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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유종의 미- 정민주 (정치부 기자)

  • 기사입력 : 2023-12-25 21: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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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 계묘년(癸卯年), 검은 토끼의 해도 저물어 간다. 십이간지 가운데 번창과 풍요를 상징하는 토끼의 의미가 무색하게 올해는 어려운 대내외 환경으로 모두가 고군분투한 한 해였다. 영화인지 현실인지 분간할 수 없는 충격적인 사건 사고가 잇따랐다. 또 치솟는 물가와 금리 탓에 먹고 쓰는 모든 일에 고민이 끊이지 않았던 고달픈 시간이었다. 그래도 시간은 흘러 어느새 올해의 끝자락이다.

    ▼실이나 끈을 묶는 매듭은 생각보다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무언가를 묶고 고정하거나 연결하는 데 쓰이는 방법으로, 낚시나 바느질할 때, 신발끈이나 밧줄을 맬 때도 매듭이 필수적이다. 수십 수백 가지의 매듭법이 있겠지만 방법은 달라도 마무리 짓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은 같다. 처음과 중간에 아무리 튼튼하게 묶어도 끝을 맺지 않으면 풀리기 십상이다.

    ▼이달 중순께 도내 지자체의 한 해 살림살이를 정하는 예산결산안 심사가 끝났다. 어려운 재정 여건으로 평년보다 예산이 크게 줄었다. 도민들의 복지와 편의를 위한 예산도 예외 없이 깎이다 보니 그 과정에서 여러 진통과 잡음이 있었다. 그러나 예산만큼 중요한 게 결산이다. 일 년 동안 어떤 사업에 얼마의 예산이 적정하게 집행됐는지 감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산 결과가 곧 이듬해 예산 집행의 잣대가 돼야 한다.

    ▼시작한 매사에 끝이 있다. 이러한 뜻을 가진 유종(有終)이 가장 널리는 쓰이는 말이 ‘유종의 미’이다. 연초가 되면 의욕 충만하게 시작하지만 하루하루 고단함이 더해져 목표나 나와의 다짐이 무뎌지기 마련이다. 2023년이 며칠 남지 않은 오늘, 한 해의 마무리를 제대로 짓지 않고 다시 다가올 새해를 맞진 않는지 생각해 볼 참이다. 지난 1월 결심한 모든 일을 되돌아보고 차근차근 매듭지어 무엇이든 나에게 수확이 있는 2023년 마무리가 되길 소망한다.

    정민주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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