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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어린이 장난감 칼도 경계해야 하는 위험한 세태

  • 기사입력 : 2023-11-16 19:5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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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난감 ‘당근칼’이 최근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하면서 학부모와 교육당국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고 한다. 이 당근칼은 플라스틱 장난감 완구인데, 모양이 당근같이 생겼다고 해서 당근칼이라고 한다. 이 칼의 생김새는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주머니칼, 잭나이프와 유사하고, 초등학생이 많이 소지하고 다니면서 장난스레 사용하기도 한다. 더욱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당근칼의 사용 방법과 제품을 소개하는 영상이 버젓이 돌아다니고 있어 유행처럼 번지는 모양새다.

    급기야 교육당국이 당근칼 놀이 금지령을 내렸다. 경남교육청은 최근 초등학교와 중학교 등에 학생들이 당근칼을 가져오지 않도록 하고, 가정에서 적극 지도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지역교육청 등에 보낸 것이다. 학부모의 우려를 반영했고, 교육청도 당근칼을 이용한 위협적인 놀이가 계속 늘어나자 학교와 지역교육청에 경각심을 전달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장난감을 이용한 사소한 놀이이지만 폭력적인 문화가 확산될 수 있고, 이 같은 폭력적 행동이 아이들의 몸에 스스럼없이 밴다면 성장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게 폭력적 행동이 발산될 수 있음을 경계한 것이다.

    사실 당근칼과 유사한 장남감 칼이 유행한 것은 이번만은 아니다. 70~80년대에도 스프링이 장착된 장난감 칼이 유행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때에는 우리 사회의 청소년 범죄율이 걱정스러울 정도는 아니어서 예사롭지 않게 여겼다. 지금은 형법상 형사미성년자로 분류해 사법처리하지 않는 만 14세 미만의 촉법소년의 나이를 더 줄여야 한다는 여론이 많은 만큼 어린이들의 당근칼 장난이 위험스러워 보인다는 것이다. 이 같은 우려에는 폭력을 미화하는 영화, 드라마, 게임 등이 판 치는 세태가 반영돼 있어 더욱 세심한 주의가 뒤따라야 한다. 자칫 생명 경시 풍조를 부추길 우려가 클 뿐만 아니라 모방범죄로 이어질 확률이 높게 된다. 현재로서는 단순한 어린 학생들의 장난감 같아 보이지만 이후에 큰 해악을 끼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교육청은 더 세심히 학생들을 관찰해야 하고, 아이들이 모방폭력에 젖지 않도록 학부모, 교사 등의 관심과 지도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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