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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8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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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희망직업 없다’는 중학생에 희망 주는 진로교육을

  • 기사입력 : 2023-11-26 19: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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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꿈과 희망을 먹고 커야 하는 어린 중학생들이 정부의 조사에서 ‘장래 희망하는 직업이 없다’고 응답한 비율이 높다는 것은 우리의 진로직업 교육이 헛수고를 한다는 방증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어제 ‘2023년 초·중등 진로 교육 현황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희망 직업이 없다’고 응답한 중학생이 무려 41%에 달했다. 중학생 10명 중 4명은 장래희망을 설정하지 못한 채 학교생활을 한다는 것이다. 이번 조사에는 초·중·고 1200개교 학생 2만3300명이 참여했다는 측면에서 학생들의 전반적 진로 인식을 엿볼 수 있으며, 교육부 조사라는 점도 높은 공신력이 부여된다.

    중학생들이 희망 직업이 없다고 답변한 비율이 높은 이유를 물어보니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아직 잘 몰라서’(54.6%)라고 했는데, 이는 초등학생(43.9%)보다도 높게 나왔다. 초등학생 때는 희망하는 직업이 있기는 했는데, 중학교로 진학하면서 희망 직업이 바뀌었거나 마음이 변해 희망 직업이 없어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또 중학생 19.8%는 ‘내 강점과 약점을 몰라서’ 희망직업을 찾지 못했다고 답변한 걸로 봐서는 현재 중학생들이 좌충우돌 정서적, 학업적 혼란을 많이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희망 직업이 없다는 중학생의 응답 비율이 지난 2018년 이후 계속 상승했고, 올해가 최근 10년간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니 우려스럽다.

    초등생과 고교생도 희망직업이 없다고 응답한 학생들이 있었지만, 유독 중학생들의 비율이 도드라진다. 흔히 아동과 성인의 중간 단계에 있는 청소년 시기를 심리학적으로 ‘주변인’이라 부른다. 주변인은 자신의 역할이 불확실하고, 다양한 갈등이나 스트레스로 인한 불만을 표출하면서 정서적으로 방황하는 모습을 많이 보이게 된다. 더욱이 사춘기에 접어든 주변인들은 그야말로 질풍노도의 정중앙에 위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게 바로 ‘이 시대의 중학생’이라는 것이 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결론이다. 그래서 우리의 중학생 진로직업교육의 일대 변혁은 절대 필요하다. 특히 중학생을 둔 부모들의 일상적이고 진솔한 대화는 아주 강력한 진통제가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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