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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학업 성취도, 기간제 교사 탓?

  • 기사입력 : 2023-07-18 20: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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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간제 비율 높을수록 학업 성취도↓
    수학·영어 기초학력 미달 비율 영향

    도내 중등 9562명 중 943명이 기간제
    정규 교원 수급 정책 마련 시급


    학교 내 기간제 교사 비율이 높을수록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기간제 교사의 확대 방지를 위한 교원 수급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한국교육학회 2023년 연차 학술대회에서 송스란 숙명여자대학교 교육학과 박사과정생이 발표한 ‘교사의 고용 형태가 학업성취도에 미치는 영향 분석-중학교를 중심으로’ 연구결과를 보면, 중학교에서 기간제 교사 비율의 확대는 수학·영어 교과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을 상승시키는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기간제 교사 비율과 기초학력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기간제 교사 비율이 한 단위(1%) 늘어날수록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수학에서 0.33%p, 영어는 0.34%p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기간제 교사 비율과 국어 기초학력 미달 비율 사이에는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상관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

    학교 설립 유형별로 보면 사립 중학교의 기간제 교사 비율이 학업 성취도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력이 국공립보다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간제 교사 비율이 높아질수록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가 저하하는 것은 교원의 고용 안정성과 수업의 질이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이라고 논문은 지적했다.

    기간제 교사는 근무 연한이 한정돼 있고 연수 기회도 제한적이다 보니 수업 능력을 높이기는 쉽지 않다. 또 기간제 교사가 많은 학교는 교사 교체가 잦아 교사 간 협력도 활발히 이뤄질 수 없다. 이런 문제 때문에 기간제 교사 비율이 높은 학교는 교육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특히 사립 학교의 경우 정규 교원으로 채용하기 전 선별을 위해 기간제 교사를 활용하고, 이후 평가를 거쳐 정규 교원으로 전환하기 때문에 고용 안정성이 높다는 점에서 사정이 나은 것으로 해석됐다. 반면 국공립 학교는 정규 교사의 결원을 메우기 위해 기간제 교사를 활용하기 때문에 고용 보장으로 이어지지 않는 점 또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했다.

    논문은 최근 학생들의 전반적인 기초학력 저하에도 기간제 교사 채용 확대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중학교 기간제 교사 비율은 2016년 14.37%에서 2021년 17.74%로 상승했다. 이 기간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국어 2.0%에서 6.0%, 수학 4.9%에서 11.6%로, 영어 4.0%에서 5.9%로 확대됐다.

    저자는 해당 논문에서 학교 소재지역, 전체 학생 수, 교사 1인당 학생 수, 급식비를 지원받는 학생 비율 여부도 모두 통제한 상태에서 해당 결과가 제시됐다고 밝혔다.

    경남교육청에 따르면 중등 교사의 경우 2023학년도 교사 정원은 9286명으로, 이중 기간제 교사는 943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간제 교사 중 미발령 교사(정원 내 기간제 교사)는 667명, 정원 외 기간제 교사는 276명 등이다.

    전교조 경남지부에 따르면 도내 정원 외 기간제 교사 수는 지난 2022년에는 유·초·중등, 특수교사를 포함해 총 766명이었으나 2023년에는 849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전교조 경남지부 관계자는 “기간제 교사도 다 교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전문가들이다. 연구결과는 단순하게 수치로 나타내 일부 확대 해석한 부분도 있어 보이지만 기간제 교사가 많으면 아이들에 집중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다. 아이들에게 맞는 교육이 무엇인가를 고민을 하는 것은 시간이 필요한데 기간제 교사는 길어봤자 1년이다”며 “기간제 교사 비율을 늘린다는 것은 공교육의 올바른 방향이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우선 정규 교사를 많이 확대해 배치해야 하고, 그게 어렵다면 기간제 교사라도 확충해서 과밀학급을 해소하는 것도 기초학력 증진에 있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민영 기자 mylee77@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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