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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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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풍수지리] 그곳에 가면 산수유와 영험한 바위가 있다

  • 기사입력 : 2023-12-29 08: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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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섬진강이 띠를 두른 듯 굽이굽이 흐르고, 대한불교 조계종 25본사 중의 한 곳인 화엄사가 있는 구례군은 영남과 호남 사이에 자리한 산수(山水)의 뛰어남을 자랑하는 고장이다. 구례군에는 산수유 군락지로 유명한 현천마을과 4명의 고승이 수도(修道)를 한 정기 서린 사성암(四聖庵)이 있다. 마을 지명은 주산(主山·뒷산)인 ‘견두산(犬頭山)’이 ‘현(玄)’자형이며 마을의 뒤에 내가 있어 ‘현천(玄川)’이라 했다. 현천마을은 구례의 대표적인 산수유 마을로 지리산을 멀찌감치 바라보는 견두산 자락에 위치하고 있다. 화순최씨와 광산김씨가 최초 정책했으며 정유재란 이후 왜군들의 통행로에서 보이지 않는 현재의 장소에 마을 터를 잡았고, 돌담과 산수유가 멋지게 어우러져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로도 선정됐다.

    견두산은 남원시 수지면 고평리와 구례군 산동면 계천리의 경계에 위치하고 있는 산인데, 옛날에는 호랑이 머리 형상을 닮았다 하여 호두산(虎頭山)이라 부르다가 남원에서 호랑이에게 물려 죽는 일이 많아지자 남원읍내에 호석(虎石)을 세우고 견두산으로 부른 후 호환이 없어졌다고 한다. 호랑이는 배가 고프면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만 먹이(개)가 있으면 해코지를 하지 않기 때문에 호석과 개명은 풍수적 비보(裨補) 방책의 일환이라 할 수 있다. 마을로 진입하는 입구는 좁고 안쪽은 상당히 넓은 ‘조롱박 형상의 터’이기에 마을은 생기를 간직하고 있다. 게다가 입구의 300년 된 느티나무를 비롯한 노거수(老巨樹)와 산수유 나무들은 외부의 세찬 바람과 살기(殺氣)를 막아줄 뿐만 아니라 풍치목(주변 경관과 잘 어우러지는 나무)으로의 역할을 단단히 하고 있다. 마을 한가운데로 흘러내리는 계곡물은 지기(地氣)를 강화시키면서 현천제에 도달하는데, 현천제는 마을 최고의 볼거리이면서 포토존이기도 하다. 이렇게 혈(穴·마을) 앞쪽에 있는 저수지를 부귀를 상징하는 진응수(眞應水)라 한다. 주산을 비롯한 좌청룡(좌측산)과 우백호(우측산)와 안산(앞산)이 유정하게 마을을 두르고 있어 세찬 바람과 흉살(凶殺)의 침범을 막고 있다. 마을을 뒤덮은 산수유의 빨간색은 귀신이 근접하지 못하게 할 뿐만 아니라 멀리서 바라보면 홍색의 물결이 출렁이는 듯하다.

    문척면에 위치한 사성암은 화엄사의 말사로 ‘오산’의 깎아지른 암벽을 이용하여 지은 사찰인데, 서기 544년에 연기조사가 세웠으며 바위들로 어우러진 경관이 뛰어나 금강산을 연상케 해 예부터 ‘소금강’이라 불리었다. 당초에는 오산사라 하다가 의상·원효대사, 도선·진각국사 등 4명의 고승이 수도를 했다 하여 사성암이라 부르게 됐다. 대체로 바위가 많으면 계곡물과 만나 냉기를 뿜거나 날카로운 모서리에서 발산하는 격각살(隔角殺)로 인해 건강을 해치는 경우가 많은데, 사성암의 바위들은 밝은 색상과 둥그스름한 형상을 하고 있으며 거기에서 생기가 분출되어 수도와 기도를 하기에 더없이 좋은 사찰이다. 게다가 앞쪽에 흐르는 섬진강은 사찰의 땅기운을 더욱더 튼실하게 하고 있다.

    필자는 바위에서 분출하는 생기를 통해 기도발을 크게 받을 수 있는 3대 사찰로 사성암(전남 구례군), 폭포암(경남 고성군), 약사암(경북 구미시)을 추천한다. 사성암은 도선굴, 약사전(유리광전), 산왕전(산신각), 귀목나무, 53불전·나한전, 소원바위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사찰에서 나쁜 기운이 솟는 곳은 없으며 도선국사가 수도했다는 도선굴은 무해지지(無害之地·보통의 터)에 속하고, 마애여래입상을 모신 약사전과 산왕전, 귀목나무와 그 주변 또한 보통의 터에 해당한다. 화엄 세계의 53불과 500나한이 함께 모셔진 53불전·나한전은 싱싱하고 힘찬 기운이 흐르기에 기도 효험을 볼 수 있는 곳이다. 그러나 사성암에서 생기를 가장 많이 분출하는 곳은 부처님의 형상을 닮은 바위들이 서 있는 ‘소원바위와 그 주변’이다. 한 가지 소원은 꼭 이루어진다고 하는 소원바위에는 뗏목을 팔러 하동으로 내려간 남편을 기다리다 지쳐 세상을 떠난 아내와 아내를 잃은 슬픔으로 숨을 거둔 남편의 애절한 사연이 전설로 내려오고 있다.

    주재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사주명리·수맥·작명연구원 055-297-3882)

    (E-mail : ju46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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