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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뱃살은 인격? 대사증후군엔 ‘독’

김호수 (창원파티마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과장)

  • 기사입력 : 2023-11-27 08: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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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사’란 몸 밖으로부터 섭취한 영양물질을 체내에서 분해·합성해 체성분 및 생명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생성하고, 필요하지 않은 물질은 몸 밖으로 내보내는 작용을 말한다. 이 작용에 이상이 생기면 복부비만, 낮은 고밀도(HDL)콜레스테롤, 높은 중성지방, 고혈압 등과 같이 대사와 관련한 여러 문제들이 한꺼번에 나타나는데, 이를 ‘대사증후군’이라 한다. 대사증후군의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며, 인슐린 저항성, 운동 부족, 과식, 스트레스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사증후군은 결국 협심증, 심근경색, 뇌졸중, 뇌경색 등과 같은 중증 심뇌혈관질환의 발생 위험을 정상인에 비해 2~4배 더 높이기 때문에 예방적 관리가 중요한 질환이다.

    대사증후군이 지속적으로 문제가 되는 이유는 그 유병률이 점차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대사증후군 유병률은 지속적인 증가 추세로 지난 1998년 24.9%부터 2007년 31.3%까지 10년간 꾸준히 상승 추세를 보였다. 또한 30대에서 약 30%, 40대에서 약 40%로 연령이 높아질수록 유병률도 함께 증가했다.

    최근에는 젊은 연령과 청소년에서의 대사증후군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올해 질병관리청 통계에 따르면 중·고등학생 비만율은 2011년 5.6%에서 2021년 13.5%로 10년 사이 2.4배나 증가했다. 청소년기에 발생한 대사증후군은 상대적으로 낮은 연령층에서부터 당뇨병이나 고지혈증, 고혈압, 심혈관질환 등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그 문제가 심각하다.

    대사증후군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적극적인 생활습관 관리다. 적정 체중 유지를 위해 균형 잡힌 식단을 제때 적정량 섭취하고, 등에 땀이 날 정도의 중강도 운동을 주 150분 이상(50분씩 주 3회) 시행해야 한다. 갑작스러운 과도한 운동은 오히려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를 요하며, 유산소, 근력, 유연성 운동의 균형 있는 병행이 가장 효과적이고, 나이가 들수록 근력운동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 좋다.

    단순 체중이 아닌 복부비만의 관리 역시 중요하다. 피하지방보다 내장비만에 의한 복부비만이 대사증후군과 더욱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마른 비만’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는 체중은 적게 나가지만 복부가 비만한 경우를 지칭한다. 따라서 대사증후군의 관리를 위해 체중보다 꼭 ‘허리둘레’를 확인해 봐야 한다.

    스트레스 관리도 필요하다. ‘워라밸(Work Life Blance)’이 중요한 요즘이지만 과도한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를 음주, 흡연, 폭식으로 해결하려 하거나 아예 해소하지 못하는 현대인들이 아직도 많다. 극심한 스트레스는 체내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 분비를 증가시킨다. 코티솔은 혈중 당을 상승시키고 인슐린 저항성을 야기하며 내장지방을 증가시키고 혈압을 올려 대사증후군을 유발할 수 있다. 몸에 해로운 술과 담배, 야식의 유혹은 끊어내고, 적당한 휴식과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을 찾아 조절해 보자.

    결국, 대사증후군의 조절을 위해서는 건강한 식습관과 운동, 체중감량과 더불어 삶을 즐겁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 오늘 저녁에 야식 사 먹을 비용으로 새 운동화를 사서 내일 조깅을 나가보자. 대사증후군은 한 발짝 물러서고 상쾌함은 한 발짝 더 다가올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사증후군이 잘 조절이 되지 않거나 진행하는 경우라면 내분비대사내과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도움을 받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다.

    김호수 (창원파티마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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