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5월 02일 (목)
전체메뉴

[가고파] 오팔세대- 이지혜(디지털뉴스부 기자)

  • 기사입력 : 2024-01-23 19:38:27
  •   

  • 다행히도 나에게는 임영웅 콘서트 표를 구해달라는 엄마나 이모, 할머니는 없다. 그렇게 힘들다는 콘서트 티케팅은 피했지만 엄마·할머니 세대가 응원봉을 들고 대형 콘서트장에 모이는 풍경은 지나칠 수 없다. 하늘색 티를 맞춰 입고 ‘굿즈’ 공동구매를 하고 새 앨범이 나오면 순위를 올리려 스트리밍을 한다. 생전 피자는 안 먹던 엄마가 임영웅 포카(포토카드)를 모으려고 임영웅이 광고하는 피자는 주문한단다.

    ▼몇 해 전 집 근처 대형마트 문화센터에서 우연히 본 수업 홍보 전단지가 스친다. 유아들이나 다니는 줄 알았던 마트 문화센터에는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하는 수업이 소개돼 있었다. 1주차 카카오톡을 이용한 메시지 보내기·사진 전송하기, 2주차 은행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한 계좌관리·계좌이체, 3주차 맥도날드·마트 키오스크 이용하기, 4주차 KTX 예매하기·음원 애플리케이션으로 음악 듣기.

    ▼데이터전문가 송길영 작가가 펴낸 책 ‘시대예보: 핵개인의 시대’는 자립, 독립으로 본인의 삶을 꾸려나가고 싶은 욕망으로 점철된 핵개인의 개념을 설명한다. MZ세대만의 특성이 아닌 기성세대에도 적용되는 이야기다. 작가는 어른이 아이를 돌보고, 아이가 자라 어른을 돌보는 ‘상호부조 시스템’이 붕괴했다고 진단하면서 이를 ‘효의 종말’이라고도 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60세 이상 국민은 노후를 취미 활동(58.7%)이나 소득 창출 활동(17.2%)으로 보내고 싶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사 통계상 50~70대의 소비는 온·오프라인 모두 꾸준히 늘고 있다. 시니어층을 겨냥하는 상품이 속속 등장하고 제품은 시니어 모델이 홍보한다. 활동적인 시니어를 뜻하는 오팔(OPAL·Old People with Active Lives) 세대가 주목받는 이유다. 임영웅 덕질에 심장이 뛰고, 열심히 수강한 덕에 혼자 햄버거 주문에 성공했다는, 반짝반짝 빛나는 보석 같은 시절이다.

    이지혜(디지털뉴스부 기자)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이지혜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