이에 출력해 공책에 붙여놨다. 이후 선생님은 관련 질문이 표시된 화면을 교실 앞에 띄웠고 이어서 학생들에게 찬반 의견을 물어본 후 답변 카드를 들게 했다. 그런데 순식간에 찬반 의견이 집계됐다. 학생들이 답변 카드를 들자 선생님은 스마트폰으로 살짝 비추기만 했는데 순식간에 결과가 나왔다.

    지난 22일 마산 양덕여중 1층 한빛누리 학생회실에서 학생들이 ‘안락사 합법화’에 대한 찬반 토론을 벌이고 있다./이민영 기자/
    지난 22일 마산 양덕여중 1층 한빛누리 학생회실에서 학생들이 ‘안락사 합법화’에 대한 찬반 토론을 벌이고 있다./이민영 기자/

    이날 토론 결과는 어땠을까. 공교롭게도 9대 9로 찬성과 반대 의견이 팽팽하게 나왔다. 학생들도 놀랐다는 듯 서로를 쳐다보며 신기하다는 반응이다. 수업을 마무리하면서 배운점과 느낀점 그리고 향후 이런 과정에 있어 어떻게 임해 나갈지 등에 대해 학생들은 메모를 실시간으로 댓글같이 공유하면서 자신을 성찰하는 시간도 가졌다. 수업은 기존 오프라인 수업처럼 책과 필기구를 지참하지 않아도 아무런 문제 없이 진행됐다. 수업 결과 또한 아이톡톡 시스템에 저장되면서 교사는 부가적인 업무 없이 아이들의 수업 및 수행 과정에 대한 결과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2일 마산 양덕여중 1층 한빛누리 학생회실에서 학생들이 ‘안락사 합법화’에 대한 찬반 토론을 벌이고 있다./이민영 기자/
    지난 22일 마산 양덕여중 1층 한빛누리 학생회실에서 학생들이 ‘안락사 합법화’에 대한 찬반 토론을 벌이고 있다./이민영 기자/

    이날은 타 학교 교사들도 자리했다. 사실상 이날은 공개수업을 통한 수업 나눔의 자리였다. 10여명의 교사가 참관해 수업 과정을 같이 지켜봤다. 슬라이도를 이용한 실시간 의견수렴 과정에서부터 전반적인 수업의 진행 과정에 대해 세밀하게 관찰했다. 이날 수업을 참관한 교사들은 수업 과정에서 사용된 에듀테크 프로그램 등에 많은 관심을 나타냈다. 실시간으로 준비한 질문에 대한 답변 집계는 물론 스마트 기기에 의존하지 않는 의견수렴 기법도 이날 소개되면서 관심을 모았다. 특히 플리커스를 이용한 학생들의 실시간 의견 집계 모습에 적잖이 놀란 눈치다. 한 교사는 “수업을 보면서 꽤 흥미로웠다”며 “제 수업에도 관련 기술이나 프로그램을 결합해 응용해 봐야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남교육청은 아이톡톡 관련 시스템의 적극적인 활용을 위해 수업나눔교사제를 운영하고 있다. 26일 현재 수석교사 및 교사 101명이 참여해 공개수업을 113회 실시했고 프로그램을 참관한 교원은 1000명에 이른다. 경남교육청은 지속적인 미래 교육 수업 혁신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인터뷰] 이희정 마산양덕여중 교사

    “창의적 학습 가능한 아이톡톡, 맞춤형 교육 적극 활용해야”


    아이톡톡과 에듀테크를 활용한 수업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는 마산 양덕여중 이희정 교사는 최근 에듀테크 활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수업방식은 보다 진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수업방식에 있어 큰 변화를 겪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수업에서의 에듀테크 활용에 대한 관심과 활용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교사들은 비대면 교육에서 수업의 질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시스템과 디지털 도구들을 습득해 적용하려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다만 그것이 포스트 코로나 시기를 맞아 원래의 교수학습 방식으로 회귀하느냐, 디지털 도구 활용의 편리와 교육적 장점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교수학습 방식을 전환하느냐의 기로에 있는 중요한 시기인 것 같다. 학생들이 학교에서 왜, 무엇을, 어떻게 배우는가에 대한 교육공동체의 성찰을 바탕으로 미래형 수업으로의 전환이 절실한 때이다.

    -‘아이톡톡’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아이톡톡은 진화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수업혁신연구소에서 다양한 수업 사례를 참고하고, 톡톡 CON에서 원하는 교과목별 콘텐츠 검색과 활용이 가능하다. 알림장을 통해 수업 준비사항에 대한 안내도 할 수 있으며, 교과서를 가져오지 않아 수업에 참여하기 어려운 경우 톡톡 클래스 내 톡톡 교과서를 활용하면 된다. 특히 아이톡톡 과제방은 활용도가 가장 높다. 과제를 제출하기 전 ‘자기 평가’를 통해 과제 수행에 대한 성찰을 활성화한다. 또 ‘댓글’을 활용해 동료 간 피드백을 하면서 과제를 수정, 보완하게 한다. 교사의 과제 피드백을 통해서도 과정 중심 평가를 할 수 있다. 교육과정의 재구성-수업-평가-기록 등 전 과정에서 아이톡톡을 활용해 더 편리하고 체계적인 교수학습이 가능하다.

    -학생들도 한때 혼란이 있었을 것 같은데, 아이들의 반응은 어떤지.

    △21세기 학생들은 다르다. 모바일, 인터넷, 디지털 기기와 함께 자라나 그 어떤 세대보다 창조적이고 융합적인 멀티태스킹에 능하다. ICT(정보통신기술)를 활용해 정보와 지식을 습득, 생산, 표현, 발신하는 세대로 디지털 도구에 빠르게 적응한다. 전반적으로 초기에는 디지털 수업에 대한 혼란과 적응 과정을 겪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학생들은 디지털 학습에 더 익숙해지고, 적응했다.

    -아이톡톡을 활용한 수업을 진행하는 데 있어 장단점은.

    △가장 큰 장점은 ‘종이 없는 교실’ 실현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온라인으로 과제 제시(양식) 및 제출받기, 온라인 학습지(퀴즈) URL, 형성평가 실시 및 결과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톡톡 클래스 내 공유방, 과제방, 학습방은 수업 시간 중 적극 활용할 수 있다. 공유방에 모든 수업 자료를 공유함으로써 언제 어디서나 학습할 수 있도록 한다. 아이톡톡 학습 플랫폼을 통해 블렌디드 러닝이 가능해지며 개별 맞춤형 교육을 실현할 수 있다.

    -하고 싶은 말.

    △변화는 사소한 것에서 시작한다. 학습 플랫폼 사용에 대해 부담을 느끼시는 분들을 이해하고 공감한다. 아이톡톡 학습 플랫폼을 사용하는 데 실제 많은 장점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다. 다양한 학습 자료와 도구를 활용해 창의적인 학습을 할 수 있고, 학생들은 협력과 소통을 통해 더욱 풍부한 학습 경험을 할 수 있다. 아이북을 학습용으로 활용하는 데 도움을 주어야 한다. 수업시간 지속적인 활용을 통해 일상에서 배움의 도구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안내자 역할이 필요하다. 학습 플랫폼을 사용하는 것은 새로운 기술과 지식을 습득하며, 미래에 필요한 디지털 리터러시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글·사진= 이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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