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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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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풍수지리] 생기가 용솟음치는 금오산 약사암

  • 기사입력 : 2023-11-03 07:5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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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 재 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경상북도 구미시 금오산(金烏山) 정상 부근의 약사봉 아래에 직지사 말사인 약사암이 자리하고 있다. 금오산은 구미시와 김천시, 칠곡군에 걸쳐있는 산으로 정상 일대는 분지를 이루고 있고, 그 아래쪽은 칼날 같은 절벽이 병풍처럼 늘어서 있다. 금오산은 온갖 기암괴석이 즐비하여 장관을 이루고 있으며 경사가 급하고 험난한 산이다. 금오산이라는 명칭은 아도(阿道·고구려의 승려)가 저녁놀 속으로 황금빛 까마귀가 나는 모습을 보고 이름 지었으며, 태양의 정기를 받은 명산으로도 널리 알려졌다. 조선 초기 무학도 이 산을 보고 “왕기가 서려있는 명산이다”고 할 정도였다.

    금오산의 정기(精氣)가 외부로 빠지지 않도록 하는 일등공신은 입구에 위치한 금오산저수지다. 금오산저수지가 땅기운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음으로써 금오산은 지기(地氣)가 충만한 산이 됐다. 이를 ‘형지기축화생만물위상지야(形止氣蓄化生萬物爲上地也·형이 그치면 기가 쌓여서 만물을 생하는 곳이니 상지이다)’라 한다. 저수지를 지나면 채미정(採薇亭)을 만나게 된다. 채미정은 고려 말기의 충신이며 학자인 야은 길재의 충절과 학덕을 기리기 위해 1768년(영조44)에 건립했다. ‘채미’는 ‘고사리를 캔다’는 뜻으로 은나라가 망하고 주나라가 들어서자 수양산에 들어가 고사리를 캐 먹으며 은나라에 충절을 지켰던 백이·숙제의 고사에서 따온 이름이다. 채미정은 주산(主山·뒷산)이 용(龍)을 품고 힘차게 내려온 능선의 연장 부분에 있지 않고 측면에 있어 무해지지(無害之地·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자리)에 해당한다.

    그러나 산골짜기를 통해 내려온 냇물이 정자의 앞쪽으로 흘러가면서 땅기운을 강화시켜주기에 생기가 어느 정도 감도는 곳이 됐다. 계속해서 송림을 지나 정상을 향해 올라가다보면 1925년 승려 철화가 건립한 사찰인 해운사가 있다. 사찰 내에는 대웅전, 삼성각, 지장보궁 등이 있는데, 대웅전 뒤쪽에는 병풍바위가 사찰을 감싸고 있고, 앞쪽의 문필봉은 이곳이 수행과 기도처로 뛰어난 곳임을 알 수 있다. 사찰은 산등성이의 측면에 위치하고 있어 무해지지에 해당하지만, 주산과 안산(案山·앞산) 역할을 하는 암반이 바람을 막는 동시에 찬 기운도 뿜어내고 있다. 필자가 측정한 결과 생기는 대웅전 좌측 뒤편의 약사여래부처 뒤에 모셔둔 꽤 오래된 자그마한 석불에서 세차게 분출하고 있었다. 석불에서 솟는 생기가 주변을 감싸면서 기도발을 극대화한다. 금오산 대혜골의 해발고도 약 400m 지점에 있는 대혜폭포는 폭포수가 떨어지는 소리가 금오산을 울린다 하여 명금폭포(鳴金瀑布)라고도 불린다. 절벽에서 떨어지는 물소리가 정신을 맑게 함으로써 기도 효험을 보게끔 하는 기도처이다.

    최종 목표 지점인 금오산 정상 부근에 자리한 약사암은 ‘하늘을 나는 매가 토끼를 쫓는 형상’으로 혈처(穴處·정기가 모인 자리)는 매의 눈이며, 약사암이 혈처가 된다. 이를 물형론으로 표현하면 ‘비응축토형(飛鷹逐兎形)’이라 한다. 약사암은 용맥(龍脈·산등성이)이 더 이상 전진하지 않고 멈춤으로써 기(氣)가 쌓여 길지(吉地·명당)가 된 곳으로 이를 ‘형지기축(形止氣蓄)’이라 한다. 신라시대 의상대사가 창건한 절로 알려진 약사암은 기암절벽 아래 남향으로 건립된 약사전을 비롯하여 범종각과 요사채로 이루어져 있다. 바위와 바위 사이의 좁은 입구인 일주문을 지나 계단을 내려가면 구미시가 느닷없이 보이는 아찔한 풍광을 맞닥뜨리게 된다. 암자 전체가 어마어마한 바위로 둘러싸여 있는데, 특히 약사전 뒤의 병풍같이 높고 넓게 펼쳐진 바위는 길석(吉石·밝고 생기 있는 바위)으로 매서운 북서풍을 막아주고 있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암자의 가장 볼거리는 다리로 연결되어 바위 위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있는 범종각이다. 암자 뒤쪽의 병풍바위와 이어진 너럭바위가 범종각 사이의 다리를 지탱하고 있는데, 영암군의 국사암과 유사한 너럭바위에서 뿜어져 나오는 힘찬 기운이 암자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부분으로 전체 기운을 관장하고 있다. 너럭바위에 앉거나 기대면 좋은 기운이 몸속으로 고스란히 들어가 원하는 바가 이루어진다.

    주재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사주명리·수맥·작명연구원 055-297-3882)

    (E-mail : ju46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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