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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집단착각- 이민영(사회부 차장대우)

  • 기사입력 : 2023-09-10 19:2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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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단 착각’이란 집단의 내부적 논리와 합의를 통해 어떤 사물이나 사실을 실제와 다르게 지각하거나 생각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같이 집단 사고의 문제는 내부 결정에 대해 외부 검증을 배제하고 스스로 논리를 정당화하려는 성향이 강화되면서 사회나 집단의 구성원들을 종종 집단 착각으로 인도하는 것을 말한다.

    ▼‘집단 지성’도 이와 비슷한 용어다. 한때 인터넷이 활성화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유행하면서 집단 지성이라는 문제가 대두되기도 했다. 이 또한 문제 방식에 대한 접근 및 해결 방식으로 자주 이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집단 지성 참여자의 다수가 잘못된 지식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에는 오히려 사실과 달라지는 일도 있다.

    ▼누구나 알고 있는 안데르센의 동화 ‘벌거벗은 임금님’ 이야기가 있다. 사기꾼들은 자신들이 만든 옷이 매우 똑똑한 사람에게만 보인다고 주장한다. 임금님뿐만 아니라 모두가 멍청한 사람으로 취급당하고 싶지 않았기에 그의 행차를 보는 사람들도 사기꾼들의 장단에 놀아난다. 그러나 한 소년이 진실을 말하면서 임금도 옷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지만 애써 외면하게 된다. 안데르센은 이 이야기를 통해 잘못을 잘못이라 말하지 못하는 세태를 꼬집었다.

    ▼미국 하버드대 교수이자 사회심리학자인 토드 로즈는 이 같은 현상을 ‘집단 착각’이라고 정의했다. 다른 말로 ‘사회적 거짓말‘로 풀이했다. 그는 현대 사회에서 집단에 소속된 개인은 아무리 주체적이라고 생각을 하더라도 집단적인 무의식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인간은 주체적인 선택을 내리는 존재라고 생각하지만, 집단에 소속되는 순간 집단의 잘못된 판단이나 견해에 대해 순응 혹은 침묵을 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나는 잘하고 있는 것일까?” 때로는 의심하고,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에 대한 의구심도 가질 필요가 있다.

    이민영(사회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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