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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견리사의(見利思義 )- 김정민(사회부장)

  • 기사입력 : 2023-12-14 19:5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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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견리사의 견위수명(見利思義 見危授命), 이로운 것을 보았을 때 정의를 생각하고, 위태로움을 보면 목숨을 바쳐라.’ 중국 뤼순 감옥에서 사형 집행을 기다리던 안중근 의사의 유필(遺筆)이다.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안중근 의사의 곧은 신념을 대변하는 글귀로 유명하다. 동아대 박물관이 지난 1959년 11월부터 소장하고 있는 이 유묵은 가로 32.5㎝, 세로 134㎝ 크기의 화선지에 쓰여 있다.

    ▼이 글은 ‘논어’ 헌문편의 한 구절로, 제자인 자로가 공자에게 ‘완성된 사람’에 대해 질문했을 때 공자가 답한 내용의 일부다. 공자는 노나라의 장무중과 맹공작, 변장자와 제자 염구의 장점을 예로 들면서도 ‘이로움을 보면 대의를 생각하고, 위태로움을 보면 목숨을 바치며, 오래전 약속을 평생의 말로 여겨, 잊지 않는다면 성인(成人)이라고 할 만하다(見利思義 見危授命 久要不忘平生之言)’고 했다.

    ▼견리사의와 반대되는 말은 견리망의(見利忘義)다. 이로움을 보자 의로움을 잊는다는 뜻으로,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됐다. 이를 추천한 대학교수들은 고위공직자가 개인 투자 이익을 위해 직무를 망각하고, 정치인들도 영달에 치우쳐 도덕과 윤리가 무너진 상황이라며 선정 이유를 들었다. 이어 당리당략에 치우친 입법 활동과 편파적이고 사리사욕에 입각한 판결도 문제라고 했으며, 부동산·금융투기부터 명품 상납까지 권력을 이용한 사적 이익 추구가 도를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나라를 생각하는 의로움보다는 눈앞의 이익에 더 관심이 많았다는 얘기다.

    ▼교수들은 견리망의 외에 책임 전가가 잦다면서 적반하장(賊反荷杖)을 2위로, ‘능력 없는 사람이 능력 있는 것처럼 가장하는 것을 비유’하는 남우충수(濫 充數)를 3위로 꼽았다. 또 민생고가 심각하다면서 도탄지고(塗炭之苦)를 4위, 자기 의견만 주장하다 보니 사회가 어지럽다며 제설분분(諸說紛紛)을 5위로 선정했다.

    김정민(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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