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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8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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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창녕함안보 과연 주저앉나

“안전하다”-“아니다” 공방
환경단체 “세굴 장기화땐 무너진다” 정밀진단 촉구
수공 “직경 1.5m 강관파일 3400개 박아 끄떡없다”

  • 기사입력 : 2012-02-20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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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낙동강 18공구 창녕함안보는 정말로 붕괴 위험에 직면해 있는가.

    지난 연말 완공된 이후 보 하류 117m 지점에서 최고 수심 27m의 ‘세굴’(洗掘:물웅덩이)이 발견돼 ‘방치할 경우 보가 붕괴될 수 있다’는 환경단체의 주장이 제기되면서 안정성 논란이 과열되고 있다. 건설시행기관인 수자원공사는 ‘과장됐다’며 강력 반박하고 있으나 도민들은 어느쪽 말이 맞는지 몰라 불안하다. 토목공학 전문가들이 설계하고 3000억원 안팎의 예산이 투입된 낙동강 창녕함안보에 어떤 결함이 있길래 이토록 어처구니 없는 논란이 빚어지고 있는 것일까.

    ◆창녕함안보 세굴 왜?= 낙동강 18공구 창녕 길곡면 오호리에 건설된 창녕함안보는 강을 가로질러 함안군과 연결되며 총연장은 567.5m(가동보 146m, 고정보 421.5m)다. 가동보 수문은 회전형으로 너비 48.7m, 높이 13.2m짜리 세 개가 설치됐고 관리수위 5m를 유지시켜줄 고정보가 설치돼 있다. 이번 세굴 현상은 고정보가 아닌 가동보 하류에만 집중 발생한 것으로 담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가동보만을 통해 물을 흘려보낸 때문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보 건설공사가 진행되던 지난해 두 차례 홍수기 전후에 2단계 가물막이 설치로 인해 가동보를 통해서만 방류가 이뤄지면서 이 쪽으로 강물이 집중돼 유속이 유난히 세었던 것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보 안전 이상없나= 창녕함안보 세굴현상이 상류로 계속 진행돼 보 본체 하부에 이를 경우, 보가 붕괴될 수 있다는 것이 이번 논란의 핵심이다. 그러나 보 본체 하류 쪽으로는 보와 연결된 튼튼한 물받이공(콘크리트) 32m와 바닥유지공(돌붙임) 85m 등 총 117m의 ‘안전장치’가 설치돼 있고 세굴현상은 이 보다 더 하류에 진행되고 있어 당장에 보 붕괴사태가 일어날 상황은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환경단체로 구성된 함안보피해대책위원회와 4대강사업저지낙동강지키기경남본부는 수자원공사가 미봉책인 보강공사를 즉각 중단하고 민관합동조사단을 구성해 정밀조사부터 실시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경남도낙동강특위 박창근 위원장(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은 “낙동강 창녕과 함안 구간에 설치된 보는 ‘중대형댐’이 아닌 ‘보’ 설계 기준을 적용해 세워진 것”이라며 “세굴 현상이 상류쪽으로 진행되면 최악의 경우 보 밑부분을 깎아 들어가 보가 주저앉을 위험성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반면 수자원공사는 철근콘크리트 공법으로 설치된 보 본체구조물의 하부는 지하 암반 1.5m 이상 깊이에 박은 직경 1500㎜(150㎝) 대형 강관 콘크리트 말뚝을 포함한 3400개의 각종 파일로 떠받쳐져 있어 설령 보 하부의 토사가 모두 씻겨 내려도 보가 붕괴되는 사태는 결코 없다고 주장한다.

    심명필 4대강살리기 추진 본부장은 19일 오후 하류 세굴현상이 진행되고 있는 창녕함안보 현장을 방문, “창녕·함안보 하류에 발생한 웅덩이는 보 본체구조물에서부터 약 120m 하류의 자연 모래하상이 강물 흐름에 씻겨 형성된 것”이라며 “보 구조물의 안정성에는 전혀 문제없다”고 강조했다.

    김영우 수자원공사 창녕함안보사업소장도 “보 본체구조물 하부는 강력한 강물 흐름에 따른 토사쓸림을 방지하기 위해 대형 파일 3400여개가 지하 암반을 뚫고 떠받치고 있으며, 보 하류쪽 고정보·가동보 전면에 폭 32m×567.5m 규모의 물받이공이 두꺼운 철근콘크리트 공법으로 시공돼 있고, 물받이공이 끝나는 지점부터 대형돌붙임공법을 이용한 바닥보호공(85m×567.5m)이 설치돼 있는 등 보 안전을 위한 삼중장치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대책= 수자원공사는 세굴이 추가 확대되는 것을 방지하고 강바닥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웅덩이를 되메우기보다는 현재의 형상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유수에 대한 쿠션역할을 할 수 있도록 특수 토목섬유를 덮어 씌우는 공사를 하고 있다. 특수 토목섬유는 웅덩이 경사면 표면부를 길게 덮으며 그 속에 시멘트 몰타르를 충진하게 됨으로써 추가적인 세굴을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이상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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