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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금주공원’ 부산 민락수변공원, 어떻게 바뀔까- 박진우(부산울산 본부장)

  • 기사입력 : 2023-07-30 19: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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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 수영구에 위치한 민락수변공원은 지역을 대표하는 명소다. 바다와 휴식공간을 결합한 국내 최초의 수변공원인 민락수변공원은 해운대해수욕장과 광안리해수욕장 중간 지점에 있다.

    이곳은 원래 바다였으나 지역개발 촉진과 지역민의 편의를 위해 1992년 8월 공사를 시작해 1997년 5월 완공됐다.

    계절에 따라 보이는 바다 풍경과 함께 광안대교를 감상할 수 있는 장소로 알려짐에 따라 2000년대 들어서면서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특히 밤에는 술자리를 즐기는 사람들로 더 붐볐다. 공원 인근 회센터에서 회를 사오거나 배달을 통해 치킨 등과 함께 술을 즐기는 사람들이 급증함에 따라 어느 순간 ‘술판공원’, ‘술변공원’, ‘음주공원’ 등 오명까지 얻었다.

    여기에 밤새 술자리가 이어지고 아침이면 쓰레기로 넘쳐나는 것은 물론 취객 간 시비가 수시로 벌어져 경찰 출동이 잦은 공원으로 유명세를 떨쳤다. 심지어 최근 코로나 시국에도 각종 방역수칙을 위반하며 술판을 벌이는 등 몸살을 앓았다.

    이로 인해 관할 구청인 수영구청과 부산시청 등에 관련 민원이 매년 끊이지 않았다. 결국 수영구의회에서 지난해 10월 ‘건전한 음주문화 환경 조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가 통과되면서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국민건강증진법 제8조 4항에 따르면 지자체는 음주 폐해 예방과 주민건강 증진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될 경우 조례로 일정 장소를 금주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지난 5월 23일 자로 민락수변공원을 금주구역으로 지정 고시했으며, 7월 1일부터 민락수변공원에서 음주한 뒤 적발될 경우 과태료 5만원이 부과된다.

    이렇듯 ‘금주공원’으로 거듭났지만 환영과 아쉬움이 교차하고 있다.

    일부 방문객들은 깨끗해진 풍경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는 등 추억을 담는데 여념이 없다. 인근 주민들도 음주로 인한 고성방가와 쓰레기로 인해 악취 등의 고통이 사라져서 반색하고 있다.

    반면 인근 상인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음주를 즐기던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기자 매출이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당장의 여러 잡음은 어쩔 수 없다. 지역 공원의 금주구역 지정은 수영구청 외에도 경기 고양시, 인천 동구청, 대구 북구청 등 많은 기초자치단체들도 시행하고 있다.

    앞으로 바다와 관련된 다양한 콘텐츠 개발은 물론 금주공원에 걸맞은 환경 개선사업과 함께 인근 상인의 피부에 와닿는 대책을 마련한다면 방문객은 더 늘어날 수 있다.

    민락수변공원이 과거 여러 오명들을 벗어던지고 어떻게 변모해 나갈지 주목된다.

    박진우(부산울산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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