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30일 (화)
전체메뉴

[기고] 매달 작가와의 만남 여는 문덕수문학관- 이상옥(시인·창신대 명예교수)

  • 기사입력 : 2024-01-17 19:14:31
  •   

  • 부부 시인으로 한국문단에 빛나는 업적을 남기신 문덕수 선생은 2020년, 김규화 시인은 2023년에 각각 타계하셨다.

    1971년 현대문학사에서 자매지로 발간한 시전문지 ‘시문학’을 문덕수 선생이 인수하여 부부가 함께 발간해 왔는데 문덕수 선생 별세 후에는 김규화 시인이 혼자 3년간 발간하다 2023년 2월호 통권 619호로 종간할 때까지 매월 한 호도 결호 없이 지속해온 그 자체만으로도 한국 시문학의 한 역사가 되었다. 문덕수, 김규화 두 분이 생전에 사재를 출연해 만든 심산문학진흥회는 문덕수문학상, 시문학상을 매년 시상하는 등 지금도 한국문학 발전을 위해 이바지하고 있다.

    생전 김규화 시인은 문덕수 선생이 와병 중일 때 선생이 돌아가시게 되면 평생 연구하고 학습한 그 많은 지식과 정보도 사라져버리게 된다는 것이 제일 큰 손실이라고 말한 바 있다. 선생이 홍익대를 정년 퇴임한 후, 문예진흥원장 등을 역임하고 모든 공직에서 물러나서도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는 시문학사에 매일 출근하셨는데, 당시 시문학사 문을 열고 들어가면 책상에 앉아 집필에 몰입해 계시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선생이 한국모더니즘 시이론을 체계화하고 회화성 위주의 한국모더니즘 시의 한계를 내면성의 미학으로 확장해 한국모더니즘 시의 새 지평을 열었다. 선생의 학문적·예술적 성취의 깊이와 넓이를 가늠해보며, 새삼 선생의 부재는 인문학의 한 축이 무너져내린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생이 소장하던 한국근대문학자료관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한국문학의 주요 원본들과 한국근현대문학형성기에 영향을 주었던 수천 권의 영서·일서를 창신대학교 문덕수문학관이 소장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선생의 부재는 또 다른 방식으로 메워지고 있다고 느껴진다. 김규화 시인 타계 후 서울에서 마지막 유품을 옮겨와서 선생의 육필원고와 훈장, 위촉장 등 각종 유품들을 하나씩 확인하면서 학자로서 시인으로서의 치열한 정신이 그것들 속에서도 그대로 살아 숨쉬고 있다는 것도 확인하였다.

    지난해 9월부터 문덕수문학관장에 선임돼서 문덕수문학관을 스마트휴먼교육을 지향하는 창신대학교의 심벌로서 지역사회와 공유가치를 실현하는 지역문화센터로 개방해서 운영하고 있다. 올해에는 지역사회를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는데, 그중 주요 이벤트로 매달 지역 문인협회와 공동 주관으로 작가와의 만남을 개최한다. 그 첫 행사로 1월 25일 오후 2시 문덕수문학관 전시실 2에서 경남문인협회와 공동 주관으로 민창홍 경남문인협회 회장을 초청해서 작가와의 만남을 가진다.

    문덕수 선생의 위대한 인문정신은 문덕수문학관을 통해서도 후대로 계승되며 지역문화를 풍요롭게 할 것이다.

    이상옥(시인·창신대 명예교수)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