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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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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본분(本分)- 이준희(문화체육부장)

  • 기사입력 : 2023-09-19 19:5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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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춘추전국시대 제나라의 임금 경공이 공자에 정치를 묻자 “군군 신신 부부 자자(君君 臣臣 父父 子子)”라고 답한다. 풀이하면 ‘임금은 임금답게, 신하는 신하답게, 아버지는 아버지답게, 아들은 아들답게’라는 뜻으로 세상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본분을 다하며 지켜야 한다는 정명론(正名論)이다.

    ▼우리는 흔히 남의 일에 쓸데없이 간섭하기 좋아하는 사람을 ‘오지랖이 넓다’고 말한다. 오지랖의 사전적 의미는 웃옷이나 윗도리에 입는 겉옷의 앞자락이란 뜻이지만 옷의 앞자락이 넓으면 몸이나 다른 옷을 넓게 겹으로 감싸게 되는데, 간섭할 필요도 없는 일에 주제넘게 간섭하는 사람을 비꼬는 말이다. 우스갯소리 ‘백설공주’와 비슷한 표현이다. ‘백방으로 설치고 다니는 공포의 주둥아리’. 일맥상통하는 어울리는 표현이다.

    ▼“내 일도 바빠 죽겠는데 남의 일 신경 쓸 시간이 어딨노?” 맞다. 자기 일에 충실하다면 남의 일에 눈 돌릴 틈이 없다. 자신의 직무가 아닌 다른 일에 관여하는 것은 월권이다. 이러다 보면 정작 자기 일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 공연한 호기심과 경쟁심에 내 일은 내팽개치고 남의 일에 기웃거리며 문제만 일으키는 사람이 자기 일을 제대로 할 리 만무하다. 특히 리더가 전체를 보지 못하고 한쪽으로 기운다면 조직 자체가 흔들리게 된다.

    ▼대통령은 대통령다워야 나라가 바로 서고, 부모는 부모다워야 가정이 평화롭다. 그리고 국회는 국회다워야 국민이 정치를 신뢰하고 그들의 행동에 가치와 의미를 부여한다. 작금의 사태를 보면 정치권은 서로 헐뜯고 물어뜯기에 바쁘다.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 자신의 출세와 권력 소유를 위해 국민을 이용하는 이런 정치인을 우리가 뽑았다는 게 부끄러울 지경이다. 정말 국민을 위하는 것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할 때 보다 나은 내일을 맞이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이준희(문화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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