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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풍수지리] 두 물이 재차 한 물이 된 명당, 청곡사

주재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 기사입력 : 2023-09-01 08: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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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 재 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경상남도 서남부에 위치한 진주시는 동쪽은 함안군·창원시, 서쪽은 하동군, 남쪽은 고성군·사천시, 북쪽은 산청군·의령군과 경계를 이루고 있다. 지역 문화 예술 축제로는 남강과 진주성을 중심으로 의암(義巖·논개가 왜장을 껴안고 순국한 바위)별제와 진주오광대의 탈춤한마당 등을 한 곳에 모은 진주논개제가 진주성에서 열리고 있다. 또한 진주성 전투에서 유래되어 명맥을 유지하며 개천예술제의 부대 행사이던 ‘진주남강유등축제’가 2000년부터 개천예술제에서 떨어져 나와 국제적인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진주시의 대표적인 사찰로 꼽히는 청곡사는 신라 49대 헌강왕 5년(879) 도선국사가 창건한 사찰로서 ‘남강변에서 날아온 청학(靑鶴)이 서기(瑞氣·상스러운 기운)가 충만한 것을 보고 절터로 정했다’고 한다. 청곡사의 주산(뒷산)인 월아산(月牙山)은 진주시 금산면에 위치한 산으로 고유 지명으로는 달엄산이라 부른다. 청곡사는 월아산 등성이에 앉아 호수의 물을 마시는 청학의 모습과 흡사하다. 이 산 동쪽에는 장군대봉이, 서쪽에는 국사봉이 우뚝 솟아있고, 남강이 그 허리를 두르고 있다. 따라서 산등성이에 자리 잡은 청곡사는 흉한 바람을 맞지 않기에 생기와 함께 고요함을 간직하면서 뛰어난 지기(地氣·땅기운)를 품고 있다. 이를 빗대어 ‘기승풍즉산, 계수즉지(氣乘風則散, 界水則止·기는 바람을 만나면 흩어지고, 물을 만나면 정지한다)’라 한다.

    청곡사 터는 장군대봉과 국사봉에 의해 생기가 모이고, 남강에 의해 형(形)이 그쳐 기(氣)가 쌓임으로써 상지(上地)가 됐다. 뿌리(조상산)가 튼실한 월아산에서 기골이 제일 장대한 용맥(龍脈·산줄기)이 뻗어내려 생기를 응집한 곳에 청곡사가 있다. 만약 뿌리가 없거나 튼실하지 못하면 흉산(凶山)이 되며, 그러한 곳에 위치한 건물 또한 뿜어져 나오는 살기(殺氣)로 인해 흉한 건물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흉한 산이나 건물을 ‘산무조악래(山無祖惡來·산이 근본이 없으면 악함이 온다)’라 한다.

    청곡사 바로 앞에는 호수가 있어 용맥이 더 이상 전진하지 않고 땅기운을 뭉치게 해 사찰의 지기(地氣)를 강화시킨다. 게다가 호수 아래 위치한 신기소류지와 아구재소류지가 좌청룡(좌측산)과 우백호(우측산) 및 청룡안산(좌청룡이 안산 역할을 동시에 하는 산)의 땅심을 북돋우고 있다. 좌청룡이 우백호를 두르면서 그 안쪽에 있는 청곡사를 비바람과 흉살로부터 보호하고 있고, 좌청룡과 우백호 사이의 작은 틈새를 물(호수와 신기소류지)이 커버하고 있다. 청곡사가 어린 젖먹이 아이라면 좌청룡과 우백호는 어머니의 왼팔과 오른팔이다.

    청곡사로 뻗은 튼실한 용맥 좌우측에 있는 계곡에서 분출된 물은 사찰 바로 앞에서 두 물이 한 물 되어 호수에 다다르고, 다시 양쪽으로 갈라진 두 물이 월아다원 못 미쳐 재차 한 물이 되어 신기소류지에 합수한다. 청곡사 좌우측의 계곡에서 흘러내린 물이 다원 앞에서 또다시 한 물이 된 곳에 정기가 서려있다. 두 물이 한 물이 된 사이의 터인 지장보살상과 벤치가 있는 곳에서 영검한 기운을 받을 수 있다.

    한 번에 걸쳐 두 물이 한 물이 되어 땅심을 강하고 튼튼하게 하는 곳은 꽤 있으나 청곡사처럼 두 번에 걸쳐 두 물이 한 물이 된 사찰은 드물다. 파워스팟(Power Spot·영적인 기와 에너지가 느껴지는 장소)이 아닐 수 없다. 물에 의해 진행을 멈추고 생기를 품은 터를 ‘형지기축화생만물위상지야(形止氣蓄化生萬物爲上地也·형이 그치면 기가 쌓여서 만물을 생하는 곳이니 명당이다)’라 한다. 수구(水口·기운이 드나드는 입구)인 일주문은 이중환이 언급한 “수구는 작은 배 한 척이 드나들 정도로 좁아야 한다”는 조건에 부합한다.

    청곡사로 들어서기 전 도로 좌측에 설치한 기와담장과 그 안쪽의 삼층석탑, 장명등(석등), 부도가 수구를 좁히면서 다시금 사찰의 생기가 빠지는 것을 막고 있다. 청곡사의 주산인 월아산은 물결 모양의 수형산(水形山)이면서 사찰 전체를 아우르는 병풍산으로 유순한 형상이며, 주산의 튼실한 용맥은 대웅전에 안착했다. 대웅전에 봉안한 석가삼존상은 광해군 7년(1615)에 조성된 불상으로 사찰에서 기도발이 가장 센 곳이다. 청곡사의 대웅전에서 생기로운 기운을 느낄 수 있다.

    주재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사주명리·수맥·작명연구원 055-297-3882)

    (E-mail : ju46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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